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티스의 한 뼘 더 깊은 세계사 : 중동 편 - 6,000년 중동사의 흐름이 단숨에 읽히는
저스티스(윤경록)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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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저스티스의 한 뼘 더 깊은 세계사 중동편' 솔직 리뷰

솔직히, 저는 이 책이 출간된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정말 기대했습니다.

중동과 이슬람 역사는 왠지 모르게 어렵고 낯설었는데, 우연히 TV에서 '벌거벗은 세계사' 이슬람편을 보면서 흥미가 '확' 붙었거든요.

마침 그때 맞춰 이 책이 나왔으니, 얼마나 운명적인 만남이라고 생각했겠습니까.

세계사의 '한 뼘 더 깊은 세계'라니! 입문자에게 얼마나 재미있게 풀어줄까, 기대감에 부풀어 책을 펼쳤습니다.

그런데 책장을 넘기면서 첫 번째로 느낀 감정은 '이거, 고등학교 세계사 책 아닌가?'였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고등학교 세계사 책의 내용을 급하게 요약해서 복사해 붙여넣은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어요.

보통 이런 입문서들은 '세계사는 재미있다!'고 독자를 꼬드기기 마련인데, 이 책은 첫 장부터 너무 건조하고 기계적입니다.

내용을 두껍게 쓸 수 없다는 물리적인 제약 때문인지, 중요한 개념이나 단어에 대한 설명 없이 내용만 급하게 요약해 버리는 바람에 독자를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음… 단순한 내용 복붙만이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책 전체가 전쟁 이야기로 점철되어 있어요. 물론 역사가 전쟁의 기록이긴 하지만, 세계사에 흥미를 잃은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겠다는 책이 온통 피 튀기는 전쟁의 나열이라니, 이건 좀 아니지 않나요? 게다가 시대 순으로 깔끔하게 정리하기보다는 저자가 중요하다고 판단한 시점을 위주로 쓰다 보니 동일한 내용이 여러 번 반복되는 경우도 눈에 띄었습니다. 이게 맥을 끊는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세계사에 흥미를 붙이기는커녕, 책을 읽다 보면 오히려 전쟁의 지루함과 알 수 없는 이야기들 때문에 '세계사 정나미'가 뚝 떨어질 지경이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만약 이렇게 전쟁 위주로 서술할 생각이었다면, 오히려 그 전쟁의 배경이나 전술, 후일담 같은 것에 더 포커스를 맞춰서 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책을 썼다면 어땠을까 싶어요. '한 뼘 더 깊은 세계사'라는 제목에 걸맞게, 사학과 출신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나왔는데, 솔직히 말하면 전문성도, 흥미도 모두 놓친 것 같습니다. 새로운 독자를 끌어들이려는 노력보다는, 기존의 지식을 나열하는 데 급급했다는 인상만 남았습니다.

하…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요?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의 제 심정은 '다시는 저스티스 이름만 봐도 책을 읽고 싶지 않다'는 것입니다.

세계사에 대한 좋은 첫인상을 기대했던 저에게는 정말 결정적인 실망감을 안겨준 책이었습니다.

세계사 입문서를 찾는 분들이라면 아마 저와 비슷한 기대를 했을 겁니다. 다른 책을 찾아보시기를 정말 정말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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