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살아있다 - 어머니가 남긴 상처의 흔적을 찾아서
이병욱 지음 / 학지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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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살아있다

이병욱 지음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자기 분야에서 족적을 남긴 사람들이란 공통점뿐만 아니라 어린 시절 부모의 보살핌과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해 애정결핍적 요소들을 내재한 불안한 성장시절을 보냈다. 그런 결핍과 불우함이 이들의 정신력을 단련시켜 자기 분야에서 업적을 남기거나 반대로 매우 잔인한 폭군이 되거나 무고한 사람들을 죽음에 몰아 넣는 희대의 살인마가 되기도 한다.

정의로운 영웅, 미지의 세계를 탐험한 모험가, 문학작품과 시, 그림으로 내적 고통을 승화시킨 사람들, 동성애로 도피한 사람들, 독신으로 홀로 산 사람들, 구도의 길을 걸은 사람들, 애정에 굶주린 사람들처럼 우리가 익히 들어온 유명한 위인들을 정신과의사인 저자만의 정신병리적인 관점에서 구분하여 카테고리화하여 그들을 묶어서 그들의 어린시절과 생애를 조명하고 있다. 그러나 저자도 서문에서 언급하고 있듯이 너무도 많은 인물들을 다루다 보니 한 인물에 대한 생애와 그의 업적을 한 권에 다 담기도 힘들 텐데 한 두 페이지에 압축해서 담고 있어 너무도 피상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어 저자의 평가가 크게 공감되지 못한다. 특히 오늘날 동성애자는 병리학적인 부분보다는 소수의 성 정체성으로 자연적인 것으로 인정하고 있는데 저자는 그렇지 않고 병리학적인 부분으로 바라본다. 버니지아울프나 몇몇 사람들이 어릴 때의 성적학대로 심리적으로 이성을 거부할 수는 있지만 차이코프스키나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 이성애보다 동성애에 관심이 많았던 다른 사람들의 경우가 어린 시절의 영향으로 기인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감상

이 책에서 다룬 위인들의 어린 시절과 생애를 읽어보면 어머니 중심의 영향력만으로 설명하기엔 위인들의 생애들을 너무도 압축해서 다루고 있어 부족한 감이 많다. 어머니의 학대와 방치 혹은 이른 사별과 아버지의 부재 혹은 아버지의 학대와 어머니의 부재가 아이들의 발달단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강박적인 신경증이나 여러 병리학적인 문제들을 일으키며 정서적 장애들을 유발하여 한 사람을 평생에 걸쳐 고통스럽게 하지만 개개인의 기질에 따라서도 매우 달라지는 듯하다. 쿠사마 야오미의 경우는 아버지의 방관과 엄마의 학대가 심했음에도 세상을 점과 네트의 연장인 환상을 보는 정신병을 앓고 있음에도 노년에 왕성한 예술적 활동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한다. 그림이 그녀의 고통과 병을 치유했다고 하기엔 그렇지 못한 다수의 불행한 유명 예술가들의 삶과 비추어 볼 때 설명할 방법이 없다.

두 의붓오빠에 의한 지속적인 성추행은 버지니아 울프뿐 아니라 언니 바네사에게도 똑같았지만 바네사는 화가로서 명성도 쌓고 결혼도 하고 자녀도 낳아 충격을 잘 극복하는 점은 회복탄력성이 서로 다른 기질로 밖에는 설명할 수 없다. 부모와의 애착과 분리불안은 만3세까지 한 양육자가 애정을 주고 일관성 있게 키우느냐가 관건인데 12, 15, 17살 그 이상의 나이에 어머니와의 사별을 한 고통의 바구니에 넣고 인물들의 생애들을 조명하는 무리함도 보인다.

분명한 사실은 인간의 심리적 발달단계에서 부모의 역할이 지니는 중요성은 부인할 수 없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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