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보쟁글스
올리비에 부르도 지음, 이승재 옮김 / 자음과모음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허풍쟁이 젊은 사업가와 낭만적인 젊은 무희의 만남이라면 어떨까?
이 질문에 정확한 답변이 바로 "미스터 보쟁글스"이다.
프랑스 상원 의원을 친구로 둔 조르주는 의원들의 차를 정비하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었다.
은행의 2박 3일 세미나에 참여해 지루한 일정을 보내고 있을 즈음 무대 중앙에서 춤추는 무희를 만났다.
이 둘의 눈에는 불꽃이 일었고 둘은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성당에서 둘만의 결혼식을 올린다.

 조르주는 사업장을 10개로 확장시키며 일에 몰두하지만, 그의 아내는 그런 남편이 싫었다.
하루 종일 같이 있고 싶은 아내를 위해 10개 사업장을 일괄 매각하여 마련한 자금으로 넓은 주택을 구입하였다.
매일 같은 파티와 손님 초대의 일상을 보내며 새 생명의 탄생의 기쁨을 맞보았다. 아들이었다.
이런 행복한 일상이 지속될 것 같은 믿음이 있었지만, 아들이 학교에 들어가며 조금씩 깨어지기 시작했다.
매일 같은 시간에 등교, 지겨운 덧셈과 뺄셈, 시계 보는 법, 글쓰기 등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을 이들 부부는 거부하기 시작한다.
잦은 지각과 여행으로 인한 결석 때문에 학교 선생님과 다투고 자퇴를 결정하며 홈스쿨을 시작한다.

 어느 날, 불쑥 찾아온 세금 징수원.
이들 부부는 우편물을 받으면 읽지 않고 산더미처럼 쌓아두는 것을 즐긴다.
그러니 세금이나 공과금 납부의 의무를 다했을 리 만무했다. 결국은 체납 세금으로 이들의 행복한 성인 주택을 매각해야 할 형편이다.
완벽한 환상과 자아가 이루어진 주택을 압류해야 한다는 이야기에 아내는 결국 정신줄을 놓아 버린다.
결국은 그들의 환상이 가득 담긴 모든 사진을 거실에 모아 두고 불을 지른 아내, 결국은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조울증, 우울증, 허언, 환상 등 정신 이상의 진단 속에 병원에서의 이상행동 속에 아내는 자작극의 유괴 소동을 통해 병원을 탈출한다.

 이들의 도피처는 젊은 날에 마련한 스페인의 아름다운 성이다.
아름다운 호수가 있고 조용한 시골의 성이지만 이들 가족에게는 계속되는 축제와 허풍의 일상으로 가득 채운다.
하지만 정신병은 아내를 놓아주지 않았다. 힘겨운 발작이 시작되면 가족들은 절망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다.
더 이상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기 어려웠던 아내는 수면제를 먹고 호수에서 자살을 결정하였다.

 정비업을 그만두며 작가를 꿈꾸는 조르주는 이 모든 것을 기록으로 남겼다.
아내의 장례식 동안 밤을 새워 글을 쓰며 자신의 슬픔과 기쁨을 고스란히 기록했다.
장례식 다음 날 아침에 눈을 뜬 어린 아들은 아빠의 의자가 비어 있는 것을 알았다.
상원 의원인 아버지 친구는 어린 아들에게 아빠는 엄마를 만나러 떠났다고 말해 주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다는 말을 남긴 채. 이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린 아들은 알 수 있었다.

 

어디를 가든 나만 따라올 거라고 모든 천사 앞에서 맹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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