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소음
줄리언 반스 지음, 송은주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맨 부커상을 받은 영국의 작가 줄리언 반스의 작품이다. 그 이름만으로도 이 책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 같다. 나는 줄리언 반스의 작품을 이번에 두 번째로 읽게 되었다. 처음 읽었던 것은 [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이라는 책이었다. 그 책을 읽었을 때도 처음에는 이게 뭐지? 하는 반응으로 읽게 되었다. 제목부터가 왠지 오싹한 것 같으면서도 마음에 썩 와 닿지 않았던 책이었다. 하지만 줄리언 반스의 책은 읽다 보면 중독되는 것 같다. 이 어색한 제목부터가 "아.. 그래서였구나.."라면서 나 스스로 이해하게끔 되어 있는 책이었다.

이 책도 그렇다. 처음에 읽었을 때 우선 주인공들 이름부터가 외우기가 어려웠다. 줄리언 반스의 책은 도입 부분이 어렵게 느껴진다. 계속 읽어도 그림으로 그려지지 않는 이 책을 계속 읽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 무렵부터 이 책의 반전이 시작된다. 그리고 나서는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까지 이 책에 손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매력은 줄리언 반스만의 능력이라고나 할까?

시대의 소음은 러시아의 작곡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이야기를 다룬 책이다.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가 태어났을 무렵, 시대는 참으로 암울했다. 아버지가 아들의 이름을 야로슬라프라고 지었지만, 신부님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름을 바꾸게 되었다.  드미트리 드미트리 예비치. 세례를 준 신부가 지어준 이름이다. 이처럼 아들의 이름 하나도 아버지 마음대로 지을 수 없는 그런 시대에 드미트리는 어머니로부터 피아노를 배우면서 음악적 재능을 타나 내면서 음악가로서 성장한다.

하지만, 비겁한 남자로 밖에 성장할 수 없었다. 공산주의 국가에서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이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생각은 다르지만, 음악을 하기 위해서 그는 비겁한 남자로 살 수밖에 없었다. 밖에 나가서는 스탈린을 찬양하는 음악을 만들었지만, 자신이 음악을 부끄러워하고, 그것을 잘못되었다고 생각했던 남자였다. 실제로 쇼스타코비치는 '자기혐오'에 괴로워했다고 한다.

자기 스스로도 "공포의 노예가 되었다."라고 말했고, 그의 음악은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소산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스탈린이 사망하면서 그가 행동했던 공산당의 입장을 대변한 행동이며, 서방세계의 음악과 정치에 대한 발언으로 공격의 대상이 되었지만, 그 나름대로 살아남기 위한 행동이었음을 사회주의 우리들은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줄리언 반스가 다루고자 했던 내용은 암울한 시대에 비겁해 살아남은 예술가의 내적 갈등에 대해서 소설로서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를 그린 것이다.

누가 그를 나쁘다고만 할 수 있겠는가? 예수님의 말씀처럼 우리 중 죄 없는 사람이 이 사람에게 돌을 던지라고 했다면, 아무도 그에게 돌 던질 사람은 없는 것이다. 그때에는 수밖에 없었다고 시대가 말해주고 있다. 그 누가 입장 바꿔 그의 위치가 되었다면, 당당하게만 살아갈 수 있었을까? 자신의 옆의 작가, 예술가, 시인들이 수용소로 쫓겨난 것을 눈으로 봤다면 아무도 그렇게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 책은 자서전이 아닌 소설이다. 그 시대에 그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도 그의 솔직한 내면은 알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줄리언 반스의 눈으로 본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는 그 시대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한 예술가였다.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가 시대의 소음에 맞설 수 있었던 방법은 음악이었고, 음악은 그를 더 이상 비겁한 남자로만 남게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운명, 그것은 전혀 손쓸 수 없는 어떤 일에 대해 쓰는
거창한 단어일 뿐이었다.
삶이 당신에게 "그래서"라고 말했을 때,
당신은 고개를 끄덕이고 그것을 운명이라 불렀다.

- 시대의 소음 : 줄리언 반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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