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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꼬치의 기쁨
남유하 저자 / 퍼플레인(갈매나무) / 2021년 12월
평점 :
출혈된 두 눈과 검은 머리카락까지 표지부터 심상치 않다. 로멘쓰를 쓰는 호러 작가 남유하의 신작이다. 어린 시절 왜 그리도 무서움이 많았던지 꿈에서까지 악몽에 시달렸다. 하루는 귀신과 싸워보라는 엄마의 조언을 받은 후부터 꿈에 나오는 귀신들이 무섭지 않게 되었다는 작가의 말. 이후 꿈과 상상 속의 이야기를 단편 소설로 묶어 한 권의 책으로 발간했다. 양꼬치의 꿈.
양꼬치가 호러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 다들 제목부터 의아해 한다.
처음엔 너무 짧은 이야기이기에 설마 했다. 책을 읽어 내려가다 보니 양꼬치 집 이름이 '남편' 양꼬치이다.
한마디로 남편을 죽여서 그 고기로 양꼬치 집을 운영한다는 이야기이다.
양꼬치를 좋아해 이 집을 찾은 손님들은 매번 고기가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러나 자신들도 남편이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양꼬치의 기쁨'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의 주인공은 사회의 약자인 여성들이 주가 된다.
시어머니와 함께 살기 싫어하는 아내 이야기, 남편이 첫사랑을 찾아 떠나며 버려진 아내 이야기,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것을 경험하는 평범한 직장인 이야기, 살인죄로 복역하며 그 대가로 육체의 상실을 받는 이야기, 사이비 종교를 믿는 후배 이야기, 얼굴의 흉터가 인한 콤플렉스를 갖은 청소년 이야기,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남녀 이야기, 두 시간 후의 지구 멸망 이야기이다.
처음엔 시각화된 정보로 인한 공포가 아니기에 글로 된 공포가 '얼마나 무섭겠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 이야기인 '초신당'을 읽으며 방향 감각을 상실한 채 미지의 공간에서 헤매는 주인공과 어린아이의 울음소리 그리고 어둠이 조화를 이루며 공포를 자아내는데 이거 생각했던 것 의외로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너무 무서워 이불 속으로 숨을만큼은 아니지만 조금씩 조여오는 공포감이 이루 말할 수 없다. 거기에 짧은 10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되어 있어 한 편이 끝나면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며 이야기가 확 바뀌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짧은 10편의 단편들 모두 우리가 한 번쯤은 상상해 봤던 이야기들이다.
사실 실행에 옮기고 싶지만 그 후의 형벌이 무서워 다들 마음속으로 꼭 숨겨둔 이야기들이다. 다들 상상 속에서는 직장 상사를, 아내를, 평범한 타인을 한 번쯤은 죽여 봤을 것이다. 이런 이야기들을 읽으며 살짝 대리 만족과 약간의 공포감을 준다. 짧은 이야기가 이어지다 보니 책장을 넘긴 후 3~4시간이면 다 읽을 수 있는 재미있는 호러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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