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줄 위의 남자
다니엘 켈만 지음, 박종대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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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 외딴 마을에 나귀가 이끄는 마차가 도착했다.

다들 처음 보는 사람의 방문에 두려움도 느꼈지만 마차를 몰고 있는 사람이 유명한 광대 '틸'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늘 이어지는 일상이 지겨웠던 외딴 시골에 유랑 광대가 도착했다는 것만으로도 도시는 축제의 장으로 바뀌었다.

악기와 노래를 부르는 노파의 음악에 맞추어 아름다운 여성과 광대 틸의 춤사위에 농촌 사람들은 점점 흥분한다. 그들의 일상인 젖소의 젖을 짜는 시간을 잊을 만큼... 점점 더 고조되는 틸의 연기에 농촌 사람들은 지갑을 열어 광대에게 던진다. 잠깐의 휴식시간, 교회의 종탑과 도시의 시청 옥상에 기다란 줄이 걸렸다. 저러다 떨어지면 어쩌나 싶을 정도의 높이의 줄. 그 줄 위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틸은 농촌 사람들을 열광시킨다. 그의 줄 연기가 마지막으로 치달을 때 그는 시골 사람들을 도발한다. 자유롭게 즐기기 위해 신발을 하늘 높이 던지라고... 한 사람, 두 사람 신발을 하늘로 던지며 이곳저곳에서 신발이 하늘로 떠올랐다. "이, 멍청이들아! 이젠 신발을 찾아야지!" 틸의 한 마디에 농촌 사람들은 서로 자신의 신발이라며 싸움이 일어났다. 싸움 도중에 틸과 유랑 광대 일행은 짐을 챙겨 외딴 마을을 탈출하고 있었다.

광대로 유명한 틸은 원래 한적한 시골마을 방앗간 집 아들이었다. 심심풀이로 줄타기를 시도하고, 재미 삼아 노예들에게 장난 걸기가 일상이었다. 틸의 아버지는 방앗간 일도 했지만 의사가 없던 마을에 환자가 생기면 제일 먼저 달려가 치료 마법을 통해 치료를 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며 도시에서 파견된 신부들과 과학자들에 의해 마법사로 둔갑되어 종교 재판을 받아 화형 당해 처형된다.

막노동꾼으로 내쳐질 어린 틸은 그곳 삶에서 도망치기로 한다. 가끔 얼굴을 마주하던 넬레라는 이웃의 여자아이와 함께. 이들은 유랑 가수 일행과 함께 하다 유랑 광대 일행과 여행을 하며 전국을 누비며 그들의 재주를 배운다.

광대 일을 배운 틸과 넬레는 보헤미아의 새 국왕으로 추대되는 펠츠 선제후를 따라 새 왕국으로 들어간다. 하지만 이 일은 30년간 이어지는 신교와 구교 간의 종교전쟁의 시작점이 되었다. 새로운 왕위를 받았지만 겨울 한 철 동안만 왕위에 머물 다 쫓겨난 펠츠 왕은 처가인 영국의 도움을 요청하지만 이마저도 거절당한다. 스웨덴 국왕이 바다를 건너 구 교도 국가들을 점령하며 내려오자 펠츠는 자신의 왕국이 아닌 세습 영토 펠츠를 되돌려 달라고 요청한다. 하지만 누구라도 겨울 왕의 요구나 요청을 들어줄 사람은 없었다. 힘겹게 망명 도시로 돌아가던 길에 겨울 왕은 페스트에 걸려 죽고 만다.

틸과 넬레는 자유로운 여행을 떠나지만 얼마 되지 않아 넬네는 청혼을 받고 틸을 떠나게 된다. 틸은 점점 더 나이가 들어 갈수록 고집과 패악한 말투가 늘었다. 브루노에서 공연 중 도시 사령관에게 험한 말을 했다가 군대에 징집된다. 군영에서 탈영하고 싶었던 틸은 갱도 작업에 자원하게 되고, 그곳에서 생과 사를 넘나들며 죽음의 공포를 맛본다.

이후 종교전쟁의 결말을 내는 베스트팔렌에서 겨울 왕비와 운명적인 만남을 가진 틸. 그때까지 살아 있었던 둘은 봉토인 펠츠와 자유로운 삶을 희망하며 짧은 해후를 맞는다.

시간의 뒤섞임과 다른 나라의 역사 이야기가 섞이며 독자에겐 다소 어려움이 많았다. 이 책은 맨 뒤에 나오는 옮긴이의 말을 먼저 읽어야 책의 내용이 이해가 된다. 처음부터 책을 읽어 온 사람이라면 나처럼 엄청 어렵고 재미없다 느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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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의 재구성 - 한국인이라는, 이 신나고 괴로운 신분
조선희 지음 / 한빛비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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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페이지 수만 해도 557페이지, 쉽지 않음이 직감적으로 느껴졌다. 여름밤의 습기와 더위, 신경 안정제, 야간 운동 등 책을 읽다 졸기에 좋은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해도 책을 읽는 건지 꿈에서 내가 새롭게 책을 쓰는 건지 모를 정도로 엄청 많이 졸았다. 심지어는 1시간 넘게도 잤다고 고백한다. 졸기도 많이 했지만 그나마 책을 읽는 동안 공감이 되는 글귀에 밑줄 그은 것을 소개해본다.


과거 40년, 한국 사회를 가로질러온 두 개의 계급 트랙, 가난을 대물림하는 빈곤층 트랙과 부를 확대재생산하는 중산층 트랙이 있다. 중산층 트랙으로 올라타느냐, 낙오되느냐의 중요 변수는 아파트였다. 아파트가 한국경제와 계급 이동과 사회문화에서 핵심 키워드가 되는 몇 가지 이유는 첫째, 도시화에 따른 수도권 과밀집. 둘째, 가족구조의 급격한 변화. 셋째, 아파트가 살기 좋은 공간으로 진화한 까닭이다. 부동산 경기가 과열되고 아파트가 투기 대상이 된 데는 정책의 책임이 크다. 정부가 경기부양책으로, 중산층 부양책으로 부동산 부양 정책을 써왔다. 이는 "경기 조절을 조세나 재정으로 하지 않고 부동산 경기로 해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GDP 대비 부동산 자산 가격이 높은 나라는 없다.

인터넷 20년, 스마트폰 15년, 그 아찔한 변화의 속도가 데려다줄 미래의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잘못된 정보나 루머들은 정치나 경제, 안보 등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대중의 위기감과 불안감을 악용하려는 '허위정보'들은 파괴력을 키운다. 온라인 시대에 유언비어는 광속으로 전파되고, 이 유언비어를 원천봉쇄할 방법은 없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팩트 체크의 내공'이다. 미디어가 제공하는 정보를 취사선택하고 비판적으로 소화하는 능력, 즉 '미디어 리터러시'는 스스로 훈련이 필요하다. 인터넷 모바일 시대에 필요한 것 역시 '크로스 체크'의 습관인 것이다.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보려 한다'라는 것이 확증편향이다. 자신과 입장이 같은 사람만 골라서 팔로우하고 자신의 믿음에 도움이 되는 정보만을 택하면서 점점 자기 확신과 편향성을 강화해간다. 편견을 갖게 되면 일치하는 정보는 쉽게 받아들이고 잘 기억하며, 상반되는 정보는 무시하거나 왜곡하고 잊어버리며, 애매모호한 정보는 자신의 편견과 일치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즉 SNS가 닫힌 방 안에서 같은 소리들이 울리는 '에코챔버가 될 수도 있다.

한국의 자살 신드롬은 부유한 나라들이 앓는 '선진국병'이 아니라 한국의 특별히 터프했던 근대화 과정, 경쟁과 과로의 경제성장, 급격한 도시화 물결 속에서 개인들이 겪은 스트레스로 이해해야 한다. 청소년과 노인 자살률이 특별히 높은 것은 사회에 진입하려는 사람들과 퇴출되는 사람들, 용도를 찾지 못한 사람들과 용도 폐기된 사람들의 소외감과 불안감을 말해준다. 결국 문제는 '경쟁'이다. 한국인을 경쟁적인 캐릭터로 만드는 교육이 모든 문제의 출발점이다. 대학이 됐건 아파트가 됐건 한 줄로 줄 세우는 획일적인 경쟁 시스템에서는 모두가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금수저와 흙 수저 계급이 있는 신분 사회인 '헬 조선'은 게임을 시작하기도 전에 위너와 루저가 결정돼 있다.

한국 사회를 '3불 사회'라 한다. 불신, 불만, 불안.

불신은 "과거의 경험, 즉 제도나 시스템을 믿을 수 없었다는 경험"에서 온다. 불만은 "그동안 지속적 경제성장으로 인해 사람들의 눈높이가 대단히 높아지다 보니 웬만한 성취에는 만족하지 못한다". 불안은 "앞으로 닥칠 미래, 특히 노후에 대한 준비가 안 되어 있기 때문"이다. 불신이 가장 강한 영역은 세금과 복지 관련이다. "세금이나 보험료가 공정하게 걷히고 공정하게 쓰이는지... 사회적 불신은 규칙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불신일진대, 그 규칙이 모두에게 예외 없이 적용되지는 않는다"라고 여겨진다.

다른 나라들은 100여 년이 걸쳐 점진적으로 제도를 만들어 사회를 개혁했다면, 우리나라는 3~40여 년간 필요 없는 것들은 버려버리고, 새로운 것들만 빌려와 적용하다 보니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거기에 4차 산업혁명을 필두로 한 정보화 사회가 도래하며 극심한 빈부 격차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 사회의 문제점, 독서 그리고 해결책을 제시하며 이야기를 이끌어가지만 정독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상식의재구성 #한빛비즈 #책추천 #베스트셀러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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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모르는 이야기 오늘의 젊은 문학 2
서장원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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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만 보았을 땐 여름밤의 더위를 식혀줄 미스터리 호러물이지 않을까 생각됐습니다.

'당신이 모르는 이야기'라면 누군가는 알고 있고 '이 사실로 인해 끔찍한 일을 당하지 않을까~'라는 연상이 되었지요.

차례를 살펴보니 9개 챕터로 이야기가 나눠져 있네요. 이 9개 챕터가 하나의 소설을 이뤄 마지막에 결말이 나겠구나 생각했지요. 그런데 첫 번째 챕터인 '당신이 모르는 이야기'를 읽으며 소설 하나가 끝이 납니다.

대부분의 소설은 한 권에 한 편의 이야기가 정석인데 반해, 이 책은 9개의 개별 소설이 한 권의 책으로 엮여 있습니다. 왠지 모를 배신감이랄까...

9개의 이야기는 전부 각자가 상대방에게 해 주지 않은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름만 알 정도의 고등학교 동창이 소설가로 데뷔한 친구에게 연락해 자신의 이야기를 소설로 써 달라고 합니다. 자신이 사랑한 여인이 교통사고로 죽었는데 이 사랑을 그냥 잊어버리기 아쉽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남겨진 사람이 남자일까요? 예상 밖으로 남겨진 사람은 여성입니다. 레즈비언 커플의 사랑 이야기.

그런데 하필 몇 년 만에 연락해 갓 데뷔한 친구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부탁했을까요?

서로 친하지 않았지만 같은 독서실에서 공부를 했던 선우라는 친구와 동성 커플이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신들의 사랑을 이해할 거라 생각했지요. 그런데 자신의 사랑 이야기는 작가에게 해 주지 않고 몇 번의 인터뷰와 소설 집필 거부로 싱겁게 이야기가 끝나버립니다.

은퇴 후 황혼 이혼을 당한 선생님. 오랜만에 제자가 찾아와 결혼식 주례를 부탁합니다.

특별히 아꼈던 제자인데다가 집 근처 결혼식장이기에 시간에 앞서 지하철을 타고 결혼식장으로 향합니다.

지하철에서 행상이 팔던 지압 볼펜을 샀고, 제자와의 과거를 회상하다 보니 내려야 할 지하철역을 지나가게 됩니다. 아직 시간이 여유로웠기에 예식장에 되돌아온 선생님은 안내 데스크에서 결혼식장 예식홀의 이름을 확인합니다. 7층 예식장에 들어서니 여유롭게 웃고 있는 신랑과 자신이 서 있어야 할 주례 자리에 다른 사람이 서 있는 것을 목격하게 됩니다. 이런 심한 배신감에 다리가 후들거려 예식장 밖 의자에 30여 분간 앉아 화를 삭이고 있습니다. 이때 예복 차림의 군인들이 옆자리에 앉으며 이제 막 결혼식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선생님이 들어갔던 예식홀은 제자의 예식홀이 아닌 다른 사람의 예식홀이었던 것입니다.

늦게나마 제자의 예식홀로 들어가 보니 주례가 없어 난감했던 상황은 온데간데없고 화사하게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으로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이런 사연을 연로한 선생님과 책을 읽는 독자는 알지만 책 속의 주인공인 제자는 과연 알리 있을까요?

그래서인지 '당신이 모르는 이야기'라는 제목이 붙은 거 같습니다.

9개의 이야기 모두 작가와 독자는 이야기의 전말을 알 수 있지만, 이야기 속의 상대방은 사건의 전말을 모른 채로 이야기가 끝납니다. 그래서 이야기가 더 신선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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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세대 내 아이와 소통하는 법 - 지혜로운 부모는 게임에서 아이의 미래를 본다
이장주 지음 / 한빛비즈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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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사실 어른인 우리도 재밌고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오질 못합니다.

우리도 어렸을 적 부모님에게 오락실에 간 것을 들켰을 때면 꾸지람을 들었고, 버릇이 고쳐지지 않으면 매를 맞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였을까? 우리 아이들이 게임에 푹 빠져 있는 모습을 보면, 커서 뭐가 될까? 걱정스럽기도 하고 미련스럽기도 합니다.

다른 아이들도 "다 게임하는데..." 토라져 방문을 잠그고 들어가면 안타까운 마음에 1시간만 게임하기로 약속을 받아두지요.

하지만 그 약속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아 1시간이 2시간을 훌쩍 넘길 때가 많고 결국엔 서로 화내는 모습으로 끝나고 맙니다.

공부할 시간도 미래를 준비할 시간도 부족한 아이들에게 게임은 과연 해악일까?

남들도 다 하는 게임을 우리 아이만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이런 고민들을 해결해 주는 책이 나왔습니다.


포노사피엔스(Phono Sapiens)는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여겨 스마트폰이 없으면 생활이 힘든 세대를 지칭하는 용어이다.

2021년 3월 발표된 우리나라 청소년 스마트폰 이용 실태를 보면 평일 기준 4시간 이상 사용하는 비율이 남학생은 48.6%, 여학생은 63.8%였으며, 주말에는 여학생의 경우 40%가량은 8시간 이상을 사용한다고 답했다. 이런 청소년들은 모국어를 습득하듯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게임을 접해온 아이들, 말 그대로 뼛속까지 게임 세대입니다. 게임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이자 문화입니다. 이제는 게임을 중심으로 한 엔터테인먼트에 돈과 명예, 존경 같은 경제, 사회, 문화적 가치가 집중되고 있습니다.

부모들이 게임하면 제일 걱정스러운 일은 '게임중독'일 것입니다. 하지만 게임은 청소년의 중요한 여가이자 문화입니다. 또한 20대를 넘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렇기에 게임중독이 아니라 '게임 과몰입'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과거 어른들이 아이였을 때 동네가 놀이터였다면, 지금의 아이들의 놀이터는 바로 온라인으로 변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2020년 정부 조사에 의하면, 10대의 91.5%가 게임을 하고 있거나 이용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아이들에게 게임하는 이유를 물으면 주로 스트레스 해소 때문이라고 합니다. 스트레스는 내가 그것을 잘 다룰 수 있느냐의 통제감이 스트레스의 경중을 가르는 핵심이 됩니다. 게임을 하는 동안 경험했던 통제감은 내가 그렇게 무기력한 존재가 아니라는 강렬한 증거가 됩니다. 게임은 나만의 공간에서 평소 하고 싶었던 욕구를 마음껏 발산하는 곳이기에 아이들의 인기 비결이 됩니다.

아이들이 게임을 하는 이유는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입니다. 또한 또래로부터 소외당하지 않기 위해, 흔히 경험하기 어려운 '집단적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 게임을 합니다. 2020년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수행한 <게임 이용자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10대 청소년의 91.5%가 게임을 즐깁니다. 그중에서도 PC방을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친구와 어울리기 위해서(33.9%)였습니다. 그 뒤를 이어서 PC 성능이 좋아서가 뽑혔습니다.

지혜로운 부모라면 아이들이 게임을 한다고 할 때 누구와 하는지, 거기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승패와 더불어 어떤 종류의 집단적 즐거움을 경험했는지 함께 물어봐 주는 것이 좋습니다.

변화에 민감한 기업들은 이미 게임을 미래의 혁신 통로로 보고 있습니다.

게임을 학습과 훈련의 과정, 협업 능력, 문제 해결을 향한 끈기와 집념을 평가하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AI와 로봇과 경쟁하는 대상이 아닙니다. 이 기술을 내 몸처럼 잘 다룰 수 있느냐 없느냐가 미래의 경쟁력을 좌우합니다.

지혜로운 부모라면 자녀가 게임을 얼마나 오래 하는지만 보지 않습니다. 어떤 게임에 어떻게 몰두하는지, 게임 속에서 얼마나 끈기 있게 협력하고 임무를 수행하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게임을 좋아하는 우리 아이들이 지금의 혁신기업들이 원하는 인재로 나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부모의 힘만으로 아이의 습관을 바꾸어 놓으려는 시도는 불가능하거나 성공 확률이 낮습니다.

게임세대 아이들과 소통하려면

첫 번째 일방적인 지시, 비판, 한탄을 피하세요.

아이들은 지시, 비판을 들을 때 부모와 교류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기보다는 일단 피하고 보자는 식으로 방어적으로 나옵니다.

두 번째, 옳은 말을 하면 받아들일 거라는 착각을 버리세요.

대체로 부모 말은 틀린 게 없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잔소리라고 생각하며 귓등으로 흘려듣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옳은 말의 내용이 아니라 의도입니다. 부모의 말이 옳다고 생각하더라도 나를 통제하려고 저런 말을 한다고 생각하면 통제하려고 했던 아이의 행동만 오히려 더 견고해질 뿐입니다. 결국 사람을 바꾸는 말은 '옳은 말'이 아니라 귀 기울여 주고 존중해 주는 '공감의 말'입니다.

세 번째 대화를 통해 아이가 부모의 마음을 알아줬으면 하는데, 정작 부모의 마음이 무엇인지 부모 자신도 모르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게임 시간을 지키지 않은 아이에 대한 1차 감정은 '실망'이나 '서운함'이지만, 이런 감정이 내 아이가 약속을 무시했다는 생각으로 넘어가며 '분노' 혹은 '원망'이라는 2차 감정으로 바뀌기 때문입니다.

지혜로운 부모라면 아이가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게임이 아이에게 어떤 의미인지 물어봅니다.

만일 아이가 특별한 의미를 찾지 못한다면 함께 의미를 찾아보는 것도 대화의 좋은 주제가 될 것입니다. 게임을 통해 일 혹은 성취감을, 친밀감과 관계를, 사회에 봉사하고 공헌하는 것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들이 원하는 건 자신의 실력이 다른 게이머와 친구로부터 인정받는 것입니다. 인정을 받을 때 스스로 가치가 있다는 존중감을 느낍니다.

"이제 그만할 시간이야!"라고 말하는 대신, 오늘 게임 전적이 어땠는지 물어보십시오. 더 많이 이겼으면 축하해 주고, 승률이 떨어지면 위로도 해주세요. 어떻게 이기고 졌는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물어보면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더 많아질 것입니다. 사춘기 이후의 청소년은 부모보다 또래에게 의지하는 경향이 더 강해집니다. 이때 아이가 부모와 공유하기 싫어하는데도 자꾸 물어보고 확인하는 행위는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부모를 정말 필요로 할 때 아이가 찾도록 그냥 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부모로서 자녀들을 양육하는 데는 지혜를 기르기 위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고수가 되기 위해 많은 시간 수련을 하듯 말입니다. 다양한 지식과 기술 중에서 우리 집 상황에 잘 맞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상황에서 어떤 지식과 기술을 선택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답을 알아내는 방법은 하나입니다. 시간을 들여 직접 대화해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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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스페이스 베타
실케 헤르만.닐스 플래깅 지음, 한창훈 옮김 / 플랜비디자인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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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원들이 변화에 참여하도록 열린 공간을 만들라! 

이제까지 들었던 이야기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화두로 던진다.


오픈스페이스 베타의 목표는 조직이 최대한 빨리 베타 방식으로의 홀로서기를 하고, 스스로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책을 처음에서 끝까지 다 읽었지만 무슨 말을 하는지 도통 모르겠다. 미국이나 유럽의 세미나 교제를 보는 것 같다. 교재는 그저 참고용이고 강사의 입을 통해 나오는 말들이 진짜 혁신의 방법 말이다.


책을 통해서는 오픈스페이스 베타가 무엇인지? 이를 어떻게 도입해 적용해야 할지 도무지 알지 못하겠다. 서문이나 추천사에서는 오픈스페이스가 모든 조직의 개선책처럼 바람을 잡지만 우리나라 조직엔 전혀 어울리지 않을 듯하다. 솔직히 서평단으로 선정되지 않았다면 채 10장도 읽지 않고 던졌을 듯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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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비 디자인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적은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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