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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조선 황실에 오게 되었나?
엠마 크뢰벨 지음, 김영자 옮김 / 민속원 / 2015년 9월
평점 :
엠마 크뢰벨은 1905년 8월부터 1906년 가을까지 대한제국 황실의 집사로 일한 독일 여성이다.
그녀는 손탁 여사가 1년간 독일로 휴가를 간 동안 임시로 임무를 대신한데 불과하지만, 그동안 보고 들은 경험담을 토대로 1909년 10월 베를린에서 "나는 어떻게 대한제국 황실에 오게 되었는가?"라는 회고록을 출간하였다. 이 책이 바로 그 회고록을 번역한 것이다. 그녀는 독일을 출발하여 미국의 뉴욕-워싱턴-시카고-샌프란시스코를 거쳐 일본, 중국을 여행하며 보고 들은 내용을 꼼꼼히 기록하였다. 특히 그녀가 대한제국 황실에 근무한 기간은 1905년 11월 을사늑약과 1906년 통감부 설치를 전후한 시기인 만큼, 그 기간 동안 대한제국 황실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는지를 관찰할 수 있는 흥미로운 기록들이다.
이 책에서 처음 안 사실은 손택 여사라고 표현된 독일 여성의 나이가 70세였다는 것이다. 그
녀는 러시아 공사를 따라와 무려 25년간 조선에 체류하면서 서양문물을 도입에 영향을 끼쳤다. 특히 아관파천 당시 고종을 근거리에서 보좌하며 신임을 얻어 '무관의 조선 황후'라고 칭할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하지만 이 책에 기록된 내용들은 엠마 크뢰벨이 궁중 주변에서 들은 풍문과 행적을 서술한 것에 불과하여 오류가 매우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가지는 장점은 공식 역사 자료에도 등장하지 않는 궁중 생활사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에 있다.
이 책을 통해 무려 100년 전의 뉴욕과 중국과 일본, 그리고 대한제국 시대로 여행을 떠나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