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남편이 퇴직했습니다 - 사모님 소리 듣던 28년차 전업주부, 하루아침에 집안의 기둥이 되다
박경옥 지음 / 나무옆의자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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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중반, 회사에서 답답하고 짜증 날 때 '그냥 때려치워~?'하는 생각이 올라오지만 당장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꾹 참는다. 하긴 '이 나이에 어디 받아줄 곳이 없으니'라며 자조적인 말로 위로를 하지만 직장인으로 살아가기가 만만치 않다. 한편으론 은행원이라면 이젠 명예퇴직 시기일 텐데, 과연 퇴직하면 어떻게 살아갈까 걱정도 된다. 그래서 이 책에 더 마음이 끌렸나 보다.

50대 초반 대기업 임원을 지내고 명예퇴직을 당한 저자의 남편.

처음 1년은 '화려한 경력에 어디 취직 못할까?' 하는 자만이 가득했다.

하지만 6개월 실업급여도 끝나고, 퇴직금을 넣어 두었던 통장도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젠 어떤 일이라도 해야 하는데, 이력서를 넣어도 연락 오는 곳이 없다.

경제가 바닥을 치자 부부간에도 다툼이 잦아졌다. 퇴직한 부부가 서로 잘 지내려면 3대가 평안하다.

50 평생을 남편이 벌어다 주는 월급으로 안락하게 생활했던 저자도 생활비를 벌기 위해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다. 여자가 경제적으로 독립해야 퇴직 쓰나미가 와도 휩쓸려가지 않고 대피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퇴직자들은 퇴직 후 여러 단계를 거친다.

처음엔 강하게 부정하고 억울해한다. 그 시간이 지나면 뭔가 할 것 같아 아이디어를 낸다.

처음부터 바닥에 부딪치며 일을 할 생각이 없기에 꿈을 담은 모래성은 허물어지고 만다.

무엇도 할 수 없다는 절망감에 돈도 마르면 추운 노년을 맞이한다.

그렇다면 다른 직장을 취직하는 건 어떨까? 그건 한 마디로 로또 1등보다 더 어렵다.

누군가 새로운 사람이 와서 자신보다 더 일을 잘 한다고 생각해 보라.

과연 내 자리가 없어질 형편인데 그런 사람을 뽑고 싶을까?

은퇴한 부부들은 갑자기 늘어난 같이 지내는 시간에 당혹스러워한다.

처음엔 좋지만 점점 인내심의 한계가 다가온다. 조그만 잔소리에도 서로 짜증을 내며 분노를 폭발시킬 때도 많다. 그러다 황혼 이혼이라는 종착역에 도달하게 된다. 어떻게 하면 슬기롭게 부부 관계를 유지할까?

첫째, 서로 간섭하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산다.

둘째, 취미를 같이 한다.

셋째, 부부간이라도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만 60세 이후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지만, 수령까지 적어도 5~6년은 경제 활동을 해야 하는 50대 과연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50대 바로 취업이 가능한 곳은 택시 운전이나 아파트 경비, 청소 등 일용직이다. 그나마 목표를 갖고 철저히 준비해서 지원해도 계약직이 아니라 임시직으로 수입이 일정치 않다.

퇴직은 자신이 속했던 사회와의 단절이다. 삼식이라도 좋다. 일만 한다면!

퇴직하면 갈 곳이 없고 할 일이 없는 게 아니다.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찾아보자.

인생에서 '내가 주인공'이 되는 시점이다. 회사 인간으로 조직인간으로 살았던 나를 보내고 새로운 '나'를 만나자. 퇴직은 나를 찾아가는 황금기다.

국민연금을 받기까지 10여 년 동안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퇴직한 50대.

부모도 봉양해야 하고, 자녀도 교육시켜야 하기에 직업을 통해 수익을 얻어야 한다.

당장 취업도 할 수 없는 막막한 현실을 과연 어떻게 헤쳐나갈까?

정답은 없다. 지금의 현실에 만족하고 작은 돈이라도 벌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지금 도전해보자.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데 하는 과거의 환상은 깨끗이 버리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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