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노의 인생상담 (20만부 판매기념 특별판)
이가라시 미키오 지음, 김신회 옮김 / 놀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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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노의 인생 상담이라는 책은 정말로 천천히 곱씹어서 읽어야 할 책인 것 같다. 글이 많지 않아서 한 번에 후루룩 읽을 수도 있지만, 그렇게 읽기에는 너무나도 아까운 책이다. 인생 이야기를 담고 있는 만큼 천천히 읽어도 괜찮은 책이다. 한편씩 읽고 나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보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무리하게 속도를 내서 읽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해 본다.

이 책에는 독자들에게 받은 상담 내용이 있다. 독자들이 보낸 문제점에는 뭘 이런 것을 가지고 고민을 할까? 하는 문제에서 한 번쯤 인생에 있어서 꼭 한번 생각해봐야 하는 문제들까지 다루고 있다. 일본인 작가가 쓴 글과 일본 독자들의 문제점들이라 조금은 우리와는 다를 수도 있겠지만, 다른 것이 틀린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시선도 있구나 하면서 알아두면 좋을 듯싶다. 왜냐하면 느낌 자체가 약간은 소심한 거 아냐?라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말은 안 했지만, 다들 이런 소심한 면들이 있다. 그리고 이런 면 때문에 고민도 하게 되고, 주위 깊게 다른 사람들도 보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런 책들이 좋다. 한국 사회에서는 강한 것이 좋은 것이고, 좋은 면만 봐주길 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여기서는 조심하더라도 자기 자신을 찾는 질문들을 많이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보노보노의 답변도 마찬가지이다. 답들을 보면 뭔가를 해결해 주는 것은 없다. 인생의 답은 자기 자신이 가지고 있다는 말을 기본으로 해서 내게 생각하게 할 질문들을 던져주는 것 같다. 제대로 된 질문을 해야 제대로 된 생각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곱씹어 읽기를 추천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 처음 사는 인생이다. 그래서 불안하고, 그래서 재미있는 것이다.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기에 즐거울 수 있고, 또 불안해 가며 인생을 사는 것이다. 자신감 있게 살든 말든, 친구와의 관계가 괴롭든 말든 인생은 지나가는 것이고, 우리는 그 과정을 즐기면 되는 것이다. 높은 파도가 온 다음에는 분명 잔잔한 파도가 온다. 어떻게 즐기느냐는 본인의 선택인 것이다. 처음 사는 인생. 남에게 너무 의지하지 말자. 그 사람도 처음 사는 인생이니까!!! 내 안의 답을 찾아간다면 분명 언젠가는 그 파도를 즐기는 날이 올 것이다.

< 다시 읽고 싶은 글귀>

* 어떻게 하면 자신감이 생길까요? P33
뭔가를 하는 거랑 자신감이 생기는 거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랑 비슷해. 뭐가 먼저인지 모르겠는걸.
뭔가를 하는 게 먼저지.
그렇구나. 뭔가를 해서 잘되면 자신감이 생기니까 역시 뭔가를 하는 게 먼저구나.
아니야. 그냥 하면 돼.


* 혼자 있을 때보다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더 외로운 이유는 뭘까요?
왜냐하면 외로운 게 당연하기 때문이야. 다들 항상 뭔가를 느끼기 마련이지. 지루함이나 짜증이나. 어쩐지 시시하다거나. 오늘은 조금 기분이 좋다거나. 외로움도 그런 거랑 똑같은 거야.
그러게. 열중해 있을 때 말고는 항상 뭔가 느끼는 것 같아.
응. 뭔가를 느끼는 건 좋은 거지.
응? 외로움 같은 것도요?
그래.


* 어떻게 하면 긍정적인 생각을 할 수 있나요?
아무도 자기를 칭찬해주지 않을 때는 스스로 자기를 칭찬하는 거야. 그러면 조금씩 자신이 생겨.
겁쟁이에다 우유 부당하고 여린 데다 서툴기만 하면 불안하겠지.
불안해하지 않는 사람 따윈 없어. 다들 자기만 불안해한다고 생각할 뿐이지.


* 사는 건 왜 이리도 괴로운 걸까요?
죽으면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잖아.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바람 한 점 안 불고, 아무것도 만질 수 없고, 아무도 나를 만져주지 않아. 그렇다고 생각하면 아무리 괴로워도 아직 살아있는 게 더 즐겁겠지. 살아 있는 건 즐거운 거니까 이렇게 괴로워도 어쩔 수 없어.


* 이것저것 금세 질려버려요.
재미도 없는데 지겨워하지 말라고 하면 좀 그렇잖아.
지겹지만 울면서라도 해보면 어떻게 될까?
그거 나름대로 다른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몰라.
우와, 그런가. 다른 세상이라면 어떤 세상이야?
평범한 사람은 알 수 없는 세상.
평범한 사람은 지겨우면 그만두니까.
응. 거기서 관두지 않고 울면서라도 계속해나가면, 평범한 사람은 알 수 없는 세상에 갈 수 있을지도 몰라.


* 신이 있긴 합니까?
신이 없다고 해도 다른 누군가는 있다고 봐.
맞아. 맞아. 누굴까?
왜냐하면 이 숲도 이렇게 깨끗하면서도 더럽고 냄새나고, 재미있는걸.
그렇지. 잠깐 땅을 파보기만 해도 꼭 벌레가 있고.
벌레 따윈 아무 상관없어! 뭐가 가장 신기하냐면, 이 세상이야. 누가 만들었는지도 모르는 곳에서 모두 아무렇지도 않게 살고 있다는 게 믿을 수 없어.
(중간 생략)
맞아!! 누가 만든 게 아닌 것처럼 완벽하지만, 누가 만들지 않았다면 절대 불가능할 정도로 완벽하다고 생각해.


* 걱정이 많은 성격입니다.
글쎄, 걱정 많은 성격은 어쩔 수 없으니까, 걱정할 수 있는 만큼 해보는 건 어때? 몇 번씩 똑같은 과정을 반복하는 자신한테 지쳐버리면, 더는 이러지 말자고 생각할지도 모르고. 스스로 '더는 이러지 말자'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봐.


한마디로 말하자면 다들 자신감이 없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자신감을 갖고 사는 사람은 고민하지 않느냐고 할 때 딱히 그렇지도 않아요. 고민은 하지만 '조만간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여기는 것이지요. 대부분의 일들이 조만간 어떻게든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스스로에게 자신이 있어 보입니다. 진짜예요. 대부분의 일은 조만간 어떻게 되게 되어 있거든요.

인생은 자잘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은 '돈이 없어서 가족이 풍비박산된 인생'에 있는 게 아니라, 맛있는 라멘 안에 있습니다. 인생은 '가족을 암으로 잃게 된 인생'이 아니라 '동창회에 갔더니 즐거웠다'라는 자잘함에 있습니다. 그런 거 순 억지라고 말하신다면 물론 순 억지지요. 인생 상담 따위, 다들 순 억지스러운 말만 하잖아요. 조금 다른 억지라면 그걸로 충분한 거죠. 여러분도 조금 다른 억지를 듣고 싶으시겠지만, 인생 상담이나 잘 사는 법, 자기 계발서 같은 걸 사서 봐도 다 뻔한 소시를 하고 있다고 느끼실 것입니다. 그런 걸로 사라질 불안이라면 그 정도의 불안감을 안고 사는 게 더 강해지는 일이겠지요. 그런 것들에 의지하기보다 라멘을 먹고, 친구와 만나는 게 훨씬 더 나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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