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고타 크리스토프.그 이름보다 더 구미가 땡기는 건 없었다.책을 펼치니번역가가 백수린이다.갑자기 배고픈 아침 쌍란을 깬 사람처럼선물받은 기분이 되어버린다.아마도 빨간책방에서 알게 된 지식들을 바탕으로경건한 마음으로 아껴 읽었다.그래도 한 시간도 걸리지 않은 독서.한 문맹의 도전.모국어의 상실을 적어로 이겨낸 작가.이 모든 찬사는 ˝비밀노트˝의 아우라다.그리고 백수린.누가 역자의 말을 이렇게 아름답게 쓰던가!시적인 표현, 꾹꾹 눌러 쓴 쉼표와 마침표.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