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자본론 - 사람과 돈이 모이는 도시는 어떻게 디자인되는가
모종린 지음 / 다산3.0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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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트리피케이션" 이 말을 우연히 방송에서 듣게 되었다. 알쓸신잡이라는 프로그램에서 경주 여행을 하는데 경주의 어느 지역이 카페거리로 점점 변화가 되면서 그 지역의 땅값이 10배가 올랐다고 한다. 그래서 그동안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이 다른 곳으로 점점 이주하게 되고, 그곳에는 타 지역의 사람들로 바뀌게 되었다며 씁쓸하다는 말을 나누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때 그 말뜻을 잘 몰라서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말의 단어를 다시 찾아보게 되었다.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은 지주계급 또는 신사 계급을 뜻하는 젠트리(gentry)에서 파생된 용어로, 1964년 영국의 사회학자 루스 글래스(Ruth Glass)가 처음 사용하였다. 글래스는 런던 서부에 위치한 첼시와 햄프스테드 등 하층계급 주거지역이 중산층 이상의 계층 유입으로 인하여 고급 주거지역으로 탈바꿈하고, 이에 따라 기존의 하층계급 주민은 치솟은 주거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여 결과적으로 살던 곳에서 쫓겨남으로써 지역 전체의 구성과 성격이 변한 현상을 설명하기 위하여 이 용어를 사용하였다. [네이버 지식백과] 젠트리피케이션 [gentrification] (두산백과)

 

젠트리피케이션은 양날을 가진 검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지역은 발전되야 한다. 그래야만 사람들이 모이고 살기 좋은 곳이 된다. 하지만 발전하면 그 지역의 원래 살고 있었던 가난한 원주민들은 그곳을 버리고 떠나야만 한다. 누구를 위한 계발을 해야 하는가가 아무래도 가장 큰 걱정거리이자 문제점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지역은 점점 발전해야 한다. 하지만 그 발전을 통해서 누군가는 그곳을 떠나야 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런 양날의 칼은 정말로 어려운 문제이다. 한 곳을 해결한다고 하면 풍선효과밖에 되지 않을 것이니까 말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골목길 자본론을 통해서 문제점을 제시하고 많은 사례들을 이야기해 준다. 장진우라는 인물에 대해서 방송을 통해 본 적이 있다. 이 젊은 사업가는 자신의 이름을 붙인 골목을 만든 사람이다. 자본금이 없어서 도로 근거리가 아닌 골목길을 택한다. 물어 물어 찾아오지 않으면 올 수 없는 골목길. 하지만 그는 그곳을 찾아가고 싶은 거리로 만든다. 오히려 그곳을 우리들만 아는 아지트의 거리로 만들고, 그런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문화 공간을 만든 것이다. 그런데 문제점은 그 골목이 사람이 찾는 곳이 되자, 임대료 상승이 되면서 오히려 주변 상인들을 쫓게 되는 문제점을 만들게 된 것이다.

앞으로도 골목길은 계속 계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로변의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점점 많을 것이고, 취업하기 힘든 청년들이 자신의 사업을 위하여 골목길을 찾게 된다. 누구나 똑같은 서비스를 받게 되는 프랜차이즈 서비스가 아닌 나만의 서비스를 받고 싶어 하는 니즈들도 증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골목길 창업은 아마도 계속 늘어날 것 같다. 제2의 장진우를 꿈꾸며 청년들은 사업에 도전한다. 하지만 그 사업도 쉽지만은 않다. 교육 없이 아무런 배움 없이 젊다는 혈기 하나만을 가지고 도전하기에는 세상이 너무나도 힘들기 때문이다.

체계적으로 배워야 한다. 그리고 성장되어야 한다. 연예인 엔터테인먼트처럼 작가는 골목길 장인 기획사를 이야기한다. 정말 좋은 방법이라 생각된다. 키워내고 만들어 내는 것. 그것은 연예인에게만 속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대중의 요구를 읽는 법도 필요하고, 분석하는 법도 필요하다. 어떤 서비스를 받고 싶어 하는지, 어떤 공간이 필요한지 전문가들의 연구와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작가는 책 중간중간에 장진우라는 청년에 대해 칭찬하는 내용이 많이 나온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그야말로 정말로 잘 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제 장진우 학교를 만들어서 골목길 사업을 제대로 만들어 가려고 하고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그것이다. 작가도 이 책에서 추천했듯이 장인 학교가 필요한 것이다. 학교는 고등학교까지 이 사회에서 의무라고 하는 교육 외에 필요한 것들을 가르쳐 줘야 한다. 의무 교육만 받으면 정말로 의무 생활 밖에 할 수 없다. 대학에 가서 남들과 똑같은 것을 배우기 보다, 정말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배워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학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에게 필요한 학습을 한다는 것이 정말 중요하게 되었다.

이제 사회는 밖으로 보이는 것보다 실질적으로 내가 무엇을 할 줄 아는지에 대해 더 많이 묻게 되는 것 같다. 회사 입사를 할 때도, 무엇을 할 줄 아십니까가 포인트가 된 것이다. 아직 그렇게 되는 과정 중에 있지만, 어쩌면 정말로 중요한 것을 이제서야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골목길은 더 계발되어야 한다. 많은 청년들이 남들과 똑같이 대학에 나와서 대기업에만 문 두드리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자신이 해야 할 업(業)을 찾아야 할 시대가 온 것이다. 제대로 된 교육이 만들어져서 더 많은 골목길에 사람이 모이도록 되었으면 좋겠다.

< 다시 읽고 싶은 부분>

특히 한국에서는 골목 장인의 공급 부족이 가장 큰 시장실패로 나타난다. 시장 수요에 비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골목 상인이 턱없이 부족하다. 기존 상인의 역량을 지원하는 동시에 체계적인 교육, 직업훈련, 창업 지원 시스템을 구축해 실력 있는 신규 상인의 골목 산업 진입을 유도해야 한다. 정리하자면, 골목길 경제학은 공급, 수요, 거래 비용, 시장실패 등 경제학 개념으로 골목상권의 성장과 성공을 분석하고 정부 정책을 개발하는 분야다. 앞으로 골목길 경제학은 국내외 사례와 자료를 토대로 골목상권 역학에 대한 이론과 가설을 설정하고 검증하며 골목 산업 육성 방안을 구체화함으로써 새로운 학문 분야로 발전할 것이다.


<뉴욕타임스>가 추천한 부산의 여행지는 전포 카페 거리다. 부산 전체를 추천한 것이 아니다. 이제 도시여행자의 목적지는 도시가 아니고 도시의 한 동네다. 뉴욕에 가는 트렌드세터는 더 이상 뉴욕에 간다고 말하지 않는다. 브루클린, 소호, 웨스트 빌리지, 사우스 브롱스에 간다고 말한다. 도시여행자에게 한 동네를 깊이 체험하고 즐기는 여행은 일주일도 부족하다.


<뉴욕타임스>가 매주 추천하는 도시 여행지의 코스 구성을 보자. 가장 최근에 추천한 도시는 일본 삿포로다. 삿포로 여행자를 위한 36시간 도시 여행 코스는 12개 장소로 구성되어 있다. 추천한 코스를 들여다보면 그 구성이 흥미롭다. 12개 장소 중 전통문화 유적이나 자연 명승지는 한 곳도 없다. 반면 맛 집, 바, 카페 등 음식 관련 장소는 무려 7곳이 추천됐다.


우리가 이대 후문 상권의 부침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두 가지다. 첫째, 골목 상권은 수요, 공급, 시장 경쟁이 단위 상권의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하나의 산업이다. 서울 골목상권 전체가 산업이라면, 단위 골목상권은 그 산업에 속한 기업인 셈이다. 대규모 젠트리피케이션의 피해를 입지 않은 이대 후문이 쇠퇴한 것도 결국 골목상권 간 경쟁의 결과였다.

둘째, 골목상권의 성공은 지역 공간 디자인이 관건이다. 특히 다른 지역과의 연결성을 확대하는 도로와 대중교통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이대 후문 경험에서 볼 수 있듯이 제한된 골목 자원과 낮은 접근성은 다른 상권과의 경쟁에서 치명적 제약으로 작용한다.


도시계획 관점에서 가장 부러운 점은 젠트리피케이션의 부재다. 도쿄에서 주목받는 상권임에도 젠트리피케이션 논란은 들리지 않는다. 그 이유는 크게 네 가지다. 첫째, 공동체 문화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건물주와 상인들 간 공동체가 형성되어 비공식적인 임대료 규제가 작동한다.

둘째, 기치조지의 대지주는 사찰이다. 사찰 소유지가 많아 토지 매입을 통한 상가 개발이 어렵다. 사찰의 비영리적 특성으로 인해 임대료가 급상승하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는다.

셋째, 상권의 무분별 팽창을 견제하는 주민들의 노력이다. 이곳에서는 주거 건물을 상업 용도로 쉽게 전용해주지 않아 프랜차이즈 업소의 대규모 진입이 어렵다.

넷째, 1991년 자산 버블이 붕괴된 이후 지속된 부동산 침체는 구조적으로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었다.


홀 푸드마켓이 성공한 요인은 간단하다. 진정성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진정성으로 답했을 뿐이다. 소비자는 다른 가게는 몰라도 홀 푸드마켓만은 정당한 방법으로 생산한 건강식품을 판매할 것이라고 믿는다. 회사가 상품의 진정성을 부각하는 방법도 이채롭다.


젠트리피케이션에 주목하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이 현상을 비판한다. 우선 골목상권의 발전이 지역에 터전을 둔 주민의 희생을 강조한다는 측면이 있다는 점이다. 예술가, 자영업자, 독립 가게의 노력으로 골목상권이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실이 이들에게 긍정적으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상권 활성화로 인해 임대료가 상승하면 건물주가 임대료 인상을 요구하고, 건물주의 요구를 감당할 수 없는 세입자는 가게를 포기하고 다른 지역으로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골목상권 활성화 상업이 불가피하다면, 청년창업 지원 시설, 대학 시설, 청년창업몰, 청년 창작촌 등 천년문화를 창출하는 공공재에 투자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청년문화 공공재는 유동인구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상권의 정체성 확립에도 기여한다. 서울시도 청년 인구의 중요성을 인식해 대학가 주변 지역을 재생하는 캠퍼스 타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골목상권 전체, 즉 골목 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거시적인 정책이 장기적으로 더 효과적일 수 있다.


경리단길 개척자로 유명해진 장진우 대표는 미래 창업자를 위한 학교를 운영한다. 장진우 가게에서 일하는 연륜 있는 요리사들이 학생들을 직접 교육한다. 장진우 학교는 졸업생 중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해 그들의 창업을 지원한다. 교육- 훈련-창업으로 이어지는 장인 육성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청년창업가들이 용산 인쇄소 골목에 모여 다수의 식당을 운영하는 청년창업꾼도 미래 골목 창업자를 위한 교육 과정을 운영한다. 교실에서 배우는 정규 학교나 직업학원과 달리, 현장에서 같이 일하며 배우는 현장 교육 프로그램이다.


골목 장인 기획사는 아직 생소한 개념이지만, 골목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전국의 기획자와 창업자들이 나서서 다른 지역과 나라가 벤치마크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획사 모델을 개발, 지역과 골목 경제 발전의 주역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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