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후드티 - 그리고 어떻게든 절망에 지지 않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아무튼 시리즈 38
조경숙 지음 / 코난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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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드티를 입는 이유는 있다. 맨투맨보다 후드티는 모자에서 생기는 '아우라(?)'가 있어서 조금더 예쁘다. 모델들이 입은 거 보고 너무 간지나는 게 예뻐보였다.(실제로 나는 매우 다름에 실망하기 했지만) 그래서 몇 개 구입하다보니 입는다. 겨울에 입기에 따뜻해 좋다. 두 겹을 입어도 즉, 후드티 안에 티 하나를 더 입어도 답답하거나 불편하지 않다. 비오거나 눈 올 때 가림막이 되어 준다. 얼굴 가리고 싶을 때 딱이다.


위와 같은 이유로 나는 겨울에 주 3회정도는 후드티를 꺼내입는다. 그 정도면 후드티를 즐겨입는다고 생각했다. 물론 17벌(후드집업 포함)이라는 저자분에 비하면 적은 편이지만 말이다. 후드티에 대해 아무튼 시리즈로 내줄 정도라니, '후드티'에 대한 가치관과 철학이 얼마나 분명하신 분이길래? 그게 그렇게 궁금했다. 후드티가 캐주얼하다보니 내용도 단순하고 캐주얼할 거라 예상했는데, 의외로 진지했다. 그래서 의외로 좋았다. 후드티를 중심으로 마인드맵처럼 뻗어나간 생각들이 인상적이었다.


후드티의 이름과 시작을 거슬러 올라가기도 하고, 후드티를 통해 저자의 여러가지를 바라본다. 항의의 의상이었던 것부터 자신의 직업(개발자), 사회 운동하기에 입기 좋은 옷, 자신이 후드티를 여러벌 사들이게 된데서 자신을 찾아가는 이야기, 살과 체형에 대한 이야기, 육아 등 그녀의 인생전반에는 후드티가 있었다. 후드티가 자신을 이야기해줬고, 자신의 마음을 대변해주었다. 저자의 삶 속에서 후드티는 최고의 실용성과 효율성을 선사했다.


나무꾼과 선녀에게도 선녀옷보다는 후드티가 하늘로 날아가기 좋을거라고 은근스레 추천인 듯 추천아닌 추천같은 이야기를 쓴 면에선 큭큭 웃음이 났다. 나 또한 그 말이 공감이 됐다. 아 좋지!! 후드티 타고 하늘을 올라가면!!


그럼! 아이 셋을 데리고 하늘나라로 가려면 아이를 어떻게 안아야 하나 상상해보기도 했다. 가장 어린 아기는 후드티 모자에 구멍을 두 개 뚫어 다리를 넣어서 보행기마냥 탈 수 있게 하고, 양 사이드에는 힙시트(어깨띠없이) 받침을 두 개를 둔다. 아이를 엉덩이를 엉덩이 받침에 걸치게 태워서 올라가면!! '승천안정성'이 보장 아니겠어?라는 생각! 오! 그러면 기저귀나 가재수건, 물티슈 담을 가방도 어깨에 맬 수 있겠어!! 이런 생각?


아무튼, (정신차리고) '후드티'로 돌아와서 ...

IT 쪽 일하시는 분답게 객관적인 정보를 설명할 뿐 아니라, 글도 자기 분석적이고, 사색적이었다. 후드티로 시작한 글에서 생각지 못하게 많은 부분에서 공감이 갈 뿐 아니라, 문장 또한 좋았다.

소소한 소재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색다른 임팩트와 통찰을 가져다 줘서 좋았던 책이다.


사회문제나 참여에 진심이신 분들, 직장을 다니시는 여성분들 그리고 워킹맘, 체형에 대해 비관적이셨던 분들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다. 한번 읽어보시면 위로도 되고 자신의 생각도 정리해볼 수 있는 책이다. 여성분들에게 많이 공감과 도움이 될 것같아서 추천해드리긴 하나 남성분들이 읽고 싶으시다면 굳이 말리지 않는다. 무슨 책이든 나쁠 건 없으니까요!!^^ (남성혐오 같은 건 전혀 없으니 날세우지 마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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