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밀리미터의 혁신 - 5년 안에 50배 성장한 발뮤다 디자인의 비밀
모리야마 히사코.닛케이디자인 지음, 김윤경 옮김 / 다산4.0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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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발뮤다 제품을 보면 전형적인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제품처럼 생겼다. 굉장히 심플하면서도 성능은 좋다. 나는 일본 기업에서 10여 년을 일한 경험이 있다. 제조회사와 무역을 겸한 회사이기 때문에 둘 다 경험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일본 사람들이랑 일하면서 일본의 제조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되었던 것 같다. 일본은 다들 알다시피 "제조"에 대해서는 장인정신을 가지고 있는 나라인 것 같다. 어느 작은 것을 하나 만들더라도 본인이 만들었다는 것에 대한 애정과 그것을 취급하는 마음은 정말로 높이 평가해 주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제품을 위해서 내 인생 헌신한다는 것은 우리가 보는 관점이다. 내가 보기에 그들은 그냥 즐기는 것이다. 제품 만드는 게 좋고,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을 좋아한다. 어떻게 하면 고객이 더 좋아하게 될지, 상상하면서 그들은 제품을 만든다. 나는 일본 회사에 다닐 때 통역 일도 많이 했었다. 기술자들이 한국에 와서 새로 나온 신제품에 대해서 설명할 때, 통역을 했다. 그때 나도 공부를 열심히 해서 가능하면 기술자의 말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통역하려고 노력했지만, 단 하나 전할 수 없었던 것이 있다.

그건 그분들이 그 제품에 대한 마음이었다. 나는 그분들의 말을 일본어 그 자체로 이해하기 때문에 그분들이 이 말 한마디에 어떤 정성을 담아 이야기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아무리 열심히 통역을 해도 그것까지는 제대로 전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그때 많이 느꼈다. 일본인들이 제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론 그 사람들이 일본을 대표하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런 정신을 가지고 일한다는 것은 그 회사를 10년 넘게 다니면서 알게 되고 느끼게 된 것이다.

내가 발뮤다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옛 회사가 생각이 났던 이유는 이런 점에서 매우 비슷했기 때문이다. 사진으로만 보아도 정말로 심플하고 일본의 전형적인 다다미 방에 놓았을 때 참 잘 어울리는 제품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크기도 크지 않으면서도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심플한 디자인이다. 게다가 성능까지 좋고, 제조도 일본에서 한다고 하니, 일본인들의 애국심을 건들기 참 좋은 제품이라 생각이 되었다. 다소 제품이 비싸다고 하는 게 흠이라면 흠이지만, 이 책에서 나온 것처럼 제품을 좋아하고, 그 제품에 대해서 애정을 가지고 있는 고객이라면, 가격에 대해서는 크게 좌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만큼 더 좋은 제품을 만들고, 그 제품을 통해서 고객에게 다가간다는 점. 이 점을 발뮤다의 성공사례로 뽑았다.

흔히 우리는 모든 상품은 가격이 저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가전제품이 싸지 않다는 전제 조건이 있기 때문에, 저렴한 제품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을지는 몰라고, 가전제품은 한번 사게 되면 오래 써야 하기 때문에 가격보다는 성능이나, 디자인을 많이 보게 되는 것 같다.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오래 사용할 수 있다면, 그리고 우리 집에 놓았을 때 다른 제품들과 잘 어울려 준다면 충분하게 고객은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요즘에는 많은 제품들이 중국이라든지 제3국에서 생산하는 경우가 많은데, 발뮤다는 일본에서 생산을 한다. 그것도 성공 요인이다. 물론 인건비가 비싼 일본에서 제작이라 소비자 가격에는 영향이 있겠지만, 그만큼 더 좋은 제품을 만들면 된다는 사장의 각오가 남다르다.

이 책의 제목에서도 느끼겠지만, 성공은 전혀 다른 요인이 아니다. 어디 특별한 곳에서부터 성공 요인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0.1mm의 차이로, 그 작은 차이로 성공은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남과 조금 다른 관점. 고객을 향한 그 관점에서 성공은 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 다시 읽고 싶은 글귀>

발뮤다가 경영 방침을 대폭 전환할 수 있었던 비결은 '제품에 대한 쓸데없는 고집을 버렸기 때문'이라고 테라오 겐 대표는 말했다. 대부분의 기업이 디자인 경영을 도입하도고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고집을 버리지 못하는 데 있다. 보통 기업가는 막대한 노력을 쏟아부은 기술이나 대대로 고수해온 시장, 또는 자부심을 가지고 이끌어온 사업을 버리지 못한다. 지역 산업체나 중소기업들이 시도해온 디자인 경영 또한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자원이나 사업에 디자인이라는 가치를 접목 시키는데 그치고 있다.


이처럼 기존과 다른 특별한 가치가 느껴지는 제품이라면 평균을 훨씬 웃도는 가격을 지불하도고 구매하려는 사람이 분명 존재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들을 '프리미엄 소비자로 분류할 수 있다.


가격을 낮추기 보다 장점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한 발뮤다의 전략은 오늘날 시장에서 적절한 평가를 받고 있다. 매해 발뮤다가 이룩한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이 그 증거다. 도구가 지닌 본질적인 기능을 중요시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통해 가치를 극대화한 발뮤다의 디자인 경영 전략은 미래 시장에서 어떤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 청사진을 제시한다.


시중에 유통되는 제품은 모두 나름의 고민을 거쳐 세상에 나온다. 하지만 발뮤다의 제품은 일반적인 가전제품에서 찾아볼 수 없는 '어떤' 가치를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그렇다면 발뮤다와 발뮤다가 아닌 제품의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걸까? 테라오 겐 대표는 아이디어의 출발점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의 생각은 다음과 같다. 보통 가전제품을 만드는 대기업들은 오래전 출시된 제품을 매년 조금씩 개선해 나간다. 이때 담당자는 이전 모델을 살피며 고쳐야 할 부분을 찾는다. 그들이 관찰하고 고민하는 대상은 바로 '제품'이다. 반면 발뮤다 개발팀은 '실제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삶'을 사고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사람들의 생활상을 살펴보며 바람직한 제품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고민한다.


본래의 구조는 유지한 채 불편을 조금씩 줄여가는 일반적인 방법 대신, 발뮤다는 '불편' 그 자체를 없애고자 했다. 철저히 소비자의 삶에 바탕을 둔 발상이 마침내 물탱크를 없애고 주전자로 직접 기기에 물을 붓는 혁신을 만들어낸 것이다.


중국의 인건비가 일본의 7분의 1, 8분의 1 수준이라면 우리 일본 내 작업 효율을 7배, 8배 끌어올려 경쟁하면 됩니다. 아니 오히려 가격적인 면에서도 중국보다 더 경쟁력 있게 만들어 볼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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