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훈현, 고수의 생각법 - 생각은 반드시 답을 찾는다 인플루엔셜 대가의 지혜 시리즈
조훈현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오늘 이 책을 한꺼번에 후다닥 읽어 버렸다. 솔직히 그렇게 읽기에도 너무 아까운 책이다. 두고두고 옆에 놓고 계속 계속 보고 싶은 책이다. 아마 요 근래에 읽은 책중에서 내 마음을 가장 울리는 책이 아니였나.. 싶다. 책을 읽고 나서 좋을 글귀가 있으면 필사를 하는데.. 이 책은 정말 책 한권을 다 필사 해 보고 싶을 정도로 나에게는 아주 강한 메세지를 주었다.
 
예전에 누군가가 웹툰을 소개시켜줬다. 정말 재미있다고.. 내가 봐도 좋아 할 것 같다며 "미생"을 소개시켜 줬다. 웹툰을 잘 안보는 나라.. 딱히 관심이 없었지만, 아무생각없이 무심코 본 웹툰은 나에게 유료서비스를 이용하겠금 만들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랑 비슷한 상사이야기를 바둑을 통해서 해결하는게 나에게는 정말 재미있게 느껴졌고, 그때부터 바둑을 한번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게 했다. 바둑을 배우면 바로 앞의 일분만 아니라 몇 수를 더 생각하는 힘이 길러진다는 말에 나는 그런 힘을 길러보고 싶었다.사람이 신이 될 수는 없겠지만, 예측은 할 수 있는데 그 예측의 힘이 길러진다니 얼마나 대단한 것일까!
 
고수라는 한자를 찾아보면 높을고(高) 손수(手)이다. 손수라는 뜻은 능력이라는 뜻도 있다. 높은 능력을 가진사람이다. 어떠한 분야에 고수가 된다는건 대단한 인내심과 본인의 노력과 실력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길을 오래 걷는자만이 고수라는 소리를 듣는다. 그 길을 오래 걷다 보면 여러가지 경험을 하게 된다. 늘 이기게 되는 것만 아니라 비참하게 무너질 수도 있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로 많이 힘들은 일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다시 일어서서 그 길을 걷는 자만이 고수가 될 수 있다. 그렇다 보니 고수들은 하나같이 마음에 여유가 있어보인다. 왠만한 일들을 다 겪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나는 고수들의 제일 부러운 점은 그들의 실력은 물론이지만, 그들이 갖는 마음의 여유이다.
 
여러 고수들의 책을 보다 보면 내가 생각하는 그들의 공통점은 보통 화를 잘 안낸다는 것이다. 그리고 큰 목소리를 내는 법도 없다. 그 만큼 자기 감정을 잘 컨트롤 할 수 있고, 그렇게 하지 않고도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고수가 아닌가 싶다. 사람이 세상을 살다보면 정말로 희안한 별의 별일을 다 당하게 되는데 그때마다 자기 감정을 컨트롤 할 수 없어서 큰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그 순간 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뒤에 오는 후폭풍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것은 결코 이기는게 이기는 것이 아니다. 완만하게 문제해결을 잘 해야지만, 그리고 상대의 기분까지 생각해주는 것이 고수가 문제해결을 하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고수들은 그렇게 위에서 내려다 본다. 하수인 우리들은 앞에서 그 일밖에 보지를 못한다. 그게 고수와 하수의 차이이다. 몇 수 앞을 내려다 보는 사람 앞에서 바로 앞만 보는 사람은 절대 이길 수가 없다. 생각은 사람을 고수로 만들어 주는 길인것 같다. 많은 생각들이 자신을 다스리게 하고, 내 자신을 높은 위치로 점점 올라가게 해 준다. 이것은 연륜이 그렇게 만든다고 하지만, 연륜 또한 그런 시간을 오래 가짐으로써 생기는게 아닌가 싶다.
 
모두가 다 고수가 될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모두가 다 고수의 생각법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필사하고 싶은 글귀>
 
사는 곳이 천국이 되느냐 지옥이 되느냐는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말이 있다. 젊은 시절에는 이런 말을 믿지 않았는데 지금은 믿는다. 나 자신이 오로지 생각 하나 바꾸는 것으로 삶이 달라지는 경험을 여러번 했기 때문이다. 이창호에게 타이틀을 빼앗겼을 때는 너무나 괴로웠지만, 어차피 빼앗길 타이틀이라면 내가 직접 키운 제자에게 빼앗기는게 낫다는 생각을 하니 거짓말처럼 괜찮아졌다. 모든 타이틀을 다 빼앗기고 예선에서조차 탈락했을 때에는 이제 바둑을 그만둬야 하나 고민할 정도로 흔들렸지만, 여기가 바닥이니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구나 생각하니 마음이 그렇게 편안해질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어떤 문제든 해결할 수 있다는 자세로 세상을 바라본다. 아주 어릴 때부터 수많은 난제들에 부딪치며 살아왔고, 결국에는 그들이 해결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때로는 스스로 풀지 못하는 것도 있었지만, 꼭 내가 아니더라더도 누군가는 반드시 그 문제를 풀고야 만다. 그러니 세상사를 바둑판이라고 생각한다면 풀지 못하는 문제는 없다. 문제는 반드시 해결된다. 해결된때까지 붙들고 늘어지는 근성만 있으면 된다. 그 근성이란, 바로 생각이다. 해결할 수 있다는 긍정성. 반드시 해결해야겠다는 의지, 그리고 해결방법을 모색하는 데에 필요한 모든 지식과 상식, 체게적인 사고, 창의적인 아이디어, 이 모든 것을 포괄하는 개념을 나는 생각이라고 부르고 싶다.
 
 
변화와 혁명은 바로 이런 식으로 이루어진다. 생각을 하고, 문제의식을 가지고, 싸울 힘을 기른 후, 마침내 도전하여 이기는 것이다. 그 출발은 언제나 남과 다르게 생각할 줄 아는 창의적 사고에서 시작된다.
 
생각의 자유를 주면 아이들은 스스로 생각한다. 스스로 생각하는 아이들은 개성이 강해지고 자아가 단단해진다. 인생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끌어갈 자신감과 확실한 인성이 형성될 수 있다.
 
왜?라는 질문이 떠오르는 순간이야말로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때다. 이 기회를 그냥 흘려보내서는 안 된다. 집중하여 생각해야 한다. 모든 것에는 반드시 근본적인 이유가 있으며 반드시 더 나은 방법이 존재한다.
 
 
정상은 아무나 가지 못한다. 그냥 열심히 한다고 다 가는 것도 아니고 실력이 좋다고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운도 있어야 하지만, 인성과 인품도 따라줘야 한다. 특히 마음이 강해야 한다.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정상의 무게를 견뎌낼 만한 인성이 없으면 잠깐 올라섰다가도 곧 떨어지게 된다.
 
 
"살면서 제일 중요한 건 사람의 도리를 지키는 것이야"
"사람이 되려면 인격, 인품, 인성을 모두 갖춰야 해."
"답을 주는건 스승이 아니야. 그냥 길을 터주고 지켜봐주는 게 스승이지."
"이류는 서러워. 쿤켄, 네가 이 길을 가기로 했다면 일류가 되어야해. 그렇지 않으면 인생이 너무 불쌍해."
 
인품과 인격을 어떻게 가르치겠는가. 매너는 가르칠 수 있어도 인품은 못 가르친다. 가르치려고 덤벼드는 것 자체가 어쩌면 그 사람을 망가뜨리는 것일 수도 있다. 인성, 인품, 인격은 그냥 보여주는 것이다.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제자가 보고 배우게 하는 것이다. 제자가 내 기준에 어긋나는 듯해도 야단칠 필요가 없다. 스승이 중심을 잡고 있으면 제자가 알아서 잘못한 걸 깨닫고 고친다. 또 고치지 않더라도 괜찮다. 그건 시대가 달라서 그런 것이지 생각이 달라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스스의 시디에 지켜야 했던 원칙이 제자의 시대에는 바뀔수가 있다. 하지만 그 정신 만큼은 그대로다.
 
스승과 제자의 관게와 똑같은 것이 부모와 아이의 관계다. 인성교육을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냥 보여주면 된다. 아이가 바르게 크지 않으면 그건 부모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이가 정신이 산만하고 비상식적인 생각을 한다면 그건 부모가 그런 사람이기 때문이다. 가난한 부모는 돈이 없는 부모가 아니라 물려줄 정신세계가 없는 부모다. 어린 시절에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정신세계야말로 자라서 사회에 나가 사람을 사귀고 직업을 갖고 가족을 꾸리고 삶의 목적을 찾는 등 일상의 모든 선택에 영향을 주는 기준이 된다. 바로 이 기준이 나쁜 유혹에 흔들릴 때 머릿속에서 "안돼!"하고 막아주는 것이다.
 
 
승부의 세계가 원래 그렇다. 아니, 승부를 떠나 우리가 사는 세상이 원래 그렇다. 과정도 중요하지만 결과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이길 수 있다면 이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반전의 기회를 기다려야 한다. 내가 버텼던 이유는 이겨야 한다는 욕심 때문이 아니라 아직 이길 기회가 있다는 희망 때문이다. 승부사라면 그런 아주 낮은 가능성에도 베팅할 줄 알아야 한다. 아직 바둑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만약에 패식이 짙었던 종반에 포기하고 돌을 던졌다면, 과연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었을까
 
 
세상이 바둑처럼 경쟁만 있고 1등만 살아남는 곳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어떠한 삶을 살던 자신만의 영토를 넓히기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영토 확장이 꼭 성공과 출세, 승리만을 의미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최대로 발휘하는 것, 굼을 실현하는것, 그리하여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는것. 그것이 바로 세상에서의 연토확장 일것이다.
 
 
스스로 강한 자는 절대로 변명하지 않는다. 열심히 노력하는 자는 지더라도 당당하다. 내가 승부에 졌다면 그건 내가 덜 강하기 때문이다. 그걸 인정하고 더욱 노력하면 된다. 나는 고수가 갖춰야 할 싸움에 대한 가장 중요한 예의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끝나지도 않았는데 미리 체념하거나 , 상대나 약하다고 해서 설렁설렁하는 건 승부사의 자세가 아니다.
 
 
기운이라는 건 눈에 보이지도 않고 손으로 만져지지도 않는데 느낌으로는 분명히 존재한다. 자신감이 흘러넘치는지, 마음 한구석이 불안한지, 대범한지 소심한지, 서로의 마음 상태를 대번에 느낄 수 있다. 더 불가사의한 건 기운은 스스로 약할수록 더 약해지고, 강할수록 더 강해진다는 점이다. 마치 상승 공기를 만날수록 더욱 막강해지는 토네이도처럼 자신감을 가질 수록 더 커진다. 또한 기운은 서로 영향을 준다. 불안한 기운은 자신만만한 기운을 느낄수록 불안해 진다. 자신만만한 기운은 불안한 기운을 잡아먹으면서 더욱 강해진다. 한마디로 내가 불안해할수록 상대방은 강해진다. 그러므로 결전의 순간, 주눅 든 마음으로 링 위에 오르는 것만큼 패배를 앞당기는 것은 없다. 덤빌 테면 덤벼라! 너도 잘났지만 나도 잘났다! 그래! 한번 붙어보자! 이런 배짱과 기백이 있어야 한다.
 
 
사람들은 현실에 불만을 갖고 어딘가 다른 곳으로 가면 더 좋을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깨달은 바로는 지금 여기, 바로 이 순간이 최고의 환경이다. 불만을 갖고 환경 탓을 하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여기가 최선의 자리라고 생각하고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면 달라지기 시작한다.
 
 
우리는 모두 세상이라는 거대한 바둑판 위에 서 있다. 돌을 던지고 나가는 순간 게임은 끝난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에겐 보여주지 못한 수많은 가능성이 남아 있다. 자신은 아무것도 없다며 괴로워할지 몰라도 판 밖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의 생각은 다르다. 우리는 여전히 8집을 더 갖고 있다. 그러니 아직 게임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은 하고 있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이 달라서 힘들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들에게 그럼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하면 당장 어떻게 먹고 살지 막막해서 못하겠다고 한다. 이처럼 꿈과 현실사이에서 마음을 잡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더 중요한 건 먹고 사는 것이다. 먼저 먹고사는 길을 뚫어야 한다. 30만원이든 100만원이든 먹고 살 수 있는 일부터 만든 후, 그 다음에 꿈을 꿔야 한다. 생계가 막히면 꿈이고 뭐고 없다. 치사하고 초라하게 느껴진지 몰라도 그게 현실이다. 우리 어머니 아버지들도 다 그렇게 생계를 위해 초라하고 치사하게 살면서 우리를 키워내셨다.
 
 
고수는 내가 가보지 못한 수많은 길을 이미 가본 사람이다. 나는 아직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느라 급급하지만 고수는 그 일뿐 아니라 다른 일까지도 저 위에서 굽어보며 침착하게 대응한다. 고수가 되고 싶다면 그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매사에 배우는 자세로 고수의 옆을 열심히 따라다녀야 한다. 어느 분야든 바둑과 마찬가지로 그 끝은 아득하다. 우리는 늘 초보의 마음으로 고수의 지시와 가르침을 따라야 한다. 그렇게 계속 임하다 보면 어느 새 남들이 나를 고수라고 불러주는 날이 올 것이다.
 
 
당장의 이익에 눈이 멀면 서너 수 앞이 안보인다. 그래서 수읽기를 제대로 한다는 건 마음속에서 솟아오르는 욕심을 버리는 것이다. 고수라면 좋은 수가 보이는 순간조차도 흥분해서는 안 된다. 그게 내 눈에 보였다면 상대의 눈에도 보였을 것이고, 그 역시 그에 대해 준비를 할 것이 분명하다. 좋아 보이는 길일수록 더 위험할 수 있다. 그래서 최대한 마음을 버린 상태에서 검토하고 또 검토하여 최선의 수를 선택해야 한다.
 
 
복기가 중요한 것은 이처럼 대국 후의 토론을 통해 상대방의 아이디어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전혀 몰랐던 것,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상대방을 통해 알게 된다. 이것은 정말 대단한 경험이다. 생각을 많이 해본 사람이라면 어떤 계기에 의해 사로의 틀이 와장창 깨지면서 머리가 뻥 뚫리는 듯한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세웠던 사고의 질서가 무너지면서 잠시 혼란을 느끼게 되지만, 그것을 잘 소화하고 나면 더 높은 차원으로사고할 수 있게 된다. 다른 사람의 사고 체계를 받아들이면 이처럼 머릿속에 혁명이 일어난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열림 마음이 우선이다. 적을 적으로만 본다면 결코 배울 수 없다. 적이라도 존경심을 가지고 좋은 점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경쟁과 미움만 앞세우면 결코 발전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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