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세계사 - 펼치는 순간 단숨에 6,000년 역사가 읽히는 요즘 어른을 위한 최소한의 시리즈
임소미 지음, 김봉중 감수 / 빅피시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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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찬이에게

뜬금없이 편지로 책 이야기를 쓰는 엄마의 글을 보면, 너는 엄마가 왜 이러나 싶겠지? ㅎㅎ

사실 나도 너를 팔면서 이렇게 쓸 생각은 없었단다. 리뷰는 써야 하는데 이것 말고도 3편을 더 쓸라고 하다 보니 부담이 되지 뭐냐? 그래서 어떻게 쓰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편지처럼 편안하게 쓰면 리뷰가 쉽지 않을까 해서 이렇게 써봤다. 너의 존재를 팔지만, 아마 네가 읽지 않으리라는 것은 잠재적으로 참고하면서 쓰고 있다.ㅎㅎㅎ


네 엄마는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이란다. 엄마 어릴 적에는 <조선왕조 500년>과 <한명회>, <장희빈>,<여인천하> 등 드라마가 있어서 꼬박꼬박 시청하며 국사 공부를 재밌어했어. 그런데! 희한하게 공부하기 시작하게 된 역사, 특히 세계사는 너무 방대해서 책을 던져버리고 싶을 정도로 버겁더라. 전혀 재밌지 않아졌어! ㅠㅠ 그래도 너를 낳고 너랑 대화하는 엄마가 된답시고 다시 책을 읽게 되면서 역사 관련 책을 읽었더니 이젠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더라? 웃기지? 너한텐 공부하라고 잔소리하는 네 엄마도 책을 던지고 싶을 만큼 공부가 싫었단.... 이하 생략


뉴스를 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왜 또 전쟁인지, 중국은 왜 홍콩을 자치권을 박탈하며 자신의 지배하에 두려는지 나오잖니? 그때마다 현상만 알지, 국가들 간의 이해관계나 대립 등 배경은 잘 모르잖아. 그러니 '쟤들은 왜 저래?'라는 생각만 들지. 그러다 보니 궁금하기도 한데, 찾아보려고 하면 세계 역사를 뒤져서 보기엔 엄마의 열정은 거기까지 미치진 못했어. 그래서 이 책이 눈에 띄었던 것 같다. 이 책을 보면 '최소한의 세계사'래. 그것도 어른들을 위한! 아마 나 같은 어른 독자에게 이 책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지. 유튜브 채널까지 하시는데다 8개월 만에 10만 명까지 구독자 수를 늘렸다고 하니 이 책 재미는 보장된 거 아니겠니? 그리고 네 엄마의 기대는 맞아떨어졌다! ㅎㅎ얏호!


일단 이 책에서는 몰랐던 문명의 역사를 알게 되어 옛 세계사를 다시 훑어보는 듯하면서도 흥미로웠단다. 너는 나중에야 배우겠지만, 세계 4대 문명이라는 게 있거든? 물론 여기선 아메리카 쪽의 아스테카문명과 이집트 문명, 황하문명을 다뤘지만 인류의 시작이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하며 읽다 보니 재밌더라. 더군다나 이집트문명은 성경에서도 나오잖니? 이집트 파라오를 떠올리며, 그렇게 미인이었다는 클레오파트라를 떠올리며 읽었단다.


그리고 1,2차 세계대전뿐 아니라 다른 여러 전쟁사들을 다뤘어. 엄마가 역사책을 많이 본 건 아니지만, 여태껏 본 것과는 달라서 새로운 구성이었어. 베트남과 중동의 경우 학교 다닐 때 세계사 공부에서도 많이 다뤄지지 않았거든. 별로 관심 있게 보이지도 않았고 말이지. 그런데 우리가 조만간 베트남으로 여행도 갈 계획인데, 그냥 휴양지로서의 베트남이 아닌 그 역사를 알게 되니, 국민성과 문화 등 많은 것이 새롭게 보이더라. 중동도 우리가 접하는 매체 등이 늘 미국 이스라엘 중심으로 보여주다 보니 중동은 우리에게 호의적인 곳은 아니지. 오스만 제국부터 이슬람 종교와 문화, 그리고 이스라엘과의 끊임없는 대립 등 왜 그리 이스라엘과 사이좋을 수 없는지 알 것 같더라. 최근 시작한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의 가장 깊은 배경을 조금이라도 알고 싶다면 네가 어른이 아니더라도 이 책을 읽어봤으면 좋겠다. 딱 그 부분만이라도! 아마 조금만 시간을 내면 읽을 수 있을 거다. ㅎㅎ


그 외에도 스페인과 영국, 러시아 동슬라브 국가가 다뤄진 세계사 이야기가 있어. 몇 나라의 역사 지식이 전 세계적인 문제와 연결되어 굉장히 재미있게 읽혔단다. 그런데다 러시아 동슬라브엔 최근 2년 넘게 진행 중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야기가 거론되니 두 나라의 관계와 배경적 상황이 이해되더라. 그렇다고 전쟁을 지지하는 건 절대 아니야! 단연코 아니지! 미국이 1,2차 세계대전에서 어떻게 참전하여 지금의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는지, 유럽과 미국, 아시아 여러 국가들 간의 연합과 대립의 이야기들이 헷갈리지만 쉽고 술술 읽히게 적혀있어. 특히 우리가 광복이 되기 전, 일본이 패전을 인정하기까지 미국과 일본이 이렇게 지겹게 전쟁을 치러냈다는 걸 알면 기절할 듯 놀랄 거다.


그런데다 아이티라는 나라는 어떻고? 이 책에서 그 나라를 다뤘다는 게 놀라웠는데, 내용은 처참했다. ㅠㅠ 너가 태어나기도 전인 2010년에 아이티라는 작은 섬나라가 초토화될 정도의 큰 지진이 일어났었던 적이 있거든. 모금과 구호활동으로 전 세계적으로 도움의 손길이 뻗쳤었는데, 엄마도 그제야 그 나라의 존재와 나라의 경제적 상태를 알게 되었었단다. 그런데 네가 그렇게 흉내 내고 밤마다 생각나서 잠도 못 자게 하는 좀비가 이 나라에서 시작됐다는 거 너는 알 리가 없겠지? 엄마도 처음 알았으니까. 좀비가 나올 수밖에 없던 그 나라의 비참한 현실과 상황은 말할 것도 없다. 그 이야기는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어떻게 이렇게 막 다루고 잔인하게 이용할 수 있는지 소름 끼치는 내용이었어. 이런 내용을 안다면 네가 좀비를 함부로 흉내 낼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엄마가 요즘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을 걸으며(?) 세계 기행 다큐를 많이 보는데, 거기서 처음으로 캄보디아 킬링필드를 알게 되었는데 말이야. 이 책에서도 캄보디아 킬링필드를 다루고 있더구나. 킬링필드란 한 사람의 독재와 반지성적인 광기로 전 국민의 4분의 1이 끔찍하고 억울한 죽음을 당했던 대학살을 말하지. 무려 200만 명이나 말이야. 그걸 기념하는 곳이 캄보디아에 킬링필드 추모지로 여러 곳에 있다고 하더라. 참 이런 죽음을 보면, 엄마는 너랑 세 끼 이상으로 잘 먹고, 자유롭고 건강하게 잘 지내는 데다 대한민국이라는 자유민주국가에서 살고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하나도 불평하고 살 게 없을 정도로 우리는 그 어느 시대, 어느 나라 못지않게 풍족한 세상에서 살고 있어. 이런 내용이 너에겐 와닿을까?


네 엄마 편하게 쓴다면서, 왜 이렇게 길게 쓴 거니? ㅋㅋ 이제 마무리해야겠다.

아무튼 한 책으로 기나긴 역사를 한번 관통해 훑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으라고 하고 싶다. 엄마는 여태까지 배워온 모든 역사 조각들을 이 책을 읽으며 부분 부분을 예전보단 조금 더 크게 완성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단다. 새로운 역사적 지식을 알게 되어 무척 뿌듯하면서도 재밌어서 신이 날 정도였다. 누구나 그렇듯이 새로운 걸 알게 되면 짜릿한 느낌이 들거든? 다른 분야도 그렇지만, 세계사에서는 새롭고 재미난 이야기들이 무궁무진하지.^^ 아직 완전히 하나로 하나의 큰 그림이 나오기엔 엄마가 이 책을 몇 번이고 읽고, 다른 책들도 다양하게 읽어봐야 할 것 같다.(이 책을 옮겨 적는데, 왜 내용이 새로운 거니? 네 엄마의 기억력도 나이를 먹고 있는 게 확실해.ㅠㅠ) 위에 이미 썼지만, 주요 강대국의 이야기뿐 아니라 전반적인 문명과 전쟁 이야기로 인류 초기의 모습을 볼 수 있어. 그리고 우리의 시선에서 아직 사각지대에 있는 나라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간다면 꼭 이 책을 읽어봐라! 엄마는 이 책의 이런 내용이 너무 좋았단다. 새로운 걸 알아서 즐겁고, 끔찍하고 잔인한 역사가 슬프고, 인간의 광기와 탐욕이 얼마나 큰 파괴력을 지니고 있는지 경악하고 치를 떨었던 엄마가 한 경험을 이 책을 읽어보며 너도 해보았으면 한다. 그래서 (더 좋은 재밌는 책은 많이 나올지 모르겠지만) 언제가 되었더라도 이 책을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


이제 그만 써야지. 진짜로 그만 써야 해. 계속 이 리뷰를 붙들고 있으면, 리뷰에 질려버려서 다른 리뷰 쓸 부담에 도미노처럼 리뷰 펑크를 낼지도 몰라.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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