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병은 오래전에 시작되었다 - 11월 13일 참극에 대한 고찰
알랭 바디우 지음, 이승재 옮김 / 자음과모음 / 2016년 11월
평점 :
절판


 20~30대의 IS 대원 8명이 파리 시내 7곳에서 무차별 총격과 자살폭탄 테러로  시민 131명이 사망한 대형 참극의 발생 원인에 대해 철학자 알랭 바디우는 IS의 소행이지만, 그 배후에는 자본주의의 폐해라고 주장합니다.

불행에서 오직 희생자의 정체성만을 강조하는 것은 위험한 인식입니다. 왜냐하면 이는 필연적으로 정의의 복수로 변질되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글로벌 자본주의는 세계시장으로 확대를 의미합니다.
이는 국가를 대체하는 대신 국가를 파괴하는 새로운 제국적 형태로 "지역화"가 두드러집니다.
또한 자본주의는 빈부의 비정상적인 극단화로 인하여 세계 인구의 1퍼센트가 세계 부의 46퍼센트를 소유하고 있으며,
세계 인구 10퍼센트가 부의 86%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14퍼센트의 부는 누가 소유하고 있을까요?
바로 세계 인구의 40퍼센트를 차지하는 중산층이 소유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세계 인구의 50퍼센트를 차지하고 있는 사람이 전 세계의 부를 소유하고 있다면, 
나머지 50퍼센트의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할 의미가 없게 됩니다. 
이들은 절대 기근에 시달리며 외부 원조가 없다면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필요악의 존재가 됩니다.

 이렇게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세계 인구의 50퍼센트의 사람들은 허무주의에 빠지게 됩니다.
자신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부를 소유하지 못하는 세상을 원망하며 복수와 파괴의 욕망이 솟아나기 시작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스스로 파시스트가 되어 공격적, 허무주의적, 파괴적 충동을 보이게 됩니다.
이들은 자신의 욕망의 대상이 되는 중산층과 부자들을 표적으로 삼습니다.
맹목적인 보복과 테러는 이들을 단순히 암살자 혹은 비열한 테러리스트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에,
종교의 다양한 이데올로기적 색채를 빌려와 이들의 희생을 범죄적인 영웅주의로 포장합니다.

 하지만 11월 13일의 학살은 그들이 말하는 성전이라 말할 수 없는 비열한 유혈극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오늘의 사태에 대한 앞으로의 해결 방안은 없을까요?
지식인, 서구를 포함한 중산층 출신의 사람들이 노동자 그룹과 관계를 맺고 그들을 만나고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
정치의 새로운 사유는 기대하지 않았던 동맹, 일어날 것 같지 않은 동맹 속에서만 탄생합니다.
평등한 만남 속에서.......

 

자본주의의 폐해 속에서 자라난 상실감에 종교의 희생정신이 결합한 새로운 파시즘.
이념 대결 속에 공산주의의 붕괴로 인해 급속한 자본주의로 인해 발생한 불평등한 부의 분배.
자신의 것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자와 목숨을 유지하기 위해 무엇이든 빼앗으려는 자의 대결.
경제 불황 속에 자신의 직업과 부를 잃지 않으려 트럼프를 선택한 미국인들.
대선 결과에 불응하고 미합중국에서 떠나겠다는 캘리포니아 주의 반발.
과연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