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차와 장미의 나날
모리 마리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책 제목이 다소 이국적이다. 홍차와 장미.
홍차 때문에 처음엔 인도 쪽 소설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작가를 보니 일본인이다. 모리 마리, 남자? 여자? 잘 알 수 없다. 책 표지의 그림을 보니 여자일 가능성이 높은데.... 표지 그림이 특이함에 끌렸다.

작가 모리 마리는 일본 근대 문학을 대표하는 대문호 모리 오가이의 장녀라고 한다.
어린 시절 손끝에 물 한 방울 안 묻힐 정도로 공주로 자라 16살의 나이에 대상인의 아들과 결혼하였고, 파리에서 살았으며 두 아들을 낳은 후 이혼하였고, 재혼했지만 그 결혼도 파국. 결국 생활비를 벌기 위해 글을 썼다고 한다.
작가 자신이 "정신은 어린애인 채 몸만 어른이 된 사람"이라는 표현을 한다. 책을 읽는 내내 작가의 표현에 동의하게 된다. 거기에 마리 모리는 1903년에 태어났다. 대한제국 광무 7년으로 고종이 왕위에 오른 지 40년째 되는 해이다. 그만큼 마리 모리가 결혼할 당시가 1918년이니 무려 100년 전 수필이라는 거다. 우와!

당시 의사로 독일에 유학한 아버지 모리 오가이,
그의 영향으로 부족함 없는 유년기를 보내며 당시 접하기 어려운 서양 음식의 세계에 빠진다.
먹어 본 사람이 맛을 안다는 속담처럼 그녀가 결혼 후 처음으로 도전한 서양식 요리가 대 히트를 치며 요리에 재능을 발견한다. 하지만 하인을 두고 사는 시댁에서도 요리할 기회는 별로 없었다.
그 후 파리 생활에서 조금씩 서양 요리에 취미를 붙이며 간단한 레시피로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요리를 주위 사람들에게 대접한다. 여러 가지 레시피를 책에서 소개하지만 남자인 내게는 무용지물.

한 여인으로서의 인생을 반추하며 쓰인 수필.
행복한 어린 시절, 왕비처럼 대우받던 초기 결혼 생활까지는 마리 모리는 자신의 삶과 주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쓴다.
그 이후 그녀의 삶이 파국으로 달리며 자신의 이야기보다는 음식 이야기를 주로 다룬다.
아마도 힘든 현실에 대한 도피로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을 택한 듯하다.
나이로는 고조할머니에 해당하는 여성의 삶, 그것도 생소한 일본의 잔잔한 일상이 그림같이 펼쳐지는 수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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