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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먼저 살려야 할까? - 깐깐한 의사 제이콥의 슬기로운 의학윤리 상담소
제이콥 M. 애펠 지음, 김정아 옮김, 김준혁 감수 / 한빛비즈 / 2021년 2월
평점 :
세계 어느 나라든 생명을 살리는 '의사'라는 직업을 귀하게 대우한다. 부를 때도 꼭 '님'자를 덧붙여 '의사 선생님'이라고 깍듯이 높여 불렀다.
거기에 건강만 허락된다면 80살까지도 개인 의원을 운영할 수 있기에 고소득 유망 직종으로 인기가 좋은 직업이다.
그렇다 보니 의사가 되기 위해선 중고등학교 성적이 상위 1%에 들어야 하기에 만만치 않은 진입장벽이 있는 게 사실이다.
이런 기득권을 이용해 집단 이기주의를 불러일으키는 일들이 요즘 들어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공공 의대 설립을 반대해 전공의 국가시험 거부 및 총파업, 금고 이상 범죄에 대한 의사 면허 취소에 반대해 코로나 접종 거부 등등
이런 의사들에게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의료계를 비판할 때면 번번이 들고 나서는 히포크라테스 선서, 그런데 이 선서에는 의사들에게 외과 수술을 금지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나?
세월이 흐르며 의술도 발전했지만 환자와 인권을 고려한 의료법들이 제정되며 안전장치를 갖추기 시작해 오늘에 이른 것이다.
그래도 생명과 직결된 일이다 보니 극단적인 선택을 강요받을 때가 종종 있다.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할지 법률적으로 검토를 해 보자!
예상치 못하게 친자 관계가 성립하지 않을 때 병원은 이 사실을 알려야 할까?
선생님이 치료한 환자들의 생존율은 얼마인가요?
진상 환자 혹은 악명 높은 독재자에 대한 의료 거부가 타당할까?
단식투쟁 수감자에게 강제 영양공급을 해도 될까?
생존율이 낮은 환자의 치료비를 지원하지 않아도 될까?
무엇으로 죽음을 판단할까?
감세 혜택을 받기 위해 부모를 안락사 시켜달라고요?
가망 없어 보이는 환자에게 인공호흡기를 떼야 할까?
병원에서 발생하는 작은 실수나 생명이 오가는 일 역시 의사뿐 아니라 환자와 가족들까지 인과 관계가 형성되어 있다.
누구 일방의 요청을 들어줄 수 없는 상황에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을까?
이를 돕기 위해 의사이자 변호사인 저자가 필요한 것은 아닐까?
의사라는 직업이 화려해 보이지만 3D 업종으로 분류되는 고된 일이다.
누구 말대로 소명이 없으면 할 수 없다고는 하지만 과연 돈이 없어도 치료해 줄 수 있는 의사가 얼마나 될까?
요즘 의료인들의 구태를 보면서 장기려 박사나 TV 드라마 속의 낭만 닥터 김 사부가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앞으로 인공지능이 의사를 대신해 질병을 판독하고 처방을 내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때도 의사들이 그렇게 콧대가 높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