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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배우는 조선 왕실의 신화 ㅣ 한빛비즈 교양툰 15
우용곡 지음, 전인혁 감수 / 한빛비즈 / 2022년 2월
평점 :
숭유억불 정책에 소격서까지 폐지하며 성리학이 아닌 것에 대한 적개심까지 내보이던 조선에 전해지는 신화가 있을까 의심이 들었다. 흔히 대하드라마를 보면 '종묘사직'이란 말을 흔히 듣었지만 '사직'에 대한 정확한 의미는 몰랐는데 책을 통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유교의 나라 조선.
조선 왕실에서는 여러 신을 모시고 있었다.
하늘에 있는 천신, 땅에 있는 지기, 사람에게 있는 인귀.
유교에서 제사라는 행위는 자기 자신이 아니라 공동체를 위해서 행하는 것이었다. 즉 국왕이 종묘와 사직을 비롯해 국내의 각종 천신, 지기, 인귀에게 제사를 지내는 것은 자기 자신이 아닌, 조선이라는 거대한 공동체를 위해 '예(禮)'로써 행하는 의식이었다. 천신에 대한 제사를 '사(祀)', 지기에 대한 제사를 '제(祭)', 인귀에 대한 제사를 '향(享)'으로 표현한 것은 이러한 의식의 발로였으며 실제 제례 현장에서도 각각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조선 왕조는 세상의 모든 신을 제사 지내지 않았다. 제사 대상이 되는 신은 전통적인 가치에 근간한 '영험성'이 아닌 '인간의 삶과 국가의 통치에 공이 있고 모범이 될 덕(功德)'을 바탕으로 선정됐다. 또한 만물을 낳고 기르는 하늘과 땅은 물론, 비와 구름을 내리고 인간 생활에 필요한 재화를 내리는 각종 자연신도 포함된다.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본 사람이라면 '종묘사직'이라는 단어를 한 번쯤 들어봤을 텐데,
'종묘'란 역대 왕과 왕후의 신주를 모신 사당을,
'사직'은 토지의 신 '사(社)'와 곡식의 신 '직(㹄)'을 뜻한다.
사직은 고대 은나라 갑골문에 나타날 정도로 아주 오래된 신들이다. 특히 민생과 매우 밀접했기 때문에 많은 유학자들의 관심을 받았는데, 그들은 유교 경전인 <주례>의 예법에 따라 나라를 건국하면 종묘사직을 세울 것을 강조하였다. 유교 국가였던 조선도 그 영향을 받았기에 건국 초기부터 사직단을 만들어 4명의 신을 모셨는데, 2개의 제단(사단, 직단)에 각각 국토의 신 국사와 곡식의 신 국직을 주향하고 토지의 신 후토와 오곡의 신 후직을 배향했다.
비록 공자 자신은 살아생전에 본인의 이상을 실현하지는 못했지만, 공자의 사상은 그가 남긴 저서와 제자들의 활동 덕분에 수많은 왕조의 통치 이념으로 수용될 수 있었다.
유가라고 불리는 유학자 집단은 한나라 때에 이르러서는 공자에 대한 국가 제사도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는데, 이후 공자에 대한 제사를 석전(釋奠)이라 불렀으며, 유교를 받아들인 국가들은 각자 문묘(文廟)를 설치하고 석전 제사를 지내게 되었다.
문묘(文廟)는 공자와 그 제자들, 그리고 후대에 학문적 공이 큰 학자들을 성현(聖賢)으로 모시고 봄가을에 석전제를 지냈다. 공자 이래 성인이 제시한 인간 문명의 정수를 계승하는 계보를 성리학에서는 '도통(道統)'이라 지칭했다. 즉, 문묘는 도통이 국가적으로 공인되었음을 확인하는 장소이기도 했다. 문묘에 종사된다는 것은 그가 도를 이해하고 실천한 성현이었음을 공인하는 절차인 셈이다.
이외에도 동관왕묘, 시조 제사, 말에 대한 제사, 별에 대한 제사 등 다양한 제사와 신화 이야기가 펼쳐진다. 책을 읽는 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유교국가 조선이 맞는지, 왜 이렇게 많은 신들을 섬겼는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래도 책을 통해 다양한 우리 역사를 알 수 있어 좋았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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