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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진심 - 언어의 마음을 알려주는 40가지 심리학
최정우 지음 / 밀리언서재 / 2023년 11월
평점 :
아이들 성장하는 모습을 돌이켜 보면 돌이 지날 즈음 "엄마"란 말을 시작으로 걷잡을 수 없이 말이 많아졌다. 그만큼 인간으로서 가장 중요하고 빠르게 배워야 할 것이 바로 "말"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런데 어떻게 태어나 처음 듣는 말을 아이들이 습득하여 말하게 되는지 이것도 미스터리이다.
또 남자와 여자의 말이 다르다는 것도 최근에야 알게 되었다. TV에서 크게 히트했던 응답하라 1994에서 해태가 여자친구 문제로 상담하던 때였다.
해태: 이번 주 금요일이 여자친구 생일이거든. 근디~ 기말고사도 금요일 아니냐~ 그래갖구 내가 기말고사땜에 이번 주 금요일에 못내려갈것 같다 그랐어. 그랬더니 뭐 알았다 그러드라. 그래갖구 내가 그 다음날 토요일에 내려갈께 이랬거든. 그랬더니 아니 내려올 필요가 없다나? 아 생일도 아닌데 뭣하려 내려오냐구. 아 그래갖구, 야 시험 보지말구 내려갈까? 그랬단말여. 시험보래. 괜찮다구. 그래갖구, 아 그래? 야 그럼 나 토요일에 내려간다, 이? 이랬단말여. 아 그랬더니 아니 토요일에 생일도 아닌데 뭐하러 내려오려구 그냐?
빙그레: 아니 그게 뭔 말이랴?
해태: 아, 내 말이. 야, 여인들아. 느그들이 말 좀 해봐야. 난 금요일에 내려가는게 맞냐? 아니면 토요일에 내려가는게 맞냐? 뭐가 정답이래?
빙그레: 그래도 금요일 아녀?
해태: 아, 그냐?
나정: 벼엉~신
윤진: 상 등신이다, 상 등신~
나정: 진짜 몰라서 그러나.
윤진: 아, 뭐가 먼전지 모르냐?
해태: 모르겄다니께.
나정: 올바른 너의 행동은 금요일도 아이고 토요일도 아이다.
해태: 그럼 뭔디?
나정: 여자친구 이름이 뭔데?
해태: 애정이.
나정: 애정아, 너 보고 싶은데 어떡하지?
해태: ??? 염병~ 아, 뭔 콧소리여?
윤진: 니 여자친구는 니가 금요일에 오든, 토요일에 오든, 내년에 오든, 아~무 상관이 읍당께? 니 여자친구가 원하는건 요일이 아니라구 이 등신아~
해태: ??????
나정: 예를 들어줄께~. 자, 내가 이사를 했어. 근데 새집이야. 문을 닫으믄 페인트 냄새가 심해가 머리가 깨질것 같은데… 그랐다고 문을 열믄 매연이 들어와 계속 기침이 나온다. 콜록 콜록. 이 때 남자친구가 들어왔어. 내가 물었지. 자기야, 오늘 이사했는데 문을 닫으믄 페인트 냄새가 심해가 머리가 깨질것 같고… 문을 열믄 매연 때문에 죽을것 같은데… 어떡하지? 문을 여는게 좋겠나? 닫는게 좋겠나? 이 때 남자친구의 올바른 대답은?
해태: ????????????
삼천포: 그래도 차라리 매연이 낫지 않나?
해태: 아니지. 문 닫고 페인트가 낫지.
윤진 & 나정: ⇀‸↼‶
빙그레: 매연이 맞나본디?
윤진: 화~안장한다, 환장해~
해태: 아 그럼 뭔디~~?
나정: 둘다 아이다. 정답은… 괜찮나? 병원가야되는거 아이가?
해태: 지랄을 헌다. 지랄을… 아 뭔 뻘 소리여 그게. 아 지가 문을 열을 것인가 닫을 것인가 물어봐놓군, 뭐 염병할 소리를 하고 앉았데?
나정: Sigh~~ 문이 중요한게 아니라니까?
해태: 아, 지가 물어봤잖에? 문을 열것인가 닫을것인가?
윤진: 아, 염병아. 그건 그냥 하는 소리 아니냐? 지금 내 상태가 이타. 근데 어찔까?
해태: 아, 우짜기는 무 우째? 문을 열든지 닫으라니까.
나정: 쟈 반푸이 아이가? 문이 중요한게 아이라니까? 그 전에 내가 지금 아프다 냄새 때문에 죽을것 같다. 이게 포인트라꼬.
해태: 여~엄병. 야, 지나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한번 물어봐라. 야, 지가 열을 것인가 닫을 것인가 물어본 여자한테, 시방 괜찮냐? 라고 답하는 사람이 누가 있겄냐? 내가 장담하는데 대한민국에서 그거 제대로 답하는 남자 한명도 없을것이다. 아 있으면 내가 우리집 뻐쓰 싹 다 걸어버릴께.
드라마에서 이 장면을 보는데 눈이 번쩍 띄었다. 아~ 어쩜 남자의 언어와 여자의 언어가 이처럼 다를 수 있단 말인가? 이처럼 말에는 상대방은 알 수 없고 나만 알 수 있는 의미의 말들이 무척이나 많다. 이런 환경에서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상황에 힌트를 얻기 위해 #말의진심 책을 읽어본다.
책 제목을 봤을 땐 응답하라 1994처럼 우리가 흔히 말하는 말속의 심리를 알 수 있겠지 생각했다. 하지만 책은 말과는 달리 사람의 심리를 분석하고 해석한다. 하긴 사람의 심리가 말을 통해 표현하기에 그 말을 통해 사람의 진짜 속마음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그런데 이미 많은 책들이 동일한 내용을 다루다 보니 그리 신선한 이야기는 없어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