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챕터
위니 리 지음, 송섬별 옮김 / 한길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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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대학교를 졸업하고 아일랜드 국가 장학금을 받아 유학한 미국 여성, 
이렇게 설명하면 금발의 백인 여성을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중국계 미국인이라면?
백인 남자들의 눈에는 일종의 편견과 인종차별 그리고 이국적인 느낌이 들었을 것이다.

성폭행.
그 이후 일어나는 사법기관의 조사와 법관의 판결까지 여성이 겪어야만 하는 치명적인 아픔을 책을 통해 드러낸다. 우선, 경찰서에서 피해를 증명하기 위해 신체 사진을 찍어야 하는데 대부분은 남성 사진사이다. 사진 촬영 이후 정신적 공황 상황에서 경찰 조사를 받으며 당시 끔찍한 상황을 자신의 입으로 설명을 해야만 한다. 특히 끔찍한 것은 성폭행을 당한지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질내 검경도를 넣어 유전자 채취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후 사후 피임약과 에이즈 방지약을 복용해야 하며, 상담 치료 과정에서도 그 끔찍한 기억을 계속 되풀이해야 한다.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도 피해자에게는 견디기 힘든 일의 연속이다.
우선 성폭행 당시 상황에 대한 자세한 질문에 대해 대답해야 하며, 
범죄자를 위해 고용된 변호사의 비꼬는 듯한 질문과 유도신문을 모두 견뎌내야 한다.
거기에 많은 방청객과 배심원들에게 그 끔찍한 경험을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동물원의 원숭이가 된 듯할 것이다. 재판이 당일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기에 1주일 이상 이 험난한 과정을 겪어야 한다니 피해자에게는 엄청난 압박일 것이다.

조사와 엄정한 법 집행을 위해 이런 것들이 필요한 것은 인정하지만,
그래도 여성이 일방적으로 자신의 신체에 가해진 폭력을 수사하는 과정은 조금 달랐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녀가 사회에 던지는 한 마디로 똑같은 슬픔을 겪고 있는 여성들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

"성폭행당한 사실을 공공연하게 말하고 글로 쓰는 게 부끄럽지 않으세요?"
"애초에 제 잘못이 아닌 일을 제가 왜 부끄러워해야 하죠?"
"부끄러워할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제 신체를 함부로 다루어도 된다고 생각했던 가해자일 것입니다."
"성폭행은 여러분의 잘못이 아닙니다. 모든 것은 가해자의 잘못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사회의 잘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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