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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엔터테이너 - 천대와 멸시를 비틀고, 웃기고, 울리다
정명섭 지음 / 이데아 / 2015년 11월
평점 :
조선시대 엔터테이너라는 책을 보았을 때, 겸재 정선, 김홍도와 같은 잘 차려입은 선비들이 먼저 생각났다.
그다음엔 탈춤, 산대놀이와 같은 마당놀이가 생각났고, 영화 '왕의 남자'의 주인공 놀이패가 생각났다.
그만큼 조선시대는 양반 문화가 주축이 되어 놀이문화를 형성하였다는 반증이다.
일반 백성들의 놀이와 유흥에 대해서는 책으로 남겨지지 않았기에 특별히 후세에 전해지는 것이 별로 없다.
그나마 양반들이 특이한 것들에 대해 개인 서적에 남겨놓은 자료가 역사의 빈 공간을 채워준다.
이런 서적에 기록된 재미있는 내용을 꺼내어 소개한 책이 바로 '조선의 엔터테이너'이다.
신분의 한계에 부딪힌 중인, 천민, 몰락한 양반들이 사회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수단이 바로 문학과 그림이었다.
아무리 뛰어난 화가라 하더라도, 아니 임금이 불러 궁궐에 출입하는 화가라 하더라도 그 출신 신분을 벗어날 수 없다.
그들은 한낮 '쟁이'라 불리며 천하게 대하는 기득권들에 대한 울분과 분노를 예술혼으로 불사른 그들.
결코 양반들에게 지지 않으려는 중인과 천민들이 모여 시사회를 만들고,
양반들의 문인화에 뒤지지 않으려는 몸부림으로 붓이 아닌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리는 지두화를 그린다든지,
청나라에 다녀온 기행문을 명나라 유학자들의 문체가 아닌 사실적 묘사 감정 표현으로 기존의 틀을 거부한다.
이를 통해 조선의 독특한 문화 예술이 태어나지만 결국 이들의 작품은 시대에 잊혀졌다.
조선의 엔터테이너, 책을 읽으며 '취화선' 영화 포스터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술 한동이 들고 지붕에 올라 미친 듯이 웃는 최민식의 모습.
이 책 속에 많은 사람들의 면면을 대변하는 듯하다.
조선의 색다른 모습과 일반인들이 어떻게 유흥을 즐겼는지 책을 통해 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