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랑다르의 두 왕국에서 키눅타 섬까지 오르배 섬 사람들이 만든 지도책 4
프랑수아 플라스 글 그림, 공나리 옮김 / 솔출판사 / 200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오르배 사람들이 만든 지도책 4

2012.09.12

닐랑다르의 두 왕국에서 키눅타 섬까지

글 그림 프랑수아 플라스

 

오르배섬 사람들이 만든 지도책 4권인 [닐랑다르의 두 왕국에서 키눅타 섬까지]는 어둡고 우울한 이야기들이라 읽으면서도 마음이 무거웠다. 꾸며진 이야기임을 알고 있어도 썩 유쾌하지 않다.

알파벳 N,O,P,Q 서로 독립된 아무 연관이 없는 4나라의 이야기가 나온다.

N자형인 닐랑다르의 두 왕국은 강을 경계로 왕국의 두 왕자가 남쪽과 북쪽 지방을 다스리게 되는데 두 개로 분리된 지방과 2명의 왕자의 등장은 분열을 암시하듯 불길해 보이는데 사이 좋은 형제는 동생만 아이를 낳아 형의 질투심으로 평화가 깨지고 비극적인 전쟁이 일어난다. 형은 가혹하고 무자비한 통치자가 되어 동생과 동생의 부인, 조카까지 죽이려고 하나 기린에 의해 밟혀 죽고 왕국엔 평화가 찾아오지만 혈연의 질투심으로 갈라지 마음을 회복할 수 있을까?

 O자형의 오르배 섬은 맨 바깥쪽은 다섯 가지 호기심 항구가 있어 여러 지역과 활발한 무역이 교류되는 곳이나 안쪽은 안개 강으로 둘러싸여 그곳을 갈 수 있는 사람은 장님들뿐이다.

오로지 호기심 하나로 위험을 무릅쓰고 오르배 섬 안쪽을 원정했던 오르텔리우스는 장님들의 특권과 권위를 무너뜨린 죄로 재판장에 오르게 되는 이야기로 공장처럼 분업화 되어 있는 지도제작을 감상할 수 있다.

 구질서를 유지하고 싶은 기득권층과 진실을 알고 싶은 한 과학자의 열정과 호기심이 대립되는 이야기다.

말도 안 되는 변명으로 오르텔리우스의 말을 거부하는 권력집단의 모습이 우리의 현실과 흡사해서 놀란다.

예나 지금이나 진실을 감추고 현 상태를 유지하고 싶은 세력들은 항상 존재해왔고 비록 열세하나 참 진리를 향해 자신의 열정을 숨기지 않고 용감하게 실천한 사람들이 진실을 파해 쳤기에 세상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갔으리라.

커다랗고 거친 육지거북의 등껍질이 연상되는 석질인들과 석질인들이 사는 [바위투성이 사막]은 탄생설화를 떠오르게 한다. 우리나라의 제주도 설문대할망 설화처럼 거인이 추락하면서 바위가 되고 거인의 치아에서 돌거북이, 손톱에서 석질인이 태어나는 기이한 이야기다. 돌거북을 타며 느리게 움직이고 거의 말도 하지 않는 석질인은 척박하고 거친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 강인함과 끈기를 가지고 있다.

32개의 큰 바위를 통해 제국과 석질인들이 서로 선물을 교환하며 외교를 맺는데 32개의 큰 바위는 석질인들의 장기판이다.

욕심이 없고 소탈한 성격의 석질인들과 달리 그들을 비웃고 멸시하는 야만적인 제국인들이 선명하게 대비된다. 석질인들의 풍습에 동화된 제국인 코스마가 석질인들을 따라가는 마지막 장면은 묘한 여운을 준다.

공포영화를 연상케 하는 [키눅타 섬]의 키눅타는 먹을 것을 가져오는자라는 뜻으로 잔인하고 증오와 분노에 차있는 제물로 선원들을 학대하는 브라드보크 선장이 키눅타가 되어 식인종들의 제물이 된다.

선원들과 선장 모두 키눅타 섬의 유혹에 빠져 원주민 식인종의 음식과 제물이 되는 내용은 섬뜩하고 무섭다.

[닐랑다르의 두 왕국에서 키눅타 섬까지]책 역시 내 머리로는 상상할 수 없는 진기한 여행을 하였다. 그러나 이전시리즈에선 적어도 가슴을 울리는 감동적인 이야기가 들어있었는데 이번 책에선 그런 이야기를 발견하지 못했다. 낯선 단어로 시작되는 지명과 풍습이 서로 다름에도 서로 관련 없는 나라들과 생소한 단어들이 튀어나와 앞서 나온 나라의 이미지위에 덧씌워져 모호하고 내용들이 서로 버물어져 희미해진다. 강하게 기억 남는 건 처음의 닐랑다르와 마지막 키눅타섬만이 시작과 끝에 해당되어 기억에 남는다.

콩트처럼 짧은 이야기가 서로 관련 없이 나오고 처음 도입부분이 너무 길어서 이야기에 흥미를 느낄 때쯤이면 벌써 한 이야기가 끝나버리고 뒷이야기가 계속 이어질 것만 같은 결말은 너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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