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50세 김부장의 늦지 않은 연금 공부 - 은퇴 후 500만 원을 만드는 연금 포트폴리오
이영주.배한호 지음 / 원앤원북스 / 2026년 2월
평점 :
50세 김부장의 늦지 않은 연금 공부: 이게 정말 평범한 김 부장의 이야기인가요?
요즘 서점가에 '연금' 관련 책들이 참 많습니다. 저도 이제 나이가 나이인지라, 제목에 끌려 냉큼 집어 들었죠. 『50세 김부장의 늦지 않은 연금 공부』. 이름부터 친숙하잖아요? 우리 주변에 흔하디흔한 김 부장님 이야기라니, 나도 이참에 노후 준비 좀 제대로 배워보자 싶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고개가 갸우뚱해지더라고요. 위로를 받으려고 펼쳤다가 오히려 소외감만 잔뜩 느끼고 덮어버린, 솔직히 조금은 '불편했던' 리뷰를 남겨볼까 합니다.
대기업 부장님의 '그들만의 세상'
저자는 서문에서 유명한 웹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를 꺼냅니다. 퇴직금으로 상가 투자했다가 사기당한 그 김 부장이 안타까웠대요. 자기가 연금 정보를 더 많이 줬더라면 그런 일은 없었을 거라면서요.
아, 여기서부터 제 마음이 살짝 비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냉정하게 따져볼까요? 서울에 자기 집 있고, 대기업 부장으로 억대 연봉 받던 사람이면 대한민국 상위 10% 안에는 들 겁니다. 중소기업 다니며 경기도 아파트 한 채 마련하는 것도 벅찬 일반 서민들 눈에는, 그 김 부장님 걱정은 사실 사치처럼 느껴지거든요. 시작부터 설정값이 너무 높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퇴직금 2억, 25년 근속... 이게 꿈이야 생시야?
책 속 주인공 김 부장의 스펙은 더 놀랍습니다. 한 직장에서 25년 재직, 퇴직금 2억, 그리고 나중에 명퇴 위로금으로 2억 5천만 원을 더 받는답니다.
음... 여러분,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숫자인가요? 저는 지금까지 직장을 여덟 번 옮겼습니다. 이사하고 애 키우느라 퇴직금은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지금은 재직 기간이 1년도 안 돼서 퇴직금 자체가 없는 상황이죠. 한 직장에서 25년이라니, 이건 거의 신화 속 이야기 아닌가요? 이런 특수한 케이스를 '일반적인 노후 준비'의 모델로 세웠다는 게 참... 저자의 '악랄한(?) 포섭'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월 80만 원 저축? 누구 집 개 이름도 아니고...
연금 수령액을 높이는 방법도 기가 막힙니다. IRP에 월 50만 원, 연금저축에 월 30만 원씩 꼬박꼬박 넣으라고 하더군요.
"자, 계산기를 두드려 봅시다. 50대에 매달 80만 원을 연금에만 쏟아부을 수 있는 집이 얼마나 될까요?"
애들 학원비에, 대학 등록금에, 연로하신 부모님 병원비까지...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는 나이가 50대입니다. 그런데 80만 원을 저축해서 나중에 월 400만 원 받으라는 희망 고문을 하고 있으니, 독자 입장에선 기망당하는 기분이 들 수밖에요. 정작 50대 가장이 짊어진 현실적인 무게—자녀 결혼, 본인 건강 문제—같은 건 쏙 빠져 있습니다.
주택연금은 어디 가고, 영업만 남았나
가장 의아했던 건 주택연금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서울에 자가가 있다면 가장 확실하고 현실적인 노후 대책이 주택연금일 텐데 말이죠.
책을 덮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 이 책은 독자들을 위한 정보서라기보다는, 저자의 연금 컨설팅 영업을 위한 거대한 포트폴리오구나.' 강연 다니고 고객 유치하기에는 참 좋은 스토리텔링이겠지만, 진짜 노후가 막막한 서민들의 가슴을 채워주기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연금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모르겠으나, 현실적인 공감을 기대하신다면 마음 단단히 먹고 읽으시길 권합니다. 읽고 나서 오히려 기분만 나빠질 수도 있으니까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