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째 아이.이 소설은 공포영화보다 무서웠다.장르소설보다 장르적이었다.사실 마지막까지 읽으면 별로 특이할 점도 없다.부부는 여전히 같이 살고,하나의 주인공 같았던 집도 그대로고,다섯 명의 아이 중 누구 하나 죽거나 신체적인 위해를 입은 이도 없다.다만, 식구들이 모두 뿔뿔히 흩어지고 부부의 사이는 예전같지 않다는 작은(?) 변화가 있을 뿐이다.하지만 한줄 한줄이 긴장되고 쪼는 맛이 있고, 끝까지 읽었음에도 이건 서막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단 한번도 쉬지 않는 문장.어디서 책을 놓아야 할지 몰라 당황하던 나.몇문장만에 벌써 인생의 큰일이 휙휙 지나가는 빠르고 선명한 진행.심지어 난 이 책을 밤에 잘 읽지도 못했다.개인적으로는격세유전 같은 게 아니라 그냥 일어난 일 정도였으면 더 좋지않았을까 했다.잘 진행되던것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건 흔한 일이다.겪어보지 않았으니 그런 말도 할 수 있는거지.나라면 어땠을까?가지고있지도 않은 모성애를 핑계로 데리고올까?여전히 없는 모성애를 핑계로 평생을 죄책감에 시달릴까?출산생각이 전혀 없는 나는, 그래도 임신과 출산이 두렵다.다섯째 아이의 입장에서 우린 어떤 존재일까?무서웠고 두려워 책장을 덮어놓고 싶지만,호기심에 관음증에 자꾸만 궁금했던 그 벤의 이야기.사실은 그 엄마에 대한 이야기.참고로 후편은 읽고싶지않다.벤에 대한 건 이 이상 알고싶지 않으니까.
글쎄..이 이야기를 어디서부터 풀 수 있을까?그저 그런 동화같은 이야기로 착각했던 몇년의 시간을 보내고.편견 가득한 눈으로 살핀 이 책은,그냥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난 처음엔 반전조차 눈치 채지 못 할 정도의 둔한 민감함으로 읽었는데, 읽은지 한참 지나도 계속 이 책이 생각난다.계속 이미지들이 재생산된다.이동진은 이 책을 믿음에 대한 책이라고 했다.알기 때문에 믿는것이 아니라,믿으니까 그걸 이해하고 알게 되는 것.나는 어떤 것을 믿기로 했나면..음..그게 하루 하루 변한다.둘 중 하나만 믿는건 도저히 안되겠다.하루가 지나면 믿음이 바뀐다.아직은 믿음이 미약하다.물론 파이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다.어쨌든 아직도 나는 파이와 리차드파커와 항해중.
타인의 고통.처음엔 타인의 고통에 우리가 얼마나 둔감한가에 대한 내용이라 생각했다.다른 내용이냐고?아니, 그런 내용이다.그런데 뭔가 다르다.나는 타인의 고통에 민감한가?읽는동안 책의 내용과 상관없이 그 생각을 주로 했다.그 끔찍한 사진들을 놀란 듯 뒤로 넘겼다가역시나 궁금해서 뒤적이고무심한듯 자세히 보게된다.그래 그렇지.나도 그런 인간이었지..논지가 뒤죽박죽이라 읽기 귀찮아지는 위기를 넘기니 무사히 한권을 넘겼다.나의 첫 손택. 하지막 마지막일것도 같다.
차갑고 단순한 글자의 나열이어느새 섬뜩한 공포가 된다.내 착한 아이, 내 친근한 이웃이 공포가 될 수 있는 순간이 포착되고 나서나는 이 글을 읽고 섬뜩한 시선을 이웃에게 보내곤 했다.실화를 바탕으로 했지만,알 수 없는 내면에 대해 해석한 소설.그런데도 그 심정이 그럴듯하다.연쇄살인마 엑스파일이라는 팟케스트를 통해알게 되어 더 기대했던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