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을 말해줘
이경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구에게나 소원 하나쯤은 있다.

하지만 자신의 생명과 관련된 것이라면 다른 소원과 달리 절박한 심정일 것이다.

죽음의 공포, 이것을 이용한 거대 제약회사의 음모 속에 이야기는 시작된다.

티셀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피부가 뱀 껍질같이 허물이 생기고, 그로 인해 생명을 잃을 수 있다.

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감염된 사람들은 'D 구역'이라 이름 붙여진 격리된 도시로 보내졌다. 허물이 자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약품이자 음료, T-프로틴.

처음에는 저렴한 가격이 공급되었지만, D 구역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제약회사의 농간 속에 가격이 급상승하였다. 죽음을 모면하기 위해 T-프로틴을 구입하려 사람들은 전 재산과 노동력을 제공해 제약회사를 키우고 있다. 이들에게 유일한 희망은 방역 센터에서 개발되는 신약과 8주 동안의 치료 프로그램이다. 신약은 몇 년을 기다려도 기약이 없고, 치료 프로그램 역시 쉽게 재발됨은 물론이고 부작용으로 죽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한편, D 구역에는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설이 있다.

엄청 큰 뱀인 롱롱이 허물을 벗으면 사람들의 몸에 생긴 허물도 함께 벗어진다는 전설, 하지만 롱롱을 봤다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

파충류 조련사이지만 바이러스에 감염돼 D 구역에서 노숙 생활을 하는 여주인공.

그녀 역시 치료 프로그램에 지원하기 위해 악착같이 돈을 벌었다.

방역 센터 입소 면접이 있는 날, 그곳에서 다섯 번이나 방역 센터에 입소했던 경력의 '후리'라는 청년을 만난다. 후리를 통해 버려진 왕궁에 숨어 있는 거대한 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크기와 생김새로 보아 전설 속의 롱롱이라 굳게 믿은 그들은 뱀을 찾기 위해 야음을 틈타 왕궁에 침입했다. 무사히 뱀을 제압하여 왕궁을 빠져나온 이들은 중고 타이어 가게를 운영하는 방역 센터 동기 '김'의 가게로 향했다. 롱롱이 존재한다는 소식은 순식간에 D 구역에 펴졌다. 서로 뱀의 허물 벗는 모습을 먼저 보기 위해 타이어 가게로 몰려들었다. 허물을 벗기 전의 파충류는 힘을 축적하기 위해 엄청난 공격력과 식욕을 보인다. 먹이를 구할 수 없었던 사육사는 자신들이 먹는 T-프로틴을 롱롱에게 먹이기 시작한다.

허물 벗기 전 파충류의 눈은 파랗게 변하는 '블루 현상'이 나타난다.

이미 궁에서 블루 현상이 목격한 사육사는 허물이 벗어지길 기다리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탈피 현상이 멈춰 버렸다. 이렇게 탈피가 멈춰 버린다면 결국 뱀 역시 그 안에서 죽고 말 것이다.

또 한 가지 걱정거리, 이 거대한 뱀이 진짜 롱롱이냐는 것이다.

이 뱀이 허물을 벗었는데, 전설과 달리 사람들의 몸에는 변화가 없다면 그 후폭풍 역시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

죽음을 이용한 공포 마케팅을 주도하는 방역 센터의 공 박사, 롱롱이 허물을 벗으면 사람도 모두 깨끗이 낫는다고 믿는 사육사.

이들의 팽팽한 싸움이 시작되었다. 과연 운명의 신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