암행
정명섭 지음 / 텍스티(TXTY)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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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이 몰살당하는 비극 후 범인으로 몰린 주인공. 자신의 죽음 이후 되살아난 이후 알 수 없는 힘을 얻게 된다. 말 그대로 ‘어둠을 걷는’ 암행어사가 되었다. 자신의 누명을 벗기 위해 떠난 여정에서 만난 탐관오리들. 삿된 것들을 처단하고 기이한 현상으로부터 백성들을 구한다.


     흔히 읽던 우리나라 민담, 설화 속 기이현상과는 조금 다른 낯선 세계를 만들어내셨다. 참신한 소재가 정말 좋았다.

     정명섭 작가의 책들은 늘, 사건이 술술 흘러가고 호흡이 빠른 느낌이라 책이 끝나는 것이 아쉬웠는데 이 책도 마찬가지였다. 책의 내지들은 음습한 분위기가 감돌 때마다 어둡게 변하는데, 마치 움직이는 책을 읽은 것 같았다. 텍스티의 책들은 언제나 ‘책 뒤에 사람 있어요.’하는 듯, 편집자의 존재가 가까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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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는 도끼다 - 얼어붙은 감수성을 깨는 지성의 문장들
김지수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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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장을 선별하여 수집해 둔 ‘필사책’을 좋아하는 편이다. 

   세상 모든 책을 다 읽을 수 없기 때문이고, 평소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문장들에는 나만의 가치관과 편견이 스며들기에 다른 사람들의 의견도 수용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이다. 여러 필사책을 구매해보았지만 가장 독특한 컨셉이었다. 보통은 책속 문장이나 옛 철학자들의 명언, 한 작가의 생각에서 나온 좋은 말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이 책은 작가가 만나본 여러 연예인, 유명인, 석학, 지성인등의 인터뷰 속의 말들이 담겨있다. ‘글’을 다루는 다른 책들보다 실제 삶에 가까운 ‘말’들이라 잘 이용한다면 더 빠르게 그리고 많은  문장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필사책이 될 듯하다.


   책 속에 선별해 둔 문장을 넘어서서, QR코드로 인터뷰의 전문을 읽을 수 있는 것 또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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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 곁에 머물기 - 지구 끝에서 찾은 내일
신진화 지음 / 글항아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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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빙기가 비정상적으로 길어진 현재. 빙하 학자로서 현재의 기후위기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책을 읽는 사람들이 지구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해 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쓴 책이다. 에세이라고 생각했는데 과학적인 설명들이 앞부분에 우선하여 나왔고, 다시 책의 분류를 보니 ‘기초과학/교양과학’도서였다. 감성적인 표지와 제목에 나도 모르게 에세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나보다. 후반부로 갈수록 빙하학자로서의 본인의 이야기가 더 많이 담겨있어서 과학도서와 에세이의 중간쯤 되는 것 같다.


     연구를 하는 사람들 중엔 자신의 연구 외에는 잘 알지 못하거나, 자신이 연구하는 내용을 강의하는 것에는 재능이 없는 사람이 많다. 이 책은 다정한 설명과 아름다운 묘사가 과학과 인생사를 넘나든다. 필기를 잊고 집중해서 듣던 어떤 수업이 떠올랐다.


     책을 읽으며 ‘과학은 예술 같다. 과학자들은 어느 정도 예술가인 듯하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글들은 아름다웠고, 사진과 글로 표현해주는 빙하의 모습은 우아했다. 진지한 듯하지만 유쾌함이 가득한 작가님의 이야기들을 계속 더 듣고 싶다. 자신이 하는 일에(직업이든 취미든) 진심인 사람들은 언제나 멋지기에 계속 바라보고 나도 그 열정을 닮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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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만나는 영국 동화 - 곰 세 마리부터 아기 돼지 삼 형제까지 흥미진진한 영국 동화 50편 ㅣ 드디어 시리즈 3
조셉 제이콥스 지음, 아서 래컴 외 그림,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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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글>에서 ‘먼 길을 가야할 때 필요한 것은, 지름길이 아니라 재미있는 이야기’라는 내용부터 흥미로웠다. ‘이야기 중 상당수를 우리가 모른다. 한번은 읽었다고 착각하기 때문에 다시 읽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추천사 또한 마음에 와 닿았다. 


    추천사들로 마음의 준비를 마치고 읽은 동화의 내용은 사실 충격적이었다. 7살의 아들에겐 차마 읽어줄 수 없도록, 폭력적이고 잔인했다. 사실 어린이들은 그것을 ‘익살스럽다’고 느낄 뿐 현실적인 폭력으로 배우지 않는다고 한다. 나도 어린 시절에 <톰과 제리>를 보며 폭력성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으나, 지금은 그 만화영화를 어린 아들과 함께는 볼 수 없다고 여긴다. 이야기 가득 산재한 폭력성과 잔인함은 어느새 익숙해졌다. 


   비슷한 듯 다른 이야기 속에서 용기, 사랑, 욕망, 재미, 운명이 가득 담겨있었다. 교훈적 내용이 담겨있기도 하고, 그저 웃고 지나갈 이야기들이 담겨있기도 했다.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래되어 내려온 옛이야기의 매력은, 시간이 흐르며 변해온 삶과, 여전히 간직한 삶의 모습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는데 있는 것 같다.


   흔히 알고 있던 <잭과 콩나무>와 <아기돼지 삼형제>, <피리부는 사나이>도, 익숙한 줄 알았지만 전혀 낯설었던 <곰 세 마리>도 진지한 문체의 단편소설로 읽게 되어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다른 나라의 동화들도 이렇게 한데모아 읽어보며 그 나라의 문화에 대해서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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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던 문 ㅣ 매드앤미러 4
김유라.엄정진 지음 / 텍스티(TXTY)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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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 못 보던 문이 생겼다.'니. 사실 귀신이야기를 무서워하는 나는 이 책을 읽을 수 있을지 두려움이 컸다. 문 뒤에는 무엇이 있을지, 두려운 존재나 생명의 위험이 도사리고있진 않을지 걱정하며 읽어나갔다.

의외로 많이 무섭지 않게 읽었다. 책을 읽다 내려놓고 잠을 잘 수 없어서 평소보다 늦은시간에 잠이들었다. 오랜만에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책'을 만나서 기뻤다.

사람은 마음을 담은 기묘한 이야기, 과거의 추억을 담은 기묘한 이야기 였다.

숨은 매미 찾기와 각 이야기에 숨겨진 상대방의 이야기를 찾는것도 무척 재미있었다. 세계관이 일부 연결된 다양한 삶을 엿본 기분이었다. 매드 앤 미러 시리즈는 계속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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