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고래의 노래 작은거인 63
이현아 지음, 리페 그림 / 국민서관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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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는 왜 바다로 돌아갔을까

지구상에서 가장 거대한 포유류

육지에서 버티지 못하고 바다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은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을까요

저자는 그렇게 바다로 돌아간 고래들과는 또 자른 길을 간 고래들을 이야기하네요

하늘을 헤엄치는 아이들

그래서 하늘고래라고 불리는 고래

책은 그 하늘고래의 이야기로 시작하네요

폭풍우가 몰아치던 날 바다로 내려온 하늘고래

그 하늘고래와 우리의 반쪽이는 어느 선에 놓여있을까요

기억을 잃은 고래 반쪽이

사랑스럽고 명랑한 아이지만 치명적으로 노래를 못 부르는 아이

그 반쪽이는 도대체 자신이 누구인지 고민에 빠지네요

우리 아이들로보자면 사춘기인걸까요

부모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늙은 바다 거북 후포 할아버지와 고래 무덤에서 살던 반쪽이는 고래들은 겨울이면 남쪽 바다로 떠난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족을 찾으러 가기로 해요

위험하다며 반대하는 후포 할아버지

그런게 부모 마음 아닐까요

사실 이야기를 따라가는 내내 반쪽이보다 후포 할아버지에게 더 눈이 가는건 제가 부모의 마음으로 읽어가고 있어서인지도 모르겟어요

이빨이 부러진 고래와 늙은 바다 거북, 그리고 지독하게 노래를 부르지 못하는 아기고래

이 묘한 일행은 바다에서도 유명인사가 되네요

물 속에서 버티는 시간이 점점 짧아지는 반쪽이

그 시점에서 만난 묘한 가오리

알고보니 이 가오리는 반쪽이의 잃어버린 기억과 후포 할아버지의 과거와 깊이 얽혀있었네요

그렇게 일행이 늘고 이들은 다시 반쪽이의 과거로 길을 떠나네요

하늘에서 빛나는 하모니와 고래의 노래

그리고 반짝반짝 빛나는 별가루

무언고 부족한 이들이 만나 서로를 위하는 마음만으로 가족이 되고 험한 세파를 견뎌냈네요

가족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다시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부모의 자리는 어디까지인지도 고민해 봅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동화지만 어른의 눈으로 읽어도 생각할 거리가 많은 아름다운 이야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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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병, 전쟁, 위기의 세계사 - 위기는 어떻게 역사에 변혁을 가져왔는가
차용구 지음 / 믹스커피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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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어떻게 역사에 변혁을 가져왔는가'

이 부제를 좀 더 주의 깊게 볼 것을 그했지요

역사서라기 보다는 역사 에세이에 가까운 책입니다

이런 책들을 따로 분류하는 항목도 있으면 좋겠어요

읽기 전에 기대했던 것 보다 역사적 사건이 비중이 작네요

저자가 팬데믹과 전쟁을 지나면서 언론에 기고했던 글들을 중심으로 다시 쓴 책이라고 서문에서 이야기하고 있어요

에세이에 가까운 책의 성격은 여기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저자가 서문에서 이야기한 것 처럼 역병과 전쟁, 기근은 인간의 역사에 큰 변곡점을 불러왔지요

이 책은 그런 사건들을 중심으로 인간의 역사가 어떻게 방향을 틀어왔는지, 또 우리의 오늘이 어디로 가야할 지 고민해 보는 이야기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자는 내용을 전체 3부로 나누고 있네요

1부는 '환경 위기 속에서 돌파구를 찾은 역사'

그 시작은 아직도 생생하게 흔적이 남은 팬데믹이네요

역사에서 다루는 사건은 안토니우스 역병이라고 불리는 로마 시기의 전염병, 그리고 중세를 끝냈다고 평가받는 흑사병을 가지고 왔어요

팬데믹에 대한 이야기는 핵으로까지 확산 되네요

결국은 인간이 불러온 위기들

그 위험들을 우리는 어떻게 건너야 하는가 다시 생각해 보게 하네요

2부는 '정치 위기 속에서 길을 찾은 역사'

헝가리 총리의 인종 차별적 발언으로 시작한 글은 우크라이나의 역사로 거슬러 올라가네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우크라이나의 역사를 훑어보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어요

또 헝가리와 우크라이나 과거의 외교 정책들을 보면서 우리 역사에서 있었던 비슷한 방향성도 되새겨 보게 되기도 하구요

2부의 1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알려지지 않았던 유럽의 외교사 이면을 읽어보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어요

2부의 2장에서는 노에제 이야기로 시작해서 중동과 유럽의 관계, 우리나라의 DMZ까지 폭넒은 세계를 다뤄주네요

3부는 '위기를 기회로 만든 성찰과 교류의 역사'

독일과 폴란드의 얽힌 실타래를 시작으로 프랑스와 독일의 어제와 오늘, 죽음에 대한 인식과 타자에 대한 자세까지 내용이 철학적으로 확장되네요

지난주부터 시국이 급속도로 몰아치고 있는 속에서 이 책을 읽으며 우리의 오늘은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는가 고민이 크네요

내일 돌아볼 때 부끄럽지 않은 오늘이 되기 위한 지혜를 역사를 읽으며 다시 찾아봅니다

그래서 역사는 오늘을 비추는 거울이라 하는 구나를 새삼 깨닫게 되네요

어제는 어제일 뿐이 아니라 오늘을 만든 원인입니다

어제의 잘못을 고치고 내일이 보다 나아지는 오늘이 될 수 있도록 역사의 지혜를 다시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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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월 필사
김소월 지음 / 도어즈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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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요시인

진달래꽃의 시인

소월 하면 떠오르는 이름이네요

이 책을 읽다보니 어쩌다 소월은 '3음보의 여성적 어조'로 기억되는 시인이 되었을까 궁금해지네요

긴 겨울 소월의 시를 읽으며 한 단어 한 단어 따라 쓰고 음미해 볼까 싶었던 책인데 읽으며 생각이 많아졌어요

이 책은 1925년 나왔던 소월의 유일한 시집 <진달래꽃> 초판본을 따라쓰기 좋게 편집했다고 해요

현행 맞춤법을 기준으로 현대어로 바꾸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고 하네요

사실 요 점은 조금 아쉬웠어요

원어를 보고 싶은 마음

원어로 쓰고 각주가 달려있으면 그 맛이 또 다르지 않았을까

우리 현대시의 시작을 주요한의 '불놀이'로 보는 시선도 있고 김억의 '봄은 간다'로 보는 시선도 있지요

소월은 그 김억의 제자라고 알고 있어요

이 책에 실린 소월의 시 하나하나는 우리 현대시의 성장기라 봐도 좋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책은 전체 16개의 소제목으로 나눠져 있네요

첫 시작은 님에게

그리고 '먼 후일'로 시작하네요

잊지 못했음을 잊었다는 말로 강변하는 싯구

우리는 과연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잘 지키고 있는가 되물어 봐요

시국이 시국인지라 뉴스와 엮게되는 시구 하나하나들이네요 ^^;;

소월을 단순히 민요시인, 또는 여성적 어조의 시인이라고 하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시들도 생각보다 많이 보여요

처음 읽을 때는 소월에게 이런 모습이라고 놀랐던 싯구들

'바라건대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섭 대일 땅이 있었더면'

참여시 내지 저항시라고 읽어도 좋을 작품들

우리가 아는 소월과 실제의 소월은 어느 만큼의 거리에 있을까요

비처 보지 못한 소월의 다른 모습들을 읽으며 다시 고민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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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공부책 - 만들면서 배우는 라면의 모든 것 놀라운 한 그릇 5
정원 지음, 박지윤 그림 / 초록개구리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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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한가운데를 차지한 라면 한그릇을 보니 갑자기 배가 고프네요 ^^;;;

이야기에서 아이들이 끓여내는 라면도 그래요

별다른 기교없이 기본에 충실한 라면

아이들이 자라며 제일 처음 제손으로 만들어보는 '요리'가 라면이 아닐까

처음에는 봉지에 적힌 레시피대로 충실하다가 조금씩 자신감이 붙으며 나름의 레시피를 만들어가구요

그러고보면 라면은 우리나라 인구수 만큼의 혹은 그 이상의 팁들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요

이야기 속의 아이들도 그래요

엄마 아빠의 갑작스런 약속

세 아이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신이 나요

그리고 드디어 대망의 저녁

채완이는 처음으로 혼자서 라면 끓이기에 도전해요

두 누나들의 코치와 구박(?)을 받아가며 배우는 라면 끓이는 방법이라니

ㅎㅎㅎㅎ

이야기 중간중간에 라면에 대한 상식 이야기가 따로 페이지 구성되어 들어가 있네요

누가 라면을 처음 만들었는지, 우리나라 최초의 라면은 어떤 라면인지, 라면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세계 각구에서는 어떤 라면들이 팔리고 있는지 등등

이런 상식 페이지들만 모아도 재미있는 내용이 될 것 같아요

이야기에서 아이들이 끓이는 라면은 기본에 충실하지만 라면 봉지에 적힌 레시피 그대로는 아니에요

채완이의 누나들은 라면에 대한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있어서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맛있는 라면 끓이기를 알려주네요

라면 여러개를 끓일때는 왜 라면 물을 조금 적게 잡아야 하는지, 수프를 넣는 순서는 어때야 하는지 등등 라면을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재미있는 팁들이 소개되요

이야기에 소개된 식구들 저마다의 레시피도 한번쯤 도전해 보고 싶구요

채완이 또래의 친구들이라면 이 책을 읽으며 라면 끓이기에 도전해 보고 싶은 의욕을 불태울 것도 같아요

'공부책'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지만 공부 같지 않은 책

친근한 '라면'이라는 소재를 다양하게 접근해 보구요

아이들의 도전 의식도 키워볼 수 있는 좋은 구성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어린이를 대상 독자로 한 책이지만 저처럼 어른이 읽어도 재미있고 도움 된다는 생각이 들구요

온 가족이 같이 읽으며 다양하게 활용해 볼 수 있는 책으로 강추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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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독의 계절 고정순 그림책방 3
고정순 지음 / 길벗어린이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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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고구마였을까요

ㅎㅎㅎㅎ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그러고보니 이 책에는 '작가의 말'이 없네요

작가의 말을 먼저 찾아 읽곤 하던 제게는 조금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표지 한귀퉁이에 새초롬이 앉은 주인공

이 아이가 고구마래요

표지를 넘기면 익살스런 캐릭터 설명이 눈에 쏙 들어오네요

눈이 내리는 추운 겨울이 지나고 달빛이 자장가로 내리는 어느 밤 '그깟 호기심'때문에 태어나 버렸다는 고구마

머리 끝에서 잎사귀가 자라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머물기로 했다고 이야기해요

고구마는 뭐든 잘 하는 아이

한밤중에 멜로디언도 연주할 수 있고 벌레랑 숨바꼭질도 잘하는 아이였지만 단 하나

글자를 읽을 수 없었대요

하지만 아무도 고구마가 글자를 읽지 못한다는 것은 알지 못하고 '공부 못하는 아이', '받아쓰기 시험 때마다 배가 아픈 아이'가 된 고구마

하지만 고구마는 글자를 읽고 싶을 때마다 머릿속에서 괴물들이 쿵쿵 뛰어다니며 방해한다고 이야기해요

숫자 7과 8 중에 어느 것이 큰가 하는 물음에 고구마는 직접 만난 적이 없어서 알 수 없다고 이야기하지요

그리고 갑자기 언니가 생겨요

할머니 댁에서 자랐다는 언니가 온걸 고구마는 싫어했지요

그 미운 언니가 처음으로 고구마의 마음을 알아줍니다

글을 읽지 못하는 고구마에게 끈기있게 글자를 알려주기도 하구요

언니처럼 옆을 지켜주는 친구도 있네요

하지만 그런 친구와 언니의 노력에도 고구마는 글자랑 눈을 맞추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고구마는 받아쓰지 빵점을 맞고 밥먹듯 나머지 공부를 해도 슬프지 않았다고 이야기해요

부모님도 언니도 친구도 응원하며 기다려 주었으니까요

그리고 첫눈이 아직 오지 않은 이른 겨울날 고구마는 드디어 글자들과 눈을 맞추게 됩니다

자라면서 무수히 다른 자신을 만나게 될거고 글자를 읽지 못했던 그 시절을 '난독의 계절'로 기억하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이야기하는 고구마

그림과 함께하는 이야기들이 정말 따뜻해요

어쩌면 제가 지나온 시절이 오버랩되면서 더 그런 마음이 드는지도 모르겠어요

지금 아이들은 잘 모를 그 시절의 마음들

엄마 아빠 어렸을 적엔 이런 시절도 있었다고

아이들과 함께 머리 맞대고 읽으며 조곤조곤 이야기 나누기에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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