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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 츠나구 1 - 산 자와 죽은 자 단 한 번의 해후 ㅣ 사자 츠나구 1
츠지무라 미즈키 지음, 오정화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8월
평점 :
산 자도 평생에 한 번 죽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면? 죽은 자도 사후 딱 한 번 밖에 산 사람을 만날 수 있다면?
이런 상상 속에서 산 자와 죽은 자를 만날 수 있는 통로를 열어주는 '츠나구'라는 가상의 존재를 주재로 이야기를 펼쳐낸다. 모두가 허황된 이야기라고 웃어넘기지만 간절히 만나기를 소망하는 사람들에게는 '츠나구'라는 존재를 만날 수 있다. 그것도 현실의 전화를 통해 츠나구와 연락해 약속 장소를 정한 후, 죽은 사람의 정보를 넘기면 츠나구는 저세상으로 넘어가 망자를 찾는다. 츠나구는 살아 있는 사람의 요청과 만남의 이유를 설명하고 죽은 사람도 만남에 동의하는지를 확인해 살아 있는 사람에게 정보를 넘긴다.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이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은 보름달이 뜨는 날 밤, 그것도 누구도 예상치 못한 비싼 호텔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된다.
이런 존재라면 흔히 나이 많은 사람을 예상했지만 약속 장소에 나온 것은 앳된 고등학생 남자아이였다. 그렇지 않아도 츠나구의 존재에 대해 의심했던 사람들은 이 남학생을 보고 희망을 버린 채 돌아가려 한다. 그래도 남자아이의 인도로 사람들이 북적이는 병원의 공터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만나고 싶은 사람과 그를 찾는 이유에 대해 말하고 떠났다. 지루한 기다림, 허황된 연극에 속았나 의심이 가시지 않을 무렵 츠나구 소년에게 연락이 온다. 망자가 요청에 응하겠다는 회신과 함께 약속 시간을 정하고 통화가 끝난다. 그리고 또다시 지루한 기다림과 의심의 시간.
츠나구를 찾은 사람은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죽은 사람을 만나길 희망한다.
내성적인 성격에 집안의 수치로 여겨지던 히라세는 회식 후 길거리에 과호흡으로 쓰러진 자신을 구해준 연예인 사오리를 만나겠다고 찾아왔다.
산 사람도 딱 한 번의 기회이지만 죽은 사람도 딱 한 번의 기회이기에 자신을 찾아온 팬이지만 사실은 귀찮은 존재이기도 했으리라. 그런 연예인 사오리는 이런 소중한 기회를 히라세를 위해 사용했다. 사오리가 이 응답에 응했던 이유는 히라세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다는 직감을 가졌기 때문이다. 산 사람을 위해 마지막 기회를 사용하며 팬으로서 히라세가 보내준 선물과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그녀의 삶의 의지를 북돋운다.
두 번째 츠나구를 찾은 사람은 소도시에서 건축업을 하고 있는 하타다.
그는 죽기 전 어머니에게서 츠나구의 존재와 전화번호까지 알게 된다. 한 집안의 장남으로 가업을 이어오며 점점 쇠약해지는 가업과 어리숙한 장남으로 인해 걱정이 앞선다. 그는 이런 상황 속에서 점점 더 나약해지며 가업을 위해 희생한 어머니가 생각났다. 특별한 이유는 아니지만 동생에 대한 미움과 안타까움 그리고 가업의 미래까지 어머니에게 의존하고 싶었다. 생전에 유일하게 아버지가 사 주었다는 기모노를 입고 아들을 맞기에 바쁜 어머니 그리고 어머니가 왜 츠나구를 만났는지에 대한 해답을 얻게 되는데...
세 번째 츠나구를 찾은 사람은 같은 학교 동년배인 아라시.
그녀는 단짝 친구인 미소노의 죽음으로 인해 슬퍼한다. 그들이 헤어지게 된 것은 졸업 연극의 주인공 자리를 두고서 라이벌이 되었기 때문이다. 얼굴도, 연기력도, 연극 무대의 경력도 없었던 미소노가 연극의 주인공 자리에 낙점되자 그녀를 시기하기 시작한 아라시. 아라시는 다가오는 추위를 맞아 언덕의 옹달샘에서 수돗물을 틀었다. 미소노가 연습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미끄러져 넘어지기를 그리고 그대로 이 세상에서 없어지기를 바라며.
그다음 날, 우연일까? 미소노는 언덕 옹달샘에서 내려오는 길에 자전거의 브레이크가 고장 나 큰 길의 차도에서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목숨이 끊어지는 순간 알 수 없는 한 마디 말을 남긴 채, "아라시, 도대체 왜...."
이 말에 미소노가 자신이 옹달샘의 수돗물을 틀어 놓은 것을 봤다고 확신한 아라시는 미소노의 죽음에 죄책감을 갖은 채 점점 더 야위어간다. 이 와중에도 연극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아라시는 미소노의 기모노를 입은 채 연극 무대에 섰다. 점점 옥죄오는 죄책감에 아라시는 츠나구를 찾게 되는데...
네 번째 츠나구를 찾은 사람은 쓰치야였다.
7년 전에 갑자기 행방불명이 된 약혼녀 기라리를 찾던 쓰치야는 우연히 병원에서 넘어진 할머니를 도와준 게 계기가 되어 츠나구와 만나게 되었다. 사실 그가 도와준 할머니가 바로 츠나구였다. 그녀는 몸이 안 좋아 츠나구의 역할을 자신의 손자인 아유미에게 부탁했던 것이다. 약혼녀인 기라리와의 만남은 우연이었다. 태풍으로 인해 비바람이 심하게 불던 날 지하철역에서 나와 걷는데 핑크 색코트를 입은 소녀가 바람에 날아온 입간판에 맞아 쓰러지는 것을 목격했다. 비바람을 피해 가게 안으로 피하며 그녀의 상처를 지혈하며 의식을 회복하도록 도왔다. 이게 계기가 되어 점점 가까워지며 이들은 약혼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약혼을 앞두고 친구와 함께 여행을 가겠다는 기라리의 부탁에 이삼일 시간을 주었다. 그런데 이삼 일이 지나도 기라리는 돌아오지 않았고 연락도 되지 않았다. 그녀를 찾아 헤맨 지도 이삼 년이 지나자 점점 그녀가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포기한 채 그냥 세월을 보내고 있었던 쓰치야는 그렇게 츠나구의 도움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츠나구를 찾은 사람은 바로 아유미.
츠나구가 되면 더 이상 망자를 만날 수 없기에 할머니에게 츠나구의 힘을 받기 전에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야 했다. 아버지의 바람으로 인해 가정이 파탄 났을 뿐 아니라 아버지가 어머니를 살해한 후 자살한 지경에 이르렀으니 더욱 부모님이 원망스럽지만 만나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하면 할머니와 아들 그리고 손자 3대가 만나 미스터리한 죽음의 실체를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유미는 네 명의 사람을 만나며 죽은 사람의 원혼과 남은 기억이 과연 산 사람에게 도움이 될까를 망설이게 되었다. 또한 의문의 죽음을 되새기며 아버지의 죽음이 츠나구와 관련되었으리라 결론에 이르게 된다. 아유미 그는 부모님을 만나게 될까? 만나서 그들을 용서하고 새로운 인생을 살아갈지 #사자츠나구 책을 통해 만나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