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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배워 크게 쓰는 재무제표
김성호 지음 / 파지트 / 2022년 2월
평점 :
회계학을 전공하고 재무제표를 만드는 일을 본업으로 하고 있지만 다른 회사의 재무제표를 분석하지는 않는다. 대강 이 정도 매출하고 이익은 어느 정도 나는지 훑어보는 정도랄까?
재무제표를 처음 만난 것은 신문에 실린 결산공고였다. 그것도 숫자를 모두 한자로 기록한 것으로 말이다. 이건 보라는 거야? 아니면 한자를 일일이 번역하라는 거야? 하며 짜증을 냈던 것이 기억난다.
회계는 기록이다. 기업을 비롯한 다양한 조직의 경제 활동을 정해진 룰에 따라 측정해서 기록하는 것이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회계를 일컬어 '비즈니스의 언어'라 부르기도 한다.
비즈니스 언어인 회계를 알듯 모를듯한 한자로 기록하다니... 요즘은 모두 한글로 올리지만 예전엔 그런 회사들이 꽤 있었다.
회계가 지금의 제도처럼 체계적으로 자리 잡도록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복식부기의 발명을 들 수 있다. 복식부기는 지금까지도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틀로서 자리하고 있는데 지금으로부터 오백이십여 년 전인 1494년 이탈리아인 루카 파치올리에 의해서 만들어졌다.
재무제표(Financial Statement)란 기업의 자산 상태와 손익 현황 등 재무적 상황을 각기 다른 4가지 관점에서 작성한 보고서 세트이다.
재무제표를 구성하고 있는 4가지 보고서
- 재무상태표(Balance Sheet) : 특정 시점의 회사의 재무 상태를 보여준다.
- 손익계산서(Income Statement) : 특정 기간 동안의 손익 상황을 보여준다.
- 현금흐름표(Statement of Cash Flow) : 특정 기간 동안 현금의 흐름을 보여준다.
- 자본변동표(Statement of Changes in Equity) : 특정 기간 동안 자본의 변화를 보여준다.
대학교 1, 2학년 때 재무제표는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현금흐름표, 주석 및 주기로 배웠다. 그런데 군대를 다녀오니 재무제표가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 자본변동표로 바뀌었다. 솔직히 현업을 하면서도 자본변동표를 작성하는 일은 거의 없으며 현금흐름표는 아직도 스스로 만들지 못한다. 그래서 그런지 현금흐름표를 아직도 볼 줄 모른다. 그리고 왜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당위성도 잘 모르겠다. 기업을 분석하는 지표들도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를 근거로 비율을 구해 적정성을 따지기 때문에 그럴지도 모르겠다.
재무제표를 읽는 3단계 비법
숲을 보기 - 나무를 보기 - 나무를 가공하기
1단계 <숲을 보기>라는 말에는 보는 사람이 숲 밖에 있다는 점이 전제되어 있다. 독서를 예를 든다면 추천사, 머리말, 목차 등을 먼저 보며 책의 전체적인 주제와 대략적 내용, 그리고 구성을 보는 것과 다르지 않다. 회계로 돌아와 숲을 보기는 주로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되어 있는 사업보고서를 찾아 회사의 개요부터 순차적으로 읽어나가며 재무제표에서 큰 카테고리를 통해 회사의 전반적인 규모와 성장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2단계 <나무를 보기>는 재무제표를 더 세부적으로 3가지 관점으로 나누어 관찰한다.
- 안정성 : 기업의 재무 상태가 얼마나 안정적인가를 분석하는 것으로 유동비율, 당좌비율, 부채비율, 현금 보유량을 분석한다.
- 수익성과 성장성 : 기업의 매출 증가와 이익률을 통해 얼마나 수익성이 있는지 분석하는 것으로 매출 성장률, 매출 총이익률, 영업이익률, 당기순이익률을 분석한다.
- 효율성 : 기업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어느 정도 이익을 남겼는지 분석하는 것으로 총자산이익률, 자기자본이익률, 재고자산회전율, 매출채권회전율을 분석한다.
3단계 <나무를 가공하기>는 기준점을 세우고 그에 맞추어 목표를 잡는 단계를 의미한다. 기준점은 다른 기업과 비료를 통해서 상황과 수준을 점검하는 것을 의미한다.
재무제표를 볼 줄 아는 사람이라면 대부분은 2단계까지는 무난하게 작성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증권사 HTS나 네이버의 기업분석이 워낙 잘 되어 있어 1, 2단계는 회사 이름만 치면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경쟁사와 재무비율을 비교하여 분석하는 것이 과연 효과적일까 의구심이 든다.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와 테슬라를 비교한다면 회사의 규모나 시장 지배력이 다른데 이들을 비교해 무슨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
이 책은 정말 재무제표가 어떻게 생겼는지 처음 보는 사람에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책이다.하지만 이 책을 통해 재무제표에 대해 뭔가 큰 것을 배우겠다는 사람에겐 다소 싱거울 수 있다는 점을 미리 말해둔다. 재무제표를 어떻게 접근하고 어떻게 정보를 이해하는지에 대한 기초를 배울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