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물검역소
강지영 지음 / 네오픽션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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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남자 얼굴의 표지를 보며 최근에 유행한 "구루미 그린 달빛"이 생각났습니다.
요즘 사극이 대세라 그 아류라 생각되었는데, 조금은 신선한 내용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조선시대 조난 당한 외국인으로 유명한 사람은 '하멜'입니다.
자신의 밀린 항해 일당을 받기 위해 저술한 '하멜표류기'로 우리에게 알려져 있지요.
네덜란드 사람으로 그들과 통역하기 위해 조정에서 파견한 사람은 '박연'입니다.
이름만 보아서는 조선 사람이라 생각이 들지만, 그는 엄연한 노란 머리의 '화란인(네덜란드)'입니다.
하멜표류기에 보면 '박연'은 얼마나 조선에 살았는지, 네덜란드 말을 거의 잊었다고 합니다.
그런 그를 모티로 하여 소설은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중국이 세상의 중심이라 믿으며, 명나라만이 어버이 나라라 믿는 조선 사람에게 나타난 노란 머리에 털북숭이 '밸투브레'
그리고 다른 난파선에서 발견된 여행용 가방에서 나온 물건의 용처를 찾아야 하는 '신문물 검역소'의 '하복배'소장.
그는 여행용 가방에서 나온 신기한 물건의 용처를 알기 위해 고민이 시작됩니다.
제일 먼저 그의 손에 쥐어진 건 부드러운 천에 두 개의 불룩한 둥근 천입니다. 

그는 혼자만의 생각으로 그것을 머리에 써보고 편안한 느낌에 외국에서 공무원에게 주는 관모라 생각했습니다.
높은 관직에 나갈수록 그 불룩한 천이 늘어난다고 생각하고, 그 이름을 '불아자'라고 지었습니다.
이때까지 그게 무엇인지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습니다.
눈치가 빠르신 분이라면 벌써 여자가 사용하는 그것이라고 생각이 들었겠지만.
한자로 '不峩者'라고 써 놓은 글자에 미궁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것을 작가의 허구와 맞물려 이야기를 더 흥미롭게 합니다.
거기에 결혼을 앞둔 여성이 살해되는 미스터리 추리극까지 더 해지니 읽는 동안 심심한 겨를이 없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건, 작가가 여성이다 보니 조금 더 대담하고 야릇한 야함은 떨어집니다.
그래도 이런 두 가지 플롯으로 이야기를 꾸며내는 작가의 참신함에 읽는 내내 지루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조금 더 야함과 긴박한 스토리가 덧붙여진다면 영화로도 손색이 없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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