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땡큐 에디션) - 독보적 유튜버 박막례와 천재 PD 손녀 김유라의 말도 안 되게 뒤집힌 신나는 인생!
박막례.김유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8월
평점 :
품절


 

난 진짜 다음 생엔... 기계랑 살 거다 p.272

 

책 속 박막례 할머니의 이 한 마디를 듣고 이 책을 선택했다. 유투브, 책 출간, 요리, 여행 등 그녀의 모든 것이 사람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고생 끝에 씁쓸한 뒷모습을 보이는 보편적인 노년의 삶이 아닌 새롭게 태어난 박할머니의 이야기는 생기발랄하며 매력적이다. 그녀의 어떤 것이 수많은 이들의 클릭수를 높였을까?

 

71세 박막례할머니의 스토리는 15세 소녀 적부터 시작한다. 이렇게 자신의 삶에 책을 낼 줄 알고 계셨을까? 그래서인지 사진과 스토리로 구성한 내용은 상당히 적다. 공부에는 열망이 있었으나 여자라는 이유로 기회를 잃은 한 사람으로, 어릴 적 시작을 가서 신랑은 아이와 아내만 두고 떠나고 홀로 아이들을 키우며 고생한 이야기들. 그리고 그 산전수전을 다 겪고 나니 남은 건 치매라는 진단 뿐! 치매라는 사실을 알고 난 후, 손녀의 남다른 사랑과 재능이 역동적인 할머니의 성격과 잘도 맞아 떨어지며 새 인생의 막을 연다. 책 분량으로 보면 얼마나 그 인생이 즐거웠을까 싶을 정도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재미난 입담도 끊임없는 도전도 그의 나이를 잊게 했다. 자꾸 도전장을 물어오는 손녀가 할머니의 연세를 헤아리지 못하는 건 당연했다. 할머니는 잠깐은 두려워했고, 불길 해 했지만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때론 실패하여 넘어졌으나 툭툭 털고 일어나는 긍정적인 모습도 보여줬다. 순간순간을 주어진 상황들을 즐겼다.

새로운 음식을 먹고, 한국에서 보던 사람과는 다른 사람을 만나고, 여태껏 보지 못한 것들을 보면서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라는 프로를 보는 것 같았다. 눈살을 찌푸리며 거부할거라고 예상했던 모습과 달리 할머니는 생기있게 활기차게 많은 것들을 맛보고 소화했다. 그 어느 때보다 활짝 웃었고, 사진을 찍는 포즈마저 여유가 있어보였다. 평소에 젊은 세대가 당연하다고 받아들이고 해본 어떤 것들이 다른 어떤 분들에겐 도전이고 문화충격일 수 있다는 것을 박할머니를 통해 보고 알았다. 내가 그분의 손녀가 되어 우리 할머니에게 하듯 이것저것 보이고 도운 것 같아 흐뭇했다. 그분들이 우리와 동떨어진 세대라는 틀에 나 또한 갇혀있지 않았는지 정신이 차려졌다. 살아서 느끼는 것은 우리와 다를 바 없으며, 오히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여러 가지를 대함에 있어 그들 고유의 감각으로 우리보다 더 민감하고 세심하게 잡아낼 수 있다는 사실을 난 왜 그렇게 쉽게 외면했을까.

 

 

할머니의 삶을 보면 인생 뭐 별거 있나?’ 싶다. 비교하지 않고 현재에 내게 주어진 삶을 즐기며 그것을 기쁘게 표현하는 것. 고난과 아픔에서 살아온 시기보다 지금을 즐기며 경험을 늘여가며 사는 삶을 보면 할머니의 정체성과 삶의 이유가 또렷이 드러나는 듯하다. 손녀 유라 씨와 할머니의 환상적인 콜라보 덕에 가능한 삶이었던 것도 있겠지만, 할머니의 삶은 누구라도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보여줌으로 누군가에게 응원이 되고, 격려 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나 손녀 유라 씨는 매체인 유투브를 잘 활용하기도 했다.

몰랐다가 충격적으로 깨달은 건 항상 그냥 내 아빠였던 우리 아빠가 박할머니와 동갑인 연세라는 것이다. 코리언 그랜마라는 어색하지 않은 할머니의 외모를 보며 같은 연세인 아빠를 번갈아 가며 떠올렸다. 아빠도 할아버지셨었지 라는 생각에 우리 아빠도 박할머니처럼 당신만의 인생 스토리가 있겠구나 싶었다. 그 이야기를 나도 들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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