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고도 먼 나라, 중국.
한때는 우리에게 선진화된 문화를 전해 주던 나라, 독립을 위한 임시정부를 지원해 주던 고마운 나라. 하지만 한국전쟁 이후로는 우리와 총칼을 겨눈 사이로 역사와 문화의 단절기도 있었습니다. 장쩌민 주석 이후 개혁과 개방의 물결 속에 다시 세계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중국.
이제는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누구도 무시하지 못할 나라로 변신하였습니다.
광활한 영토와 다양한 인종,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어 세계사를 공부하던 학창 시절에 골 머리 썩었던 기억들도 있습니다. 심지어는 소설 삼국지를 읽으면서도 워낙 다양한 인물이 나오기에 이름을 별도로 적어 놓기도 했지요.
중국 인문 기행 2권에서 소개하는 지역은 "절강성의 소흥시"입니다.
소설 삼국지나 게임 삼국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절강성의 소흥시보다는 '하비'라는 지명을 더 잘 알 것입니다. 자, 그럼 소흥시에는 어떤 역사 이야기가 펼쳐질지 책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소흥시 역사 중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부분은 복수의 화신, "와신상담"의 현장이다.
중국 춘추시대 강소성 소주를 중심으로 한 오나라와 절강성 소흥을 중심으로 한 월나라이야기.
월나라에 패해 복수를 위해 장작더미 위에서 복수를 다짐한 오왕 부차. 재기에 성공한 부차는 드디어 월나라를 정복합니다. 부차의 똥까지 먹어가며 목숨을 부지한 월왕 구천은 짐승의 쓸개를 매달아놓고 복수를 다짐합니다. 오나라를 약하게 하기 위해 미인 서시를 바치며 10년여의 복수의 칼을 갈아 드디어 오나라를 정복합니다.
물은 술의 피요, 누룩은 술의 뼈다
이런 역사가 있는 소흥 지방을 대표하는 술은 어떤 것이 있을까?
중국 술 하면 공복아주, 빼갈, 오량해, 수정방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소흥 지방을 대표하는 소흥주와 태조주를 소개한다. 이 술들은 맑은 백주가 아닌 우리나라 막걸리와 비슷한 형태의 양조주인 "황주"로 분류된다. 첫 맛은 찝찌름하지만 마실수록 그 맛과 향을 음미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중국 술의 장점은 엄청 마신 다음날도 맑게 깨어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육유, 노신, 채원배 같은 걸출한 인물을 배출한 소흥은 복받은 도시임에 틀림없다.
남송의 애국시인 육유. 하지만 첫 아내인 당완과의 슬픈 사랑으로 인한 절명시가 더 유명하다.
중국 문화혁명의 주장으로 불리는 루쉰, 하지만 그들은 루쉰이라 부르지 않고 노신이라 부른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곳이 바로 소흥 시내의 노신고리이다.
북경대학을 신문화운동의 본거지로 만든 교육자 채원배 역시 소흥 출신이다.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중국의 절강성 소흥시.
하지만 중국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인물과 역사가 숨겨진 매력적인 도시였다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 책을 통해 작가와 함께 소흥 시내를 여행한 기분이 든다.
과연 소흥주의 맛은 어떨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