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들의 짝짓기 도감 사고뭉치 19
카타리나 폰 데어 가텐 지음, 앙케 쿨 그림, 박종대 옮김, 장이권 감수 / 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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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짝짓기 도감

카타리나 폰 데어 가텐지음

놀라운 동물들의 생존전략을 도감으로 보여주다

내용이 매우 놀랍고 신기하지만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으면서도 코믹하며 재미있다. 읽다가 여러 부분에서 웃음이 터져 나온다. 그림이 알기 쉽고 매우 사실적이며 유쾌하고 발랄한 언어와 문장들로 읽다보면 내용에 쏙 빠지게 된다.

친밀한 스킵쉽과 성적행위로 갈등을 해소해서 집단의 평화를 유지하는 보노보 원숭이도 있고 태어나자 마자 어미의 몸을 먹고서 자라는 벌레, 평소엔 친절하고 다정하다가 번식기간이 되면 난폭해지는 수컷오리로 짝짓기 중에 죽기도 하는 오리, 어린 까마귀 근처에서 오랫동안 보살피는 까마귀부모, 유치원을 운영하여 서로 새끼들을 돌보는 회색기러기들처럼 구애부터 짝짓기, 임신,출산,보육이란 동물 번식의 생애를 한권의 도감에 풍부하게 담아낸 책이다.

성교육 전문가가 들려주는 자연스런 성교육

여성과 남성의 생식기와 용어도 매우 정확하다. 음순과 음핵을 둘러싼 부위를 음문이라고 하는지 나도 처음 알았다. 큰 아이 기를 때는 아이의 생식기를 잠지, 보물로 불렀다. 자지라는 우리나라 토박이 말이 불순하게 사용되어 도리어 너무 이상해서 부를 수 없었다. 둘째는 음순으로 가르쳐서 아이가 자기 생식기를 음순으로 알고 있다.

이 책에선 포유류와 다른 종들의 짝짓기 과정을 꽤 정확하게 설명한다. 포유류의 경우 정자와 난자가 합쳐지는 걸 수정이라고 하는데 (보통 여기까지는 모든 책들이 동일하게 설명한다)수정은 수컷의 딱딱한 생식기에서 나온 정액이 암컷의 질로 들어가 난자를 만나는 식으로 이루어져. ‘새끼는 이기집에 해당하는 자궁에서 자라다가 어미의 질을 통해 세상에 나와. 가끔은 여러 마리가 한꺼번에 태어나기도 해. 본문 38

수컷, 암컷의 생식기도 자세하게 보여주고 종에 따른 다양한 짝짓기 모습을 보여준다.

동물의 생식기가 다들 비슷할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매우 달랐다. 코알라의 경우는 암컷의 질이 두개 있듯 수컷도 음경이 두개가 있고 가시두더지는 음경이 4개나 되는데 두개는 예비용이다.

짝짓기 행위를 좋아하는 무당벌레는 아무하고 짝짓기를 하기 때문에 병을 일으키거나 기생충도 급속도로 퍼질 수 있어 성병에 대해 언급도 한다.

동성들로만 이루어진 동물들도 있다. 채찍꼬리도마뱀은 암컷밖에 없고 처녀생식을 하며 암컷끼리 짝짓기 행위를 한다. 긴꼬리 제비갈매기는 짝짓기는 수컷과 하고 암컷끼리 둥지를 틀어 살아간다.

수컷끼리 애정을 표하며 짝을 이루며 살아가는 돌고래도 자주 발견하며 흑고니들도 수컷 둘이 짝을 이뤄 살아가기도 한다.

인간뿐 아니라 자연의 동물들 중에 생각보다 많은 종들이 동성애를 하며 동성애가족을 통해 사람들의 성적 지향에 대한 다양한 관점들을 보여준다.

감상

중학생 딸과 7살 아동을 키우는 부모지만 성교육은 여전히 어렵다. 내가 학창시절에 부모에게 배운 성교육지식은 없었으며 오히려 성은 수치스러운 무엇으로 인식했다. 부모가 독실한 기독교인도 아니었지만 화장을 진하게 하거나 튀는 염색, 복장을 성적 유혹과 결합시켜 특정 직업을 비하하는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었다. 학교 역시 현실과 유리된 성지식만 교육하며 나태과정을 보여주면서 죄의식과 공포를 심어주었다.

최근 김누리 교수의 강의를 동영상으로 시청하면서 독일 아이들의 성교육에 대해 듣게 되었다.

독일아이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심어주지 않고 성교육을 초등학교에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며 성교육 과정으로 자연스럽게 민주주의적 태도를 배울 수 있도록 말이다.

성적 욕구는 본능적이며 매우 자연스럽지만 자신의 욕구를 절제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내 자신과 타인의 몸과 마음의 태도를 배울 수 있고 그 관계이후 생명이 잉태되기 때문에 생명에 대한 책임까지 생각해야 하는 윤리의식이 밑바탕이 된다는 것을 말이다.

야수자본주의가 디지털기술과 만나 사람의 생명과 존엄을 훼손의 극치를 보여준 초강력범죄를 보여준 N번방사건은 법적 처벌만이 아닌 생명과 존중에 대한 경험을 일상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한 한국인들의 민 낯을 드러낸 경우다.

이 책은 175종의 동물들의 다양하고 어떤 종들은 매우 아름답고 협조적이고 어떤 동물은 잔혹하고 무서운 번식과정의 보여주면서 성교육을 배우게 된다. 동물들의 번식에서 육아는 동물에 따라 그 방식이 너무도 다양하다. 환경도 다르고 생김새도 다르듯 유혹방식도 생식기 구조나 모양도 생식과정, 임신기간이나 출산과정, 보육과정 다 다르다. 분명한 것은 자손을 남기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선택해서 진화해왔다는 놀라운 사실이다. 독자들은 매우 사실적인 동물들의 짝짓기 도감을 놀랍고 재미있게 읽으면서 이란 매우 자연스런 삶의 한 부분임을 받아들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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