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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의 쓸모
김경윤 지음 / 생각의길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철학이라고 하면.. 괜히 어렵다는 생각부터가 든다. 나랑은 전혀 상관이 없는 것 같고, 옛것을 좋아하는 옛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하기 좋은 이야기..라는 나의 편견이 조금씩 깨지기 시작했다. 몇 년 전부터 인문학이 인기가 있고 나서부터 철학은 어쩌면 우리들 생활 속에 깊이 관여 되고 있었던 것인데 애써 무시하면서 지낸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왜 사람들은 철학 책에 열광할까? 며칠 전에 시골의사 박경철의 독서 공감이라는 강연을 들었다. 그때 그가 독서에 빠진 이유 중 하나가 고등학교 시절 니체에 관한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였다고 한다. "익숙하지 않는 것에 대한 호의"라는 문구를 통해 스스로 가지고 있던 고민을 해결하면서 이 문구를 평생 자신의 가슴속에 지니고 실천하게 되었던 이야기를 강연을 통해서 들었다. 그러면서 그의 삶도 바뀌게 된다.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한 니체의 책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이렇게 바꿔 놓을 수 있단 말인가?
철학 책은 꾸준하게 책을 읽게 만들고 그들의 글들을 찾아 읽게 하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읽은 다음에 꼭 생각하게 만든다. 그러한 매력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철학 책을 찾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책 제목 그대로 철학의 쓸모에 대해서 강연 방식으로 쓰여 있다.
왜 우리는 철학의 쓸모를 찾게 되는 것일까? 이 책에서도 철학의 쓸모는 물음이고 의문이라고 말해준다. 철학은 상식의 확인이 아닌 상식에 대한 반격이고, 물음이며 진리에 대한 회의라고 말한다. 물음이 필요 없는 세상이라면 철학은 아무 쓸모도 없다고 강하게 말하면서 계속 물음을 던지고 있다. 공자, 맹자, 노자 장자, 한비자 그리고 플라톤, 루소, 스피노자, 디오게네스, 마키아벨리가 등장하면서 그들의 사상 속에서 우리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동서양의 철학자들을 통해서 우리들에게 생각하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맛보기처럼 동서양의 철학자들의 생각을 다룬 책으로 다른 철학 책보다는 쉽게 읽힌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는 계속 물음표가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이 책에서도 원하는 것이 그것이고, 그 물음표를 통해서 우리들에게 생각하기를 바라고 있는 것 같다. 나중에 딸아이가 조금 더 크면 같이 철학 책을 읽고 토론을 해 봐도 참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우리 인생에 있어서도 정답이 없는 것처럼 정답이 없는 질문들에 관해서 어떤 식으로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