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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둘러싼 제국주의 열강의 각축
최문형 지음 / 지식산업사 / 2001년 2월
평점 :
우리가 역사를 돌아볼 때 단순히 보이는 것만을 보고 판단하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독립문은 대한제국이 자주독립국임을 세계 열방에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독립문은 일제가 조선을 침략하기 위해 청나라의 속국이 아니라 자주국임을 선포하기 위해 모화관 자리에 건립하였습니다.
왜 일제가 청나라에서 조선을 독립시켜야 했을까요? 그 이유가 이 책에 있습니다.
국제사에서 19세기는 영국과 러시아의 대결 시대라고 일컬어집니다.
나폴레옹 타도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영국과 러시아가 강대국으로 부상하고, 그 뒤로 세계의 패권을 다투었습니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유명한 영국은 아프리카와 인도 대륙을 넘어 아시아로 제국의 확장하며 러시아를 견지하였습니다.
러시아는 제국주의 후발주자로 식민지를 차지할 수 있는 지역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청나라와 조선이 가장 유력하였습니다.
또한 이 두 곳은 얼지 않는 항구가 있다는 점에서 해양으로 뻗어 나갈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곳입니다.
영국은 러시아의 동진을 막기 위해 청나라를 방어선으로 채택하며, 조선에 대한 청나라의 속국임을 암묵적으로 인정해 주었습니다.
청나라는 묄렌도르프를 재무관으로 파견하여 조선 정부를 뒤흔들었습니다.
이런 청나라의 횡포에 맞서기 위해 일본,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러시아와 조약을 통한 '이이재이' 정책을 구사합니다.
하지만 대외 외교에 이골이 난 제국주의의 속임에 넘어가 관세율 인하하여 제정의 악화를 초래합니다.
결국 일본의 도움을 받은 조선의 지식인들은 갑신정변을 일으켜 청나라 조정을 무너뜨리지만,
군사력이 부족한 나머지 청나라 군대에 다시 정부를 내주어야 하는 꼴이 되었습니다.
뒤이어 일어난 청일전쟁.
조선에서 절대 물러나지 않으려는 청나라를 일본은 무력도발을 일으킵니다.
영국은 청나라와 일본을 이용하여 러시아의 동진을 막고 있었는데, 이 둘이 전쟁은 오히려 러시아에게 유리한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이 승리하며 대륜과 여순을 점령하게 됩니다.
그동안 부동항 건설을 위해 만주와 조선을 눈여겨보던 러시아는 청나라와 조선을 모두 일본에 빼앗길 위험에 처하자,
러시아는 프랑스와 독일을 끌어들여 3국 간섭을 통해 요동반도에서 일본군을 철수하게 합니다.
청나라가 이렇게 쉽게 패할 줄 몰랐던 조선에게는 큰 충격이었겠지요?
점점 더 일본의 횡포가 심해지자 조선 왕실은 3국 간섭으로 일본을 견제한 러시아에 눈을 돌리게 됩니다.
조정에서 일본 세력을 축출하고 러시아 공사와 연줄을 넣어 친 러시아 정부를 세우게 됩니다.
갑작스러운 러시아의 조선 개입에 일본 내각은 큰 위협으로 다가옵니다.
이를 계기로 일제는 조선 왕실을 침범하여 민비를 시해하는 사건이 발생하게 됩니다.
죽음의 위기에 처한 고종은 선교사들과 각국 대사들을 통해 억울한 상황을 세계에 알리지만 번번이 일제의 문턱에 막히고 맙니다.
결국 가마를 타고 왕실을 탈출하여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을 하게 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아관파천'입니다.
이때 러시아의 상황은 재정상태가 악화되어 프랑스의 차관으로 그 숨통을 열었습니다.
3국 동맹의 한 축이었던 독일은 러시아와 프랑스가 동맹을 맺은 것에 대한 반감으로 일본을 지지하는 쪽으로 선회하게 됩니다.
러시아 해군은 아시아로 진격하기에는 너무 먼 거리라 러시아 횡단 철도를 통한 육군을 통한 점유를 원칙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철도를 건설할 자금이 부족하여 해외 차관을 도입하여야 하므로 그 진행이 더뎠습니다.
이런 상황에 청일 전쟁에 승리하고 조선 땅을 일본의 우위가 점해지는 상황을 도저히 두고 볼 수는 없었지요.
아관파천을 계기로 조선에 러시아은행과 재무관 군사교관을 파견하지만,
러시아 의 동방정책이 대륜과 여순을 무력으로 점령하는 것으로 정해지자 조선에서의 우위를 과감히 포기해 버렸습니다.
이런 복잡한 국제정세 속에 러시아의 동진을 막기 위해, 영국은 일본을 파트너로 인정하며 지원에 나섭니다.
또한 미국을 끌어들여 러시아의 확장을 저지하며 일본 편을 들어주게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국주의자들은 일본의 조선 우위를 인정할 뿐만 아니라 식민지로서의 조선을 암묵적으로 승인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조선은 청나라로부터 독립을 위해 이방인을 끌어들이다 이들에 휘말려 나라를 잃어버리게 되는 단초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