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질 무렵 안개 정원 퓨처클래식 5
탄 트완 엥 지음, 공경희 옮김 / 자음과모음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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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일 할 나이인 오십대 후반의 중국계 여판사 윤 링의 퇴임식.
그녀의 특이한 것은 식민지 시절 일제의 강제수용소에 그녀의 언니와 함께 감금되었다 유일하게 생존했다는 것.
그녀가 퇴임을 결정한 것은 실독증이라는 난치병으로  인해 남은 생애를 정리하기 위해서 입니다.

 강제수용소의 생활은 그녀의 삶을 끔찍이 파괴했습니다.
수용소에서 세살 위 언니는 위안부로, 윤 링은 다양한 노동과 식당 노역이 배정됩니다.
끔찍한 수용소에서 유일한 낙은 전쟁 전에 부모님과 함께 방문했던 '일본의 정원'입니다. 
특히 예술감이 뛰어 났던 언니는 일본의 정원에 더 집착합니다.
자신만의 정원을 갖겠다는 희망으로 지옥같은 수용소 생활을 견뎌나갑니다.
윤 링은 수용소 내부의 비밀을 넘기고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음식을 훔쳐 먹으며 연명하지만 손가락 두 개를 잃게 됩니다.

 수용소에서 유일한 생존자인 윤 링은 언니의 시신이라도 찾기 위해, 전범 재판에 보조요원으로 활동합니다.
지옥과 같은 말라야를 탈출하기 위해 영국 유학을 통해 정식 검사로 말레이시아에 복귀합니다.
하지만 부폐한 식민지 정부와의 갈등으로 검사직에서 파직됩니다.
윤 링은 그 동안 풀지 못했던 언니의 마지막 소원을 이루기 위해 마주바에 있는 일왕의 정원사를 찾아갑니다. 

 나카무라 아리토모.
그는 유명한 정원사 집안에서 태어나 명성을 얻어 결국 일왕의 정원사에 오릅니다.
하지만 왕실의 정원을 만드는 것을 두고 왕실과 대립하며 일본을 떠나 말레이시아로 이주합니다.
침략전쟁으로 물들은 마주바에서 그는 일왕의 정원사라는 직분을 이용해 이웃들을 구해줍니다.
이로 인해 해방된 말레이시아에서도 그는 자신의 정원과 그의 삶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언니의 소원인 '일본 정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아리토모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언니를 죽이고 자신의 삶을 파괴한 일본인을 고용하는게 불편하기도 합니다.
아리토모를 고용하는 것은 실패했지만, 그에게 정원을 만드는 방법을 배우는 도제의 길은 허락 받습니다.

 해방으로 인해 치안이 불안한 말레이시아에 공산 게릴라의 약탈이 자행됩니다.
부유한 마주바의 차 농장 그리고 전직 전범 및 공산당을 처벌한 검사의 존재, 이들에게는 손쉬운 먹이감 이었겠죠?
결국 윤 링은 허벅지에 칼을 맞고 얼굴을 심하게 다친 채 기절한 것을 아리토모가 발견하게 됩니다.
병원에서 회복한 윤 링은 마주바의 차 농장 대신 아리토모가 거주하는 '유기리 정원'으로 이주합니다.
미혼의 남녀가 한 집에 거주하며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사랑의 감정을 피웁니다.
정원 뿐만 아니라 우키요에(목판화)와 호로시(문신)에 대해 알아갑니다.
1년 여간의 도제수업이 마무리 될 즈음 아리토모는 손에 이상이 생긴것을 알았습니다.
그는 마지막이자 최후의 작품인 문신을 윤 링의 등에 남길 것을 제안했고 그녀는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호로시가 완성될 즈음 아리토모는 자신의 정원과 우키요에와 그의 삶의 모든 것을 남겨두고 정글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윤 링은 그런 그를 잊을 수 없어 도회지로 나가 법관의 일에 몰두합니다.
그녀의 성공은 위안이 되었지만 생이 얼마남지 않음을 느끼자 자신의 삶의 존재를 정리하기 위해 유기리로 돌아옵니다. 

 이즈음하여 일본의 가미카제 출신 조정사이자 역사학자인 요시카와 다쓰지가 등장합니다.
그는 일왕의 정원사인 나카무라 아리토모의 삶을 정리해 책을 출판하기 원합니다.
특히 정원사의 명성과 우키요에 작품을 책에 함께 담기를 원합니다.
다쓰지를 통해 일본에서의 아리토모의 삶과 우키요에와 호로시를 통한 그의 작품 세계를 알게됩니다.
또한 그가 공산 게릴라에게 뒷돈을 주어 마주바와 윤 링을 지켜왔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윤 링은 아리토모의 처음이자 유작인 자신의 호로시를 보이며 다쓰지에게 호로시를 보관해 달라는 부탁을 남깁니다. 


 일제의 강제수용소의 참혹한 현실과 그에 대한 응징을 다룰 줄 알았는데,
이 작품은 전쟁으로 망가진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며 삶의 희망을 갖는 독특한 작품이었습니다.
많은 감정 표현과 세세한 기록이 말레이시아의 이색적인 풍경과 어울어져 생동감 있는 작품으로 탄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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