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독의 계절 고정순 그림책방 3
고정순 지음 / 길벗어린이 / 2024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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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고구마였을까요

ㅎㅎㅎㅎ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그러고보니 이 책에는 '작가의 말'이 없네요

작가의 말을 먼저 찾아 읽곤 하던 제게는 조금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표지 한귀퉁이에 새초롬이 앉은 주인공

이 아이가 고구마래요

표지를 넘기면 익살스런 캐릭터 설명이 눈에 쏙 들어오네요

눈이 내리는 추운 겨울이 지나고 달빛이 자장가로 내리는 어느 밤 '그깟 호기심'때문에 태어나 버렸다는 고구마

머리 끝에서 잎사귀가 자라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머물기로 했다고 이야기해요

고구마는 뭐든 잘 하는 아이

한밤중에 멜로디언도 연주할 수 있고 벌레랑 숨바꼭질도 잘하는 아이였지만 단 하나

글자를 읽을 수 없었대요

하지만 아무도 고구마가 글자를 읽지 못한다는 것은 알지 못하고 '공부 못하는 아이', '받아쓰기 시험 때마다 배가 아픈 아이'가 된 고구마

하지만 고구마는 글자를 읽고 싶을 때마다 머릿속에서 괴물들이 쿵쿵 뛰어다니며 방해한다고 이야기해요

숫자 7과 8 중에 어느 것이 큰가 하는 물음에 고구마는 직접 만난 적이 없어서 알 수 없다고 이야기하지요

그리고 갑자기 언니가 생겨요

할머니 댁에서 자랐다는 언니가 온걸 고구마는 싫어했지요

그 미운 언니가 처음으로 고구마의 마음을 알아줍니다

글을 읽지 못하는 고구마에게 끈기있게 글자를 알려주기도 하구요

언니처럼 옆을 지켜주는 친구도 있네요

하지만 그런 친구와 언니의 노력에도 고구마는 글자랑 눈을 맞추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고구마는 받아쓰지 빵점을 맞고 밥먹듯 나머지 공부를 해도 슬프지 않았다고 이야기해요

부모님도 언니도 친구도 응원하며 기다려 주었으니까요

그리고 첫눈이 아직 오지 않은 이른 겨울날 고구마는 드디어 글자들과 눈을 맞추게 됩니다

자라면서 무수히 다른 자신을 만나게 될거고 글자를 읽지 못했던 그 시절을 '난독의 계절'로 기억하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이야기하는 고구마

그림과 함께하는 이야기들이 정말 따뜻해요

어쩌면 제가 지나온 시절이 오버랩되면서 더 그런 마음이 드는지도 모르겠어요

지금 아이들은 잘 모를 그 시절의 마음들

엄마 아빠 어렸을 적엔 이런 시절도 있었다고

아이들과 함께 머리 맞대고 읽으며 조곤조곤 이야기 나누기에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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