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수상한 서재 3
하승민 지음 / 황금가지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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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지대와 어촌이 함께하는 시골마을 안덕.

산업화의 끝물, 세계 경제 위기로 그나마 돌아가던 공장들도 인원을 줄이며 외국인 노동자들도 자취를 감춘 도시.

안덕의 자랑이자 조씨 집안의 자랑인 세휘, 그녀는 사법고시를 패스하며 검사가 되었고 남편도 검사이다.

부족할 것 없어 보이는 부부이지만 40대에 접어들며 남편은 외도를, 세휘는 과도한 스트레스로 알코올에 의존한다.

더는 부부의 연을 이어갈 수 없다고 판단한 세휘는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한다.

이 부부에겐 하나뿐인 아들 수민. 수민을 차지하기 위한 양육권 소송에서 수민이 엄마를 택하며 일단락된다.

이혼 소송으로 정내미가 떨어진 서울을 벗어나 잠시 쉬며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고향인 안덕으로 내려가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한다.

3년 전 아버지가 방파제에서 실족해 익사하며 고향집엔 혼자뿐인 엄마와 함께 살림을 시작한다.

특별한 재산이 없기에 엄마는 촌수가 높아 할아버지 뻘인 사촌 아저씨 공장 식당에서 일을 했었다.

나이가 들어서인지 소금을 넣어야 하는데 설탕을 넣고, 설탕을 넣어야 할 때 소금을 넣는 등 깜빡깜빡하는 일이 잦았다.

이로 인해 식당 일도 할 수 없어 집에서 쉬며, 간간이 사촌 아저씨의 도움으로 생계를 이어간다.

시골 동네 안덕을 주름 잡는 사촌 아저씨 장정호. 그는 법으로 해결하기 힘든 일을 나서서 해결하는 해결사이다.

그는 국회의원과 줄이 닿아 아파트 분양과 모텔 사업 등 이권이 생기는 일을 도맡으며 자금 세탁을 통해 권력을 차지하게 된다.

그의 권력과 힘에 빌붙어 사는 고등학교 후배들, 이들에겐 장정호는 형님이자 구원자이다.

조용한 안덕 시내에 하나뿐인 대형 마트, 길림 마트에 불이 났다.

휘발유 냄새가 가득한 화재 현장은 폭발로 인해 남아난 게 없지만 유리병 속에 빛나는 엄지손가락이 연쇄 살인을 암시한다.

길림 마트의 주인은 장정호의 후배로 직원들의 임금을 체불하고, 폭력을 행사한 경력이 있다.

마트 직원이나 원한을 품은 사람의 소행이라 생각했지만 단서도 CCTV 영상도 없다.

뒤이어 벌어진 안덕의 유일한 횟집 영남 수산에 불이 났고, 주인도 역시 사라지고 검지만이 단서로 남았다.

세 번째 화재 사건은 골프 연습장, 이곳 역시 장정호의 후배가 운영하는 곳이다. 중지 손가락만이 또 단서로 남았다.

이전까지는 남자가 범인이라는 암시를 줬다면 세 번째 화재 사건엔 '인숙'이란 덩치 크고 힘센 여자가 납치범으로 버젓이 드러난다.

추리 소설과 범죄 소설에서 이렇게 범인을 들춰내도 될까? 앞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단조로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네 번째 화재 사건은 인력 사무소를 운영하는 장정호의 후배, 이번에도 넷째 손가락이 단서로 남았다.

이 화재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변호사인 세휘와 안덕일보 기자인 한병주는 힘을 합친다.

세 번째 화재 사건 후 인숙의 딸과 세휘의 아들이 공공연한 연애질로 인해 화가 난 인숙은 수민에게 폭력을 행사한다.

이에 눈이 뒤집힌 세휘는 안인숙을 공격하고, 아동 폭행죄로 신고해 인숙을 유치장에 가두게 된다.

하필이면 이때 네 번째 화재가 발생한 것이다. 다시 사건은 미궁으로 빠지고 독자들도 다시 긴장하게 된다. 누가 범인일까?

인숙의 몸에 새겨진 칼로 그은 흔적들, 이 흔적을 폐품 수집 노동자인 네팔 청년에게서 보게 된다.

네팔 노동자를 범인으로 확신한 세휘, 그를 잡기 위해 경찰에 신고하지만 추측만 가지고 사람을 체포할 수는 없었다.

마지막 남은 강정호는 안덕에서 몸을 피해 서울로 도주하지만 그 뒤를 쫓는 검은 그림자, 그는 누구일까?

그리고 납치된 사람들은 과연 어디에 숨겨져 있을까?

인숙은 맑은 날이나 비가 오는 날이나 해안가 머구리 바위에서 낚시를 한다. 매일하는 낚시지만 실력이 없는지 빈손일 때가 많았다.

머구리 바위 옆으론 동굴이라 부르는 움푹 파인 웅덩이가 있었다. 동네 어른들은 그곳에 귀신이 출몰한다며 아이들 접근을 막았다.

정인숙의 뒤를 쫓던 한병주는 낚시하러 갈 땐 묵직한 짐을 가지고 갔다가 돌아올 땐 빈손으로 오는 인숙을 의심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곳에서 자란 세휘는 그 동굴에 뭔가가 있음을 짐작하고 동굴로 향하는데, 마침 태풍이 북상하며 바닷물이 심상치 않다.

동굴엔 특별한 것이 없었지만 동굴 가장자리 바닥엔 작은 구멍으로 물이 들낚거렸다.

항상 젖은 머리와 몸에서 악취를 풍기던 인숙을 생각하며 그 구멍에 머리를 디미는 순간 이끼에 미끄러진 세휘는 구멍으로 빠져들었다.

그곳은 납치된 사람들이 죽어가는 무덤이었다. 그들을 구하기 위해 동굴을 나서려는 순간 예기치 못하게 인숙이 들어온다.

뒤이어 인숙의 딸인 중학생 도연이도 함께 나타난다. 과연 누가 범인일까?

이야기는 끝을 향해가며 '유즈얼 써스팩트'처럼 반전에 반전을 일으킨다.

세휘는 이혼 소송에서 아들을 지키고, 안덕에서 새로운 발판을 만들어 정계에 진출할 수 있을까?

사촌 아저씨인 장정호는 이 사건에서 무사할 수 있을까? 범인은 과연 누구일까?

읽는 동안 스릴과 쫄깃함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책.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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