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 있니? 에프 그래픽 컬렉션
틸리 월든 지음, 원지인 옮김 / F(에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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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듣고 있니?

틸리 월든 지음

무겁지만 끝까지 궁금하게 하는 이야기

집을 나온 18세 가출소녀 ‘비’와 일에 탈진한 28세 ‘루’는 루가 가게에서 산 껌을 ‘비’에 주는 우연하고 사소한 행동이 계기가 되어 둘이 여정을 함께 하게 된다.

비는 18세 소녀들의 가출처럼 계획없이 즉흥적으로 도피하여 수중에 돈도 갈 곳도 없으며 남자에 대한 불신과 사람에 대한 경계로 날 서있는 고양이처럼 날카롭다. 15살 때 스스로 자기만의 차를 만든 차에 대한 남다른 재능으로 마을에서 알아주는 정비사다. 가출한 듯한 비는 루 고객의 딸이었기에 루는 비를 모른척 할 수 없어 함께 동행하게 된다. 너무 열심히 살아서 어딘가 탈진하고 공허해 보이는 루는 위태로운 비에게 트레일러의 침상도 제공하고 운전배우기를 소망하는 비에게 운전연습도 가르쳐준다. 루의 고모할머니가 살고 있는 텍사스로 가는 길에 길을 잃어 추위에 떨고 있는 신비한 힘을 가진 고양이를 발견하고 그 고양이를 쫓는 도로조사국 사람들의 추격을 따돌리며 고양이의 인식표에 있는 주소를 찾으러 다닌다. 비와 루의 감정에 따라 주변의 풍경은 이질적이고 기묘하게 변하면서 주인공의 내면을 표현하다.

말 못할 깊은 상처가 있지만 늘 약하지 않아!

이 책은 피해자가 계속 약자로 남지 않는다. 남자를 무서워하고 사람들을 불신하지만 자신보다 약한 추위에 떠는 고양이를 구조하고 고양이를 잡아가려는 도로 조사국 사람들을 상대로 싸운다.

18살 가출 소녀라고 만약 약하거나 의존하지 않으며 엄마를 잃은 상실감으로 마음이 텅빈 루는 비의 상처를 비난하거나 평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준다

인상적인 문구

“여기선, 모두 듣고 있어요. 길도, 구름도, 나무도 … 당신의 비밀을 모두 알고 있어요.

당신이 본 건 모두 스스로가 만든 거예요.  당신의 일부는 여전히 견고한 거예요”

감상

어릴 때 자신을 받아 줄 거라 믿은 아버지가 받아주지 않아 나무에서 떨어져 골절된 비는 함께 자란 사촌에게 성폭행을 당하고도 부모에게 도움의 손길을 바랄 수 없어 상처가 곪아 집을 나오게 되고 레즈비언인 루 역시 부모의 죽음으로 자신의 모습을 전달할 수 없었다. 어린시절 친구들에게 따돌림 당한 루의 상처들과 비의 상처들이 서서히 드러나고 폭발하고 서로 보듬으면서 견고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두 여성의 우정을 담아내고 있어 무겁지만 마음이 따뜻해지는 여운을 맛볼 수 있는 그래픽노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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