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기계 vs 생각하지 않는 인간 - 일과 나의 미래, 10년 후 나는 누구와 어떻게 일해야 하는가?
홍성원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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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 이 전의 책들과 비슷할 거라 생각했다. 4차 산업. 그리고 AI의 등장으로 인간들이 직업을 잃어가고 있고, 그 자리는 기계들이 대체한다는 이야기. 워낙 요즘 이런 책들이 많이 나왔고, 나 또한 흥미롭게 여러 권의 책들을 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은 기존의 책들과는 달랐다. 단락마다 생각할 거리를 주었다.

나는 그 점이 매우 좋았다고 생각한다. 시대가 발전하기 때문에 우리는 기계를 이길 수 없고, 단순노동을 기계에게 빼앗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고 스스로 인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작가는 아주 오래된 이야기를 꺼냈다. 흑인 노예사건을 다루었다. 물론 그때와 지금은 많은 시대적 차이가 있다. 하지만 맥락은 비슷하다고 본다.

마부들의 일자리 보전을 위해서 했던 것이 영국의 자동차 발전을 늦추게 했다는 말이 있다. 지금 이 시대와 같은 맥락으로도 볼 수 있다. 기술발전이 먼저인지 사람의 일자리 보전이 먼저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발전할 때에 발전하지 않는다면 도태될 수 있다. 예전에 힘든 일들을 흑인 노예들이 했었다. 기계가 등장해서 더 이상 힘든 노동을 하지 않을 거라는 기쁨도 잠시, 그들은 일자리를 잃게 되었고 더더욱 가난해질 수밖에 없었다는 단편적인 사실만으로 현대인에게 비교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렇게 될 수도 있음을 인지해야만 한다.

기계의 발전으로 인해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들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인간의 감정. 그것은 기계로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이 책에서 말했듯이 계산을 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은 할 수 없다. 아픔을 알 수는 있지만 그 감정을 터치해 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일까? 그런데 이것도 모르겠다. 조만간 인간의 감정까지 아우르는 기계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는 그래도 우리의 미래를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 아직은 괜찮다고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말하고 있다.

늘 불안한 이야기만 하는 다른 책을 보다 희망을 이야기해 주는 책을 만나니 조금은 밝게 느껴진다.

<다시 읽고 싶은 글귀>

흑인 노예 사건은 인류사의 흑역사이다.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그들의 아픔은 결코 치유될 수도 회복될 수도 없다. 기술 발전이 그들의 삶에 끼친 영향력도 치명적이었다. 삶의 현장에서 기계에 의해 내몰린 그들은 가난을 대물림할 수밖에 없었다. 기계의 발전이 가져온 안락한 삶은 그들에게 그림의 떡이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가? 기술이 진보할 때 이에 편승해 그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있을까? 혹시 도태되거나 추락할 위험은 없는가? 인류 역사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운다면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도구를 사용하는 인간은 생존력이 강했다. 자연물을 이용하거나 동물을 수단으로 사용해 생명을 유지하고 편익을 도모했다. 특히 말은 이동 수단으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자동차의 출현으로 제 역할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일자리를 잃은 마부를 위해 세운 상호 대책은 영국을 자동차 산업에서 뒤처지게 했다. 이 사건은 많은 질문을 던진다. 기술과 인간 중 무엇이 우선되어야 하는가? 기술의 도모인가. 아니면 더불어 사는 사회인가?

불과 10여 년 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기술이 현실이 되고 있다. 이에 미래에는 기술이 어디까지 발전할지 기대를 모은다. 그러나 기술력은 인간의 상상력을 초월하지 못한다. 상상력을 근거로 기술력이 발전하므로 생각보다 그 속도가 빠르지 않다. 상상력은 시공간 초월이 가능하지만 기술은 단계에 맞춰 발전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기술의 발단에 대응할 시간이 충분하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이다. 21세기 AI 시대에는 인간의 '감정'이 주목받게 될 것이다. 산업화 시대의 제1 기계화 시대에 중요한 경쟁 요소였던 효율성의 문제는 생각하는 기계가 해결해 준다. 대신 '인간다움' '인간만의 능력'이란 키워드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영업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일일이 발로 고객을 찾아다니던 시대는 지났다. 오히려 고객을 번거롭게 하고 부담을 줘 불편을 초래한다. 고객의 나이나 성향을 분석하여 맞춤형 컨설팅으로 가야 한다. 고객도 정보에 강하다. 객관화된 정보에 차별화된 전략으로 영업에 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데이터 관리는 필수다.

그러므로 서비스직 상담원은 '마음'을 전달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상대방의 상황과 감정을 관찰하고 대화의 맥락을 판단하여 '바쁜 사람이라면 빠르게' '화가 난 고객에게는 공감하고 경청하면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미래의 영업 서비스직 업무에 요구되는 핵심 능력은 인간의 마음을 다스려주는 '감성터치'인 것이다.

감성터치란 상대의 마음을 직접 만지고 건드려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하고 감동을 준다는 뜻이다. 인간은 감정이 있고 다른 이들과 상호 교류하며 동기부여가 이루어진다. 그래서 고객이나 업무 파트너들을 어떻게 물리적. 심리적으로 터치하고 관리하는지가 중요하다. '인간적인 접근' '인간미'를 내포한 상태의 물리적 터치, 대화에 의한 터치, 심리적 터치로 구분할 수 있다.

물리적 터치는 직접적인 신체 접촉이다. 악수나 술 한 잔의 건배 등에 해당된다. 대화의 터치는 상대에게 긍정의 행동을 보인다거나 격려해 주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전하는 것이다. 이러한 행동은 상대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단이고 신뢰와 인정, 동료애와 호감을 표시하는 인간다운 행동들이다. 세 번째 유형의 터치는 심리적 터치다. 다양한 인간 중심의 활동으로 상대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신뢰를 형성해가는 행동이다.

창의적인 업무를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첫째는 산업 현장의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생각을 떠올려야 한다. 그러나 창의적 발상이 생각처럼 잘 되지는 않으므로 노력과 연습이 필요하다. 현장을 느끼고 직접 몸을 움직여서 체득한 쓸모 있는 경험이 창의력의 기초가 된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의 지식을 변경, 변형 결합, 제거, 추가, 적용, 반대 또는 과장된 생각을 거치면서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두 번째는 어떤 문제에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 질문은 호기심을 갖고 스스로 과제를 해결하려는 의지에서 나온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당당하게 내놓을 자신감을 기르자. 문제 해결을 위해 끈기와 인내를 기르고 새로운 변화에 당황하면 안 된다. 이를 즐기는 사람이 되어야 활용의 범위가 넓어진다.

세 번째는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새롭게 얻은 지식이나 새롭게 경험한 것 등, 자기 나름의 '숙성' 과정을 거쳐야 자기 것이 된다. 피상적이고 활용 가치가 없는 정보들의 파편에 불과하다. 자신이 정리하고 이해한 과정을 거치면 새로운 사고 관점이 생기고 현업에 적용할 아이디어도 생긴다.

미리에 관리 사무직이 제대로 일을 하기 위해서는 사업 전체 성과를 올리는 일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조직 내 비효율 현상을 타파하고 조직의 미래지향적인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자원을 분배하고 이해관계 집단에 동기를 부여하는 일도 맡아야 한다. 아직은 생각하는 기계가 이 일을 할 수가 없다. 또 관리 사무직은 조직 내 구성원에게 영향을 미치는 일을 하므로 시대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구성원들의 동참을 이끌어 내야 한다.

<생각하는 힘은 유일한 무기가 된다>의 저자 야마구치 요헤이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AI와 로봇이 대중화되면 인간의 일자리는 사라질까? 요즘 들어 AI 위협론에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AI는 사고하지 않는다. 단지 계산할 뿐이다. 계산에 아무리 많은 함수와 변수를 사용한다고 해도 차원을 넘어서지 못한다. AI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정보의 최적화다. AI는 프레임 문제에 대처하지 못하는 데다가 상위 차원에서 문제를 파악하고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인간만이 가능하다. 인간은 의식을 사용할 수 있다. 생각하는 힘을 사용하여 차원을 넘나들고 상위 차원에서 문제를 파악하고 개별 요소를 유기적으로 연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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