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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2 : 만화로 배우는 서양사 - 십자군의 원정로를 따라가는 시간여행 ㅣ 한빛비즈 교양툰 11
파니 마들린 지음, 다니엘 카사나브 그림, 김수영 옮김 / 한빛비즈 / 2021년 4월
평점 :
만화 주인공으로 나오는 캐릭터가 내가 싫어하는 인간을 너무나 빼닮았다. 책 표지부터 맘에 안 드는군...
십자군 원정로를 따라가는 시간 여행이라는 부제목이 있지만 솔직히 십자군은 종교의 이름을 빙자한 약탈 전쟁이었다. 봉건주의와 종교의 대립 속에 농업 생산성이 증가하며 농민들이 도시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들은 저임금의 노동자나 수공업자들로 전락한 반면 이들을 고용한 신흥 부자들은 그들의 배를 불리기 시작했다. 영주, 교황 그리고 새롭게 나타난 신흥 착취 계급까지 약자들의 삶은 점점 더 팍팍해갔다. 이런 사회적 불안이 도화선이 되어 언젠가는 민란으로 번지게 될 것이 불 보듯 뻔한 이치.
사회적 불만을 없애고 통합하는 데는 전쟁만큼 좋은 게 없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 마침 기독교의 성지인 예루살렘이 이교도의 손에 떨어진 상태, 이를 회복하기 위한 성전이 준비되었다.
이 십자군에 뛰어든 사람들은 명예를 중시하는 기사와 왕을 제외한다면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별다른 것 없는 농민들이었다. 또한 이 전쟁 중에 약탈을 통해 한몫 벌수 있다는 솔깃한 정보에 너 나 할 것 없이 전쟁에 참여했다. 전쟁은 잘 준비된 군사와 군량이 있어야 승리할 수 있는 법, 이런 오합지졸을 가지고 전쟁을 치른다면 결과는 뻔한 일이다. 1차 십자군에 이어, 2차 십자군까지 전멸에 가까운 패배를 당한다. 교황의 권위 아래 진행된 전쟁에서의 대패, 교회는 그들의 권위를 살리기 위해 전쟁을 더 아름답게 포장하기 시작한다.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도 삶이 퍽퍽하기는 마찬가지다. 청년들은 꿈을 잃었고,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이익만 추구하고, 40대 가장은 가족을 부양하기에 허리가 휜다. 빈부 격차와 양극화는 극도로 벌어지는 현대 시대, 코로나로 인해 생존이 우선시 되고 있다. 코로나가 민란의 계기가 될지 아니면 테러나 전쟁이 계기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조만간 세상이 뒤집힐 것 같은 예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