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 & 겐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3
미우라 시온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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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라 시온 어디서 들어 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동안 낸 책을 살펴보니 역시 였다. 미우라 시온 저자의 "배를 엮다"를 읽은 적이 있고 마음에 들어 소장하고 있었던 책이라는 것을 기억해 낸 것이었다.


아라카와와 스미다가와 사이에 삼각주처럼 들어 앉은 스미다구 Y동네. 이 동네에는 두개의 하천을 잇는 크고 작은 운하가 미로 처럼 뻗어 있다. Y동네의 주민은 옛날 걸어다니는 것과 맞먹는 빈도로 작은 배를 타고 수로를 오갔다. 맑은 물이 혈액처럼 흘러가는 이 동네에 죽마고우 호리 겐지로(73세)와 아리타 구니마사(73세) 두 노인이 살고 있다.


1. 마사와 겐
겐지로와 구니마사는 한 동네에서 자란 죽마고우이다. 하지만 둘은 생활도 사고방식도 정반대라 해도 좋을 만큼 판이 했다. 구니마사는 대학을 나와 은행에 들어갔고, 근면이 최고라 믿고 열심히 일해 맞선에서 만난 여자하고 결혼해 딸 둘이 있는 반면, 겐지로는 초등학교도 제대로 졸업하기 전에 쓰마미 세공 직인의 제자로 들어갔으며, 요란한 연애 끝에 결혼 했지만, 아내가 사십대에 세상을 떠났고, 자식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 현재는 겐지로는 잘 풀리고 있었다. 제자 뎃페가 있고, 옛날 부터 요령이 좋고 사람들한테 인기가 있는 반면, 구니마사는 몇 년전에 아내와 딸들에게 버림 받았으며, 퇴직하고 나서도 오도가도 갈데 없는 쓸쓸한 노후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겐지로의 제자 뎃페가 누군가에게 실컷 두들겨 맞아 얼굴이 부은 모습을 본 겐지로와 구니마사는 자신들이 뎃페를 때린 녀석들을 타이르겠다면서 그 녀석들을 불러 내라고 시킨다. 그 결과 두 노인과 불량배의 난투가 시작된다.


"타이른다고요? 사부랑 아리타 씨가요? 두 분 합쳐서 백오십 살인데요?"
"백사십육 살이야." 구니마사와 겐지로가 입을 모아 말했다.


2. 죽마고우 무선
Y동네에 대형 태풍이 접근 하는 어느 날, 구니마사는 화장실이 가고 싶어진 새벽녘에 눈을 뜨게 된다. 이부자리 바로 옆에 물이 흥건한 것을 발견한 구니마사는 젖은 방바닥을 닦으려고 몸을 구부린 순간 '돌발성 요통'이라는 비극이 찾아오게 된다. 움직일수도 없고, 목소리도 낼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구니마사는 이렇게 끝나 버리는 건가하고 원통하고 아프고 무서워서 눈물을 찔끔 거린다. 뭐 결론부터 말하자면, 구니마사는 죽지 않았다.

 

"얼굴빛이 시체 같은데. 구급차를 부르는게 좋지 않냐?"
"시체라면 영구차를 불러야지"
"근본적인 부분에서 겐지로와는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다. 무선이 있으면 뭘 하냐, 혼선인걸"

"죽은 사람이 가는 곳은 사후 세계 같은 데가 아니라 가까운 사람의 기억 속이 아닐까." 죽고 나서도 가족과 벗의 마음속에 산다. 그렇다, 겐. 좋은 생각이야. 기억 속의 그네들과 더불어 가능한 한 오래오래 살자. 그러면 되는 거다. 언젠가 기억 속의 너한테서 지금부터 작은 배를 타고 데리러 간다, 하고 무선이 들어오면 좋겠다. 그래서 너와 내가 나란히 작은 배를 타고 누군가의, 이를테면 뎃페의 기억 속 수로를 흘러갈 수 있으면 좋겠다. P88~89


3. 코끼를 본 날
구니마사는 겐지로에게 전화를 걸어 보여줄게 있다면서 날이 어두워 지고 있는 시간에 지금 가도 되냐고 물어본다. 구니마사는 겐지로가 만들어준 간자시를 손녀 딸에게 선물을 보낸 적이 있는데, 그 답변으로 손녀 사진과 편지가 도착해 자랑하고 싶어 겐지로를 찾아간 것이었다. 손녀 사진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뎃페의 어깨가 축 쳐지면서 표정이 좋아 보이지 않아 구니마사가 물어본다. 뎃페의 나이는 20살이고, 현재 사랑하는 여자(마미)는 27살인데, 뎃페가 마미와 결혼하고 싶어 양가의 부모님을 찾아갔다가 반대는 물론 쓰마미 간자시는 푼돈도 안되어 보이는 업종이라는 말까지 듣고 왔다고 한다. 구니마사는 자네 아버지 말씀은 맞지만, 또 틀렸기도 하다고 말함과 동시에 뎃페에게 쓰마미 간자시를 직접 만들어 팔아 보라고 권유를 한다.


"죄송하대도요!.....그런데 저희, 그냥 직인이거든요!"
뎃페가 비명을 지르다시피 변명하며 구니마사와 겐지로를 가볍게 추월해 뛰어갔다.
"너 이놈, 사부를 놔두고 저만 살겠다고 도망가? 괘씸한 놈!"


4. 꽃도 폭풍우도
겐지로와 구니마사는 덴진사마 신사에 참배하러 가기로 한다. 서로 대화가 오가 던 중 구니마사는 그만 겐지로에게 하지 말아야 하는 말을 해버렸다. 겐지로의 아내 하나에 이야기를 하고 만 것이다. 겐지로가 소중하게 여겼던, 오래 오래 살아주길 바랬던 죽은 하나에를 말이다. 구니마사는 약 오십년 전 어느 날, 겐지로가 하나에게 반했던 그 장면을 떠올린다.


5. 우리 시대 무책임남
구니마사는 큰딸내 집에가서 몇 년째 돌아오지 않는 아내를 만나러 요코하마로 올라가고 있다. 딸의 집에 도착해 안으로 들어가지만, 딸과 아내는 구니마사를 반갑게 맞아 주지 않고, 쌀쌀 맞게 대한다. 구니마사가 어떻게든 아내와 얘기 할려고 무심코 손자 이야기를 꺼내는 바람에 아내의 노여움과 분노를 사게 된다. 아내는 옛날 일을 들춰 퍼붇기 시작한다. 요컨대 구니마사는 구제불능으로 눈치가 없는 데다 둔하고 배려심이 뭔지도 모르는 인간이었던 것이다. 아내는 예전부터 구니마사에게 힘들다고 호소를 했지만 구니마사는 계속 흘려 보냈고 그것이 쌓여서 구니마사와 아내 그리고 딸의 관계가 틀어지고 만 것이었다.


6. Y동네의 영원
어느 날 갑자기 뎃페가 구니마사에게 전화를 걸어 중매인이 되어 달라는 긴박한 요청이 들어온다. 중매인이라는게 부부가 같이 참여해야 하는데 현재 구니마사는 아내와 별거 중이라서 입장이 곤란한 상태였다. 하지만, 뎃페의 간곡한 부탁으로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말해보지만, 단칼에 거절 당하고 만다. 결국 구니마사는 아내를 설득하기 위한 작전에 나서게 된다. 처음에는 전화를 하다가 매일 엽서를 보내 뎃페와 마미가 얼마나 좋은 젊은이들인지 그리고 그간 있었던 여러 가지 일들을 조금씩 적어 보내기 시작한다.


"매사 '건실'하게만 살 수가 있냐? 그런 거 어차피 불가능해. 도착점도 정답도 없으니깐 좋은 거잖아."


기나긴 세월이 흘러,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여름을 또 이 녀석과 나란히, 나고 자란 동네에서 보내고 있다. 구니마사는 생각했다. 수없이 반복된 나날 끝에 얻은 것이 이거라면, 이렇게 살다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집집 뒤쪽을 수로가 졸졸거리며 흘러간다. 언젠가 그들이 오기를 기다렸다 저 너머로 데려갈, 그립고 정다운 물소리를 두 사람은 가만히 듣고 있었다.P48


이 책을 덮고나서 내뱉은 말이 "부럽다" 였다. 겐지로 같은 친구가 한 명이라도 있다면 쓸쓸하고 외로운 삶을 보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스토리가 산뜻했다. 신뢰, 우정, 사랑, 용서, 빵빵 터지는 재미, 따뜻함 그리고 독특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겐지로가 있어 이 작품에 깊이 빠져들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시리즈로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다양한 테마를 집어 넣어도 어울리는 캐릭터들이 이 작품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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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을 경영하라
구본기 지음 / 쌤앤파커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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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단어를 살면서 수백번 들은 것 같다. 하지만, 정작 해볼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잘못 했다가는 내가 가지고 있는 몇 푼 안되는 돈을 날릴까봐 걱정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태 월급 가지고 나름 모은 것 같기도 하고, 못 모은 것 같기도 하다. "월급을 경영하라" 이 책 제목을 보고 내가 월급 가지고 제대로 활용을 했는지 궁금해서 펼쳐 보게 되었다.

구본기 저자는 재테크의 시대는 끝났다고 말하고 있다. "수 없이 많은 원숭이들"이 재테크에 뛰어들었다. 이 중 한마리의 대박 원숭이를 만들어내려면 실패한 원숭이들은 얼마나 있어야 할까?" 안타깝게도 이들의 '하면된다'는 주장은 거짓이다. 이미 임금 근로자의 절반이 비정규직인 까닭이 이를 증명 한다. 모두가 아무리 애써봐야 어차피 100중 50명은 탈락하게 되어 있는 '끝이 정해진 놀이' 말이다. 노력했든, 하지 않았든, 필연적으로 50%는 비정규직에 머물러야 한다. 지금의 노동환경은 이미 '해도 안되는 50%가 생기게끔 디자인 되어 있다. 자신은 다른 사람과는 다르게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나는 다르다!'고 속으로 외치지만 착각이다. 우리의 생활 편의와 행복의 열쇠는 '정치가'들이 쥐고 있다. 정치가들은 우리 생활 속 무언가를 합법이나 불법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구본기 저자는 우선 나의 진짜 자산은 얼마인지 대차대조표, 현금흐름표를 작성해서 현재 재무 상태를 파악하라고 말한다. 거기서 대출 빚이 있다면 재무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저축을 깨서라도 빚을 갚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직장인들이 마이너스 통장을 한 개 정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이 마이너스 통장은 복리다(월 복리) 즉 예를 들어서 연이자 12%에 마이너스 통장에서 1,000만원 인출 하고, 다음 달 이자는 12%의 12분 1 해당하는 1% 10만원이라는 이자가 빠져 나간다. 여기서 다음 달 이자에서는 1,010만원에서 이자가 101,000원이 빠져나간다. 이자가 원금에 더해져 빠져나가 몇 곱절의 이자를 금융에서 빨아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통장을 쪼개서 사용하라고 말하고 있다. (월 일회성 지출 통장-자동이체 통장, 수시 지출 통장-생활비 통장, 변동지출 통장, 비상금 통장)


그 외 분양 아파트 구입은 피해라고 적혀 있다. (다 지어지지도 않은 아파트를 모델하우스만 한 번 쓱 둘러보고는 계약하고 또 오랜기간에 걸쳐 돈을 납입하고, 가득이나 다 지어진 아파트를 꼼꼼히 둘러보고 충분히 고민 한 후에 사도 후회하는 판국인데... 하고 말이다.)

보험 전략에서도 유의할 점도 설명해주고 있는데, 자필 서명 없는 보험 계약은 무효이기에 자필 서명 필히 확인 할 것, 그리고 자필 설명을 하지 않은 보험 계약이 있다면 "소정의 손해 배상금을 보험사에 청구하라고 적혀 있다. 자세한 설명은 p200 페이지 참고

보험 계약시 이상적인 보험 조건은 충분한 보장, 폭 넓은 보장, 장기간 보장, 적정한 보험료라고 말하고 있다. 즉, 생계를 책임지는 이는 단독실손형보험+질병.상해보험+(사망보험,정기보험)필요에 따라 가입,  생계를 책임지지 않는 사람은 단독실손형보험만 가입해도 된다고 적혀 있다.

공감되는 부분들이 많았다. 특히 재테크 부분을 꼬집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유효한 정보도 은근히 있었지만, 월급으로 경영하라 책 제목과는 달리 그다지 많은 도움이 될 듯 싶지는 않다. 보편적으로 아는 정보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재테크 부분에 많은 종이와 잉크를 낭비를 했다. 읽으면서 언제쯤 월급으로 경영하는 방법을 알려줄까? 하고 페이지를 계속 넘겼기 때문이다.


 p9 "개인의 성공이 개인의 노력에 달렸다""개인의 부가 개인의 노력에 달렸다" 성공과 부가 정말 개인의 노력에 달린 것이라면, 성공하지 못하고 돈에 쪼들려 사는 우리 모두는 졸지에 "노력하지 게으름뱅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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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와 주목 애거사 크리스티 스페셜 컬렉션 3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공경희 옮김 / 포레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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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잰스에서 런던으로 가기 위해 기차에 올라탄 휴 노리스는 세 번째 런치 타임이 다가와 식당칸으로 이동해 급사가 안내 해 준 자리에 앉게 된다. 자리 맞은편에는 눈물을 필사적으로 참고 있는 휴 노리스와 나이가 비슷한 부인이 앉아 있었다. 휴는 신경쓰지 않을려고 노력을 했으나 수프를 먹다 눈물을 떨구는 부인을 보고 충동적으로 무슨 일이 있었나 보군요 하고 입을 열게 된다. 그녀의 이름은 제니퍼였고, 제니퍼는 자신이 모든 걸 완전히 망쳐버렸다고 자신만 탓하기만 하는 불행한 여자였다. 휴는 그런 제니퍼가 사랑스러워 보였다. 그 둘은 재회 약속을 하지 않고, 작별을 했지만, 휴는 다시 만나게 될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가 연 칵테일 파티에서 다시 만나게 되고, 둘은 사랑하게 된다. 새로운 출발을 위해 약속 장소로 향하던 휴 노리스는 그만 교통사고를 다해 불구가 되어 버린다. 그제야 휴는 제니퍼가 자신에게 어떤 존재인지 확실히 알게 되고, 다시는 만나지 않게 된다.

생각한다는 것은 사실 인간이 어느 정도 고생해서 터득한 상당히 인위적인 과정이다. 우리는 어제 했던 일을 걱정하고, 오늘 할 일과 내일 일어날 일을 검토한다. 하지만 어제, 오늘, 내일은 우리의 사고와는 무관하게 존재한다. 우리가 어떻게 하든 상관없이 일어났고 일어날 것이다.p52

휴는 형 부부와 같이 콘월에서 세인트 루로 이사 가게 된다. 형수가 고모할머니로부터 집을 유산으로 물려받았기 때문이다. 세인트 루에서 이사벨라를 만나게 된 휴는 그녀에 대해 호기심을 내비치게 된다. 그녀가 바보가 아닌지 의심스럽기도 하고 생각자체를 하지 않고 오로지 언제나 하나의 길만 있을 뿐이고 걸음을 되돌릴 생각하지 않고, 앞으로 그저 나아가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세인트 루로 이사 오면서 형수가 우리는 상류층에 속하기 때문에 보수당을 지지해야 할 것이고 곧 정치에 참여해 각종 행사나 일을 돕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이사 온지 얼마 안 되어 정치에 참가하게 되고, 보수당 후보로 나서게 된 존 게이브리얼을 만나게 된다. 게이브리얼은 첫 만남부터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그는 오만한 귀족 부인을 증오하는 계급의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사벨라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다. 게이브리얼은 그녀의 영혼을 깨부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도련님은 인생을 자신이 디자인한대로 만들어가고 다른 사람을 그 속으로 끌어들이는 사람이에요.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도 나름의 디자인이 있어요. 각자가 자신의 디자인을 가졌기 때문에 인생이 복잡해지는 거예요. 각자의 디자인이 얽히고, 겹치니까.  자신의 디자인을 알아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은 아주 드물어요. p316

휴 노리스가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이 이야기가 누구의 이야기가 아니다 라고 했다. 휴 노리스 이야기 같으면서도 아니고, 이사벨라 이야기가 같다고 생각하면 아니고, 그렇다고 존 게이브리얼 이야기라고 할 수도 없다. 이 책에서는 주인공은 없다. 그 세 사람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 수가 없다. 그들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보는 사람에 따라서 틀리게 보일 뿐이다. 그 사람의 내면을 알기란 쉽지 않다. 영원히 알지 못하고 끝나 버리는 것이 허다하다. “난 그 여자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제까지 단 한 번도 알지 못했어. 그 여자는 내가 무슨 짓을 하는지도 몰랐던 게 분명해!”“형수는 언제나 내게 잘해줬죠, 하지만 난 형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네요..” “정말 당황스러운 건, 누군가가 진짜 어떤 사람인지 알 수가 없다는 거예요.”

“두 사람은 실제로 완전히 다른 눈으로 대상을 보는 거야. 모르긴 해도 인간이란 모든 것 중에서 자신에게 의미 있는 것만을 취사선택하는 존재야”p154


이 책은 읽다가 도저히 안되겠어 포기를 몇 번 했었다. 읽혀지지도 않고, 지루해 죽는 줄 알았다. 결국은 다 읽었지만, 만족감은 느끼지 못했다. 그렇다고 시간을 낭비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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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의 마 미스터리, 더 Mystery The 11
미쓰다 신조 지음, 이연승 옮김 / 레드박스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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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2주 동안 집에 내려가 있었다. 집에 내려가기 전에 어떤 책을 챙겨 갈까? 고민을 했는데, 마침 신간으로 나온 사상학 탐정2권이 눈에 띄어서 사상학 탐정 2권과 장미와 주목 두 권만 챙겨 내려갔다. 사상학 탐정 1권을 나름 재미있게 읽어서 2권도 기대하고 있었던 책이었다.


조호쿠 대학으로 편입한 이리노 덴코는 기숙사에서 이삿짐 정리 하던 중 느닷없이 3학년 남자 선배가 나타나 자신이 부장으로 맡고 있는 백괴클럽 동아리에 들어오라는 권유를 받게 된다. 백괴클럽 멤버는 유령 멤버를 빼고 이리노 덴코를 포함해서 다섯 명이다. 백괴클럽은 대체로 괴담회를 중심으로 활동하지만, 그 외 심령사진 혹은 영상감상, 괴기 명소 탐방, 유원지 호러 어트랙션 체험, 호러 소설 독서회 및 호러 영화 감상회등 다채롭게 활동하고 있다. 이렇게 지루하지도 않고 나름 재미있게 학교 생활을 즐겁게 보내고 있던 중 여름 방학 특별 기획으로 부장 도무라 시게루 선배가 "사우의 마"라는 의식을 치르자고 제안을 하게 된다. 시게루 선배가 선택한 장소를 듣던 가나선배와 동갑인 히메가 걱정을 하지만 결국에는 의식을 치르게 된다.


"사우의 마" 의식은 정사각형 방의 네 귀퉁이 안에서 문 오른쪽 구석에서부터 시계 반대 방향으로 A귀퉁이, B귀퉁이, C귀퉁이, D귀퉁이가 되는 것이다. A귀퉁이에는 A1,A2로 나뉘어 처음에는 함께 서 있는다. A귀퉁이에서 A1이 B귀퉁이까지 가서 B의 몸을 터치한다. B는 누가 자기 몸을 만지는 게 느껴지면 C귀퉁이로 이동해 C를 터치하게 되고, C도 같은 행동으로 D에게 하고 D도 A2한테 한다. 이 단계에서 사각형 방을 한 바퀴 돈 셈이 된다. A2가 B귀퉁이에 있는 A1을 터치하고 나면 마침내 다섯 명의 고리가 완전히 이어졌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계속 돌다가 시간이 조금 지나면 적당한 때를 봐서 한 사람만 고리에서 몰래 빠져나와 다른 사람한테 방해되지 않도록 최대한 방 정중앙으로 이동해 조용히 있는다. 이렇게 중간에 빠진 사람이 있는데도 계속 릴레이가 진행 된다면 여섯 번째 사람(?)이 나타난 것이고 그때 원 중심에 있는 사람이 소원을 빌어 그 여섯 번째를 돌려 보내는 것이다.


그렇게 "사우의 마" 의식을 치르게 되고, 결과는 한 명이 빠졌는데도 계속 릴레이가 진행되어 마침내 소원을 입에 담게 된다. 그 순간, "우욱" 하며, 괴로워 하듯 "쿵" 하는 뭔가가 쓰러지는 소리를 듣게 된다. 소원을 빌면 여섯 번째는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돌아가지 않고 오히려 멤버들 주변에 나타나기 시작하게 되고, 한 명씩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역시 실망 시키지 않는다. "움찔, 움찔" 거릴 만큼 주변을 어둠으로 감싸게 만들어 버린다. 특히, 사건이 해결되고 슌이치로와 할머니 대화 부분에 살짝 무서움을 더 해주었다는 것이 마음에 든다. 만약 그냥 끝내버렸으면 심심하고 아쉬웠을 텐데, 작가가 독자를 위해 살짝 조미료를 넣어 놔서 아쉬움을 달래주었다. 그리고 확실한 것은 1권보다 재미있다는 것이다. 다음 3권을 빨리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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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표, 그리고 마침표
권인옥 지음 / 나남출판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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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렁슬렁 읽기에 딱 좋은 에세이를 집어 들었다. 오랫동안 책장 속에 갇혀 있던 "느낌표, 그리고 마침표" 제목이 릴렉스하기에 좋은 책인 것 같았다.


"삶이라는 문장에는 마침표, 쉼표, 느낌표도 있고, 물음표도 있고, 때로는 생략표도 있다. 일단 문장 이 시작하면 그 문장이 끝날 때에는 반드시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 p7


나는 지금 현재 "쉼표"이다. 몸은 계속 움직이고 있지만, 머릿속 만큼은 휴식을 취하고 있다. 매일 매일 고요히 흘러가고 있어 지루 할 듯 보이지만, 오히려 나는 이 차분한 고요함이 마음에 든다. "쉼표"를 찍는 순간 내가 들고 있던 모든 것을 서랍 속에 쳐 넣었다.


이 책 1부는 영화에서의 느낌표, 2부는 책에서의 물음표, 3부는 삶의 길목에서의 쉼표로 나뉘어져 있었다. 딱봐도 어떤 글이 써져 있을지 대충 감이 온다. 우선 영화에서의 느낌표는 자신이 본 영화에 대한 감상 그리고 거기서 느낀 것, 깨달은 것, 불만인 것, 왜 그래야 했나?, 짧게 줄여서 적어 놓은 영화의 줄거리, 영화 속 주인공의 연기 평가, 감독이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어떤 의미를 전달하려고 했었는지에 대한 자신이 생각한 것을 적어 놓았다.


다큐멘터리 영화 [멘탈] - 자신의 가슴에다 진입금지 표시를 달고 사는 사람들이 모습을 지켜보면서 내 마음 속에 자리 잡은 그림자를 수시로 달래가며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영화 [다우트] - 내가 정말 무서워하는 것은 겉으로 보면 점잖고 서로를 배려해 주는 것 같으면서도 실상 내면으로는 무시하거나 질시하거나 근거 없는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인간의 속성이다. 안 그런 척하면서 그러는 것이 더 무섭고 끔직스럽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다 보고 나서 소름이 끼칠 정도로 무서움을 안겨준다.


영화 [사랑하고 싶은 시간] - 자아를 확인하고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수단이 아직 여성에게는 여러모로 열려있지 않아서 그런 것인가. 아니면 여성 특유의 속성 때문인 것인가. 비슷한 과정과 결말을 풀어놓는 작품을 접하다보면 이 같은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2부 책에서의 물음표도 자신이 읽은 책에 대한 평가를 적어 놓았다. 거기서 마음에 들었던 문장과 자신이 마음에 들었던 작가의 과도한 칭찬?이 들어가 있었고, 이 소설이 독자에게 무엇을 던져 주었는지, 책 제목이 마음에 들어 내용도 보지 않고 선택해서 무안함을 느꼈다는 등 적어 놓았다.


3부는 저자의 생활 속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사진전에 가서 자유롭게 감상하고, 일주일에 두 번 북한산 둘레길을 걷다 언짢았던 일, 자신의 잡념 때문에 다른 사람을 탓해 피식 웃음을 지었다는 일, 지하철 안에서 사람들 모습을 관찰하기도 하고 연예인들 기사거리에 대한 자식만의 생각, 짧은 걷기 산책 등 소소한 생활 속에서 자신만의 생각을 적어 놓았다.


"누구나 자신만의 [가위]에 눌리면서 힘겨워 할 수 있다 " p82


난감한 에세이다. 글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수면제가 숨겨져 있어 졸립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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