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소고기를 위한 변론 - 지속가능한 지구생태계와 윤리적 육식에 관하여
니콜렛 한 니먼 지음, 이재경 옮김 / 갈매나무 / 2022년 4월
평점 :
2006년 말, 유엔 식량농업기구가 <가축의 긴 그림자>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인간이 유발하는 온실가스의 18%가 육류 때문이라는 내용이다.
그중에서도 소가 비난의 중심이 됐다. "어떤 것이 기후변화에 더 나쁜가? 햄버거를 먹는 것? 아니면 사륜구동 대형 차량을 모는 것?" 그런 기사들은 으레 햄버거가 더 나쁘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환경을 위해서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구입하는 것보다 소고기를 끊는 것이 더 좋다는 제언으로 끝을 맺는다. 소고기 비판론자가 소를 메탄 배출의 주범으로 모는 빌미가 되는 것이 소 특유의 소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이다. 이런 비판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소 방목은 제대로 관리될 경우 소고기 생산이 배출하는 탄소의 총량보다 더 많은 양의 탄소를 토양으로 돌려보낸다. 다시 말해 방목은 오히려 대기 중 탄소 저감 효과를 낸다.
저자는 적정한 방목만이 소고기가 받는 비난에 대한 해결책이라고 책을 통해 주장한다. 하지만 현실은 과연 그럴까?
땅이 넓고 활용할 수 있는 여유 자금이 있는 선진국에서나 방목이 가능하지 세계의 대부분 국가에서는 비좁은 공간의 축사에서 이들을 기르고 있다. 또한 먹이로 제공되는 콩이나 옥수수 등 외국에서 생산된 사료를 위주로 하기에 온난화를 가속화 시킨다. 책을 통해 방목을 통한 소고기가 온난화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하지만 그것은 편협한 자기 합리화라 생각된다. 본인이 방목을 하고 있기에...
책을 읽는 동안 한편의 해결책이 되겠지만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 계속되었다.
소 역시 인간에게 많은 유익을 가져다주는 동물이다.
인간의 욕심이 이들을 가두고, 번식을 통해 개체 수를 늘리고, 저렴한 비용으로 고기를 얻기 위해 약물을 남용하고, 불법으로 도살하고...
결국 소의 문제가 아닌 인간의 욕심과 사육 방식이 문제라는 점은 동의할 수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채식주의자가 돼라 강요할 수는 없지만 조금이라도 육류 소비를 제한하고, 친환경 농장에서 생산되는 육류를 더 소비한다면 축산 환경이 조금 더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