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곰
프랑수아 플라스 지음, 함정임 옮김 / 솔출판사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2012.09.26

큰곰

프랑수아 플라스 글 그림

 

위인전기와 영웅이야기엔 인물의 운명을 암시하는 태몽이야기가 반드시 나올 만큼 우리는 아이의 태몽을 중시한다.

언니와 동생은 태몽이 있는데 나만 태몽이 없어서 신의 축복을 덜 받은 느낌이 들고 나만의 탄생이야기가 없어서 너무도 서운했던 어린 시절 기억이 있다.

이처럼 동양에는 탄생과 연관된 태몽 이야기가 고대적부터 현대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신화와 전설을 채집하고 재가공하여 환상적으로 만들어내는 이야기꾼 프랑수아 플라스는 이번엔 태몽설화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큰 판형의 그림책 속의 그림은 자연의 순수성과 역동성을 잘 담아내고 있다.

, 큰 곰은 어린 것이 태어나는 날 아이 엄마의 꿈속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어린 존재는 곰들의 힘으로 고함을 질렀어요. 그 힘은 나처럼 대지의 입구에서 잠자고 있는 곰들의 힘이지요.” 본문 인용

 

엄마의 꿈속에 있는 큰 곰의 존재는 주인공 카올을 잉태하며 엄마가 꾼 태몽임을 나중에 알게 된다.

곰태몽을 갖고 태어난 카올의 수호정령이다.

나는 어린 카올이 참된 곧선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보호해 주었어요라는 화자인 곰의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다.

 

우리나라 단군신화를 연상케 하는 카올의 아버지 우옹이라는 이름을 통해 곰을 숭상하는 부족은 아닐까?

농경사회이전의 수렵과 사냥을 하던 원시부족사회의 문화와 삶이 주인공 카올의 성장기를 통해 알 수 있다.

작살을 이용해 고기를 잡고 돌을 날카롭게 갈아서 돌칼을 만들어 물건을 자르고 불을 이용해 음식을 익혀 먹는 인류의 역사들이 카알의 삶에 고스란이 녹아있다.

새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종족”, 물고기는물속에서 헤엄치며 사는 종족”, 야행성 동물은 어두운 밤에 사냥하는 종족”, 인류는 서서 걸어 다니는 종족으로 표현한다. 인간과 동물이라는 차별적인 구별이 아닌 같은 종류의 생물로서 종족이라는 동질의 자연의 생명체로 표현하고 있다.

또한 생명의 꽃인 수명을 유지하기 위해 동물들을 사냥하고 먹으면서도 동물들에게 대화와 경의를 표하면서 자연과 공존하고 자연의 생명을 존중하는 모습들이 엿보인다.

아버지의 죽음은 카알의 시련을 예고하고 시련과 고난을 통한 영웅의 성장을 보여준다.

순록과 곰과 사투로 부상을 입고 사경을 헤매지만 그때마다 카알의 수호령인 큰곰이 카알을 돕고 카알이 참된 곧선 사람이 되도록 안내한다.

대지의 입구에서 잠자는 곰 형제와의 싸움은 성인으로 입문하는 성인식의 관문이 아닐까?

성인의 관문을 무사히 통과한 후 부족사회로 돌아가 족장인 삼촌과의 결투에서 이기고 당당하게 족장이 되어 부족을 이끌어가며 이전 세대를 극복하고 독립되고 용감한 리더로 성장한다.

이 책은 인간의 특징과 동물들의 특징들을 그림책을 통해 잘 설명하면서 우리 선조들이 어떻게 세대와 세대를 이어오며 살아왔는지 잘 조명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