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1 -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다 심리학이 조조에게 말하다 1
천위안 지음, 이정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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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조는 태생적으로 쉽게 믿는 성격을 타고났다. 허술하기 짝이 없는 가짜 편지를 믿을 정도로 쉽게 속는 사람이다. 강한 심리면역력을 발휘하지만 남을 쉽게 믿는 경솔함도 함께 가졌으니, 역시 신은 공평한 모양이다.

조조는 융통성 있는 사람이었다. 설령 그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냈더라도 다시 자존심을 세워주면 과거의 잘못을 묻지 않았다. 그러나 이 점을 모르고 그를 건드린 사람은 끝까지 따라가 복수할 만큼 집요했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투명도착각이란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알 수 있으리라는 착각이다. 우리를 가장 잘 아는 것은 우리 자신이다. 그러나 인간은 늘 자기를 기준으로 사고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도 나와 똑같이 내 생각과 느낌을 들여다볼 수 있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실제로 타인은 당신의 머릿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 방법이 없다. 우리가 알아차리기에 충분한(그러나 실제로 그는 눈치채지 못하는) 정보를 흘려 놓고 상대가 당연히 알아들었으리라 믿는 것도 바로 이 투명도착각의 작용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에 제 발 저리지 않을 도둑이 몇이나 될까? 죄를 지은 사람은 커피 한잔 마시러 나온 경찰을 보고도 나를 잡으러 왔나 싶어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만약 세상 모든 도둑이 나쁜 짓을 한 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하게 군다면 경찰에 잡히는 도둑은 몇 명 되지 않을 것이다.

비록 조조가 대담한 인물이긴 하나 심리학적 현상의 굴레를 벗어날 수는 없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투명도착각에 대한 무지 때문에 앞으로 조조는 더 많은 대가를 치르게 된다.

심리면역 망각은 사건의 종류나 그것을 겪는 개개인의 특질에 따라 차이가 난다. 이를테면 어떤 사람은 감옥에서도 밤하늘의 아름다움을 감상하지만, 어떤 사람은 호화 저택에 누워 있어도 인생의 무미건조함을 불평할 수 있다. 또 같은 사람도 불의의 사고로 얻은 신체적 장애는 받아들이면서도 첫사랑의 상처는 평생 잊지 못하고 괴로워한다. 물론 노력을 통해 심리면역력을 키울 수 있다. 하지만 조조는 매우 강한 심리면역력을 타고났다. 이 같은 선천적인 특질 덕분에 그는 유형과 강도를 막론하고 모든 종류의 충격에서 쉽게 벗어났고 아무리 나쁜 일이 벌어져도 오랫동안 끙끙 앓지 않았다. 조조는 일생을 통틀어 수많은 실패를 겪었다. 죽을 고비에서 살아난 경우도 부지기수지만 단 한 번도 의기소침하거나 용기를 잃는 법이 없었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은 어느새 저 멀리 사라져버렸다. 조조는 다시 천하를 도모하는 데 모든 신경을 모았다.


조조의 성공과 실패, 그 속에 숨겨진 심리학적 분석이 이 책의 핵심이다. 삼국지를 좋아하고 조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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