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의 미용사 국민서관 그림동화 249
클레망틴 보베 지음, 막스 뒤코스 그림, 류재화 옮김 / 국민서관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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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의 미용사

클레망틴 보베 글 막스 뒤코스 그림

 





 

녹음이 가득한 아름다운 공원

막스 뒤코스의 손으로 그려진 울창한 나무로 둘러싸인 공원, 그리스 신화의 석상들이 있는 고풍적인 프랑스 공원을 함께 산책하게 된다. 삼촌을 돌보러 매일 공원을 가로 질러 가는 조카의 세밀한 시선들이 일반인들이 놓치는 부분들을 섬세하게 포착한다. 아름다운 프랑스의 여름 공원과 길이 내다보이는 프랑스 아파트를 만나게 된다.

삼촌의 부재와 석상의 머리카락

4개월동안 침상에 누워있는 삼촌에게 조카는 공원의 조각상들의 변화를 재미있게 전달한다.

털이 오글거리는 뚱뚱한 양 같은 사티로스, 눈을 가릴 만큼 머리가 길어 화살을 제대로 쏘지 못하는 큐피드처럼 조카는 공원 석상의 변화들을 삼촌에게 들려준다.

삼촌을 돌보는 조카

매일 일하러 가듯 삼촌을 보러 가는 조카. 그것도 4개월씩 보러 가는 조카가 나는 참으로 낯설었다. 삼촌한테 용돈을 받고 매일 가는 걸까?

결혼하지 않아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한 삼촌에게 엄마, 아빠, 할머니가 아니라 젊고 한참 바쁠 나이인 조카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방문하여 식사를 챙겨주는 주인공이 내겐 특별하게 보인다.

삼촌과 각별한 사이일 수도 있지만 한국 고등학교 대학생 조카들이 이모나 삼촌을 뵈러 매일 방문할 것 같지는 않다.

이런 인물에 대한 설정도 낯설고 석상의 머리카락이 자란다는 설정도 이질적이다.

저녁이 있는 삶을 원했던 한국의 홈스위트한 가정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홈스위한 가정의 실체가 폭로되었다면 영화 <쁘띠 아만다>와 <공원의 미용사>인 이 책에선 한국의 홈스위한 가정의 전형을 탈피하고 있으면서도 따스한 인간애가 느껴진다.

감상

성별로 구분하는 나쁜 습관이 생겼다. 삼촌을 돌보는 조카를 왜 굳이 여조카로 상정했을까?

돌봄이 늘 여성으로 상정되는 부분이 신경에 거슬린다. 내가 불편하다고 느낀다고 해서 내 생각이 옳은 것이 결코 아니지만 말이다.

삼촌이 아프다고 매일 살펴보러 오는 대학생 조카가 낯설게 느껴진다. 프랑스 조카들은 다들 이렇게 아르바이트를 할까?

지금의 20~30대는 돌봄을 받은 대상이지 누굴 돌보는데 익숙할 것 같지는 않다.

간병인도 많고 병원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서비스화 되어 친척이 그것도 어린 친척이 매일 살펴보러 간다는 상황이 낯설었다. 시부모님이나 부모님을 간병하러 가는 며느리, 딸들은 쉽게 떠오르지만 고등학생이나 대학생 조카들이 도저히 떠오르지 않는다. 입시로 바쁜 고등학생, 취직 준비로 학원과 스터디로 바쁜 대학생들만 떠오른다.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나 자신을 보고 당황스러웠다.

아름다운 그림과 함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석상의 머리카락이 자란다는 황당한 이야기가 SF소재가 아닌 사람에 대한 이야기임을 발견한다.

사람들이 왕래하는 공공시설이 늘 한결 같은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선 누군가의 손길이 닿아 있다는 사실 말이다. 공원 미용사와 정원사를 일반인들은 구별하지도 못하지만 석상을 다듬고 복원하기 위해선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다.

잔잔하지만 아름답고 호기심을 일으키며 뭔가 더 이야기가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을 주다가 삼촌이 빨리 기운을 차리기를 격려하는 어린 조카의 아름다운 마음이 읽혀진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제 나름대로 쓴 주관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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