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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너에게 필요한 말들 - 막막한 10대들에게 건네는 위로·공감·용기백배
정동완 외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5월
평점 :
가볍게 읽었는데 많은 글귀들이 와닿았다.
10대들을 위한 책이라고 하지만 지금 내가 읽어도, 혹은 더 나이가 있으신 분이 읽어도 괜찮은 책인 것 같다.
왜냐하면 우리들은 10대 때 이런 말을 듣지 못하고 자랐기 때문에 나이가 들었어도 아직도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10대 때는 20대가 되면 이 모든 것들이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20대가 되어보니 30대 때 가 되면 무언가 달라질 것들을 기대하게 된다. 막상 30대가 되면 40대를, 40대가 돼서는 아직도 20대 때 끝냈어야 할 고민들을 끝내지 못한 것들 때문에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듯하다.
그때 누군가 이런 말들을 해주었더라면... 내 인생이 조금은 달라졌을까?
확 달라져있지는 않았겠지만, 그때그때 필요한 위로는 받았을 것 같다. 조금 더 힘낼 수 있을 것도 같았고, 쉽게 포기하지도 않았을 것 같다는 핑계를 대본다.
맞다. 누가 무슨 말을 한들, 내가 주워 담지 않으면 내 것이 되지 않는다.
그때 내가 지금의 이런 이야기들을 들었더라도 달라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처럼 생각한 어른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대들을 위한 글들을 쓴다. 단 한 사람이라도 좋으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
이 책을 읽고 나도 위로받았다. 그래... 그렇구나..
곧 10대가 될 내 딸아이를 위해 내가 어떤 말을 해 줘야 할지도 감 잡았다.
그냥 다 받아주기 보다 엄마로서 따뜻한 위로의 한 마디를 해 줄 수 있게 된 것 같다.
인생 쉽지 않다. 진로 결정... 더더욱 쉽지 않다.
쉽지 않은 인생길을 가는 내 딸에게 엄마로서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
<다시 읽고 싶은 글귀>
"똥 밝았다, 생각하고 그냥 해. 어쩔 수 없잖아. 그런데 참 신기한 건, 그걸 하고 나면 또 한 사람을 얻더라고. 그리고 이 여행도, 떠나기 전에는 엄청나게 고민했지만, 나는 일단 시작하면 절대 불평하지 않아. 왜냐면 이왕 하기로 한 거니까. 아쉽지 않고 아프지 않은 인생이 어딨어? 내 인생만 아쉬운 것 같고 내 인생만 아픈 거 같지? 다 아파. 다 아쉬워. 세월이 지나니, 하나씩 내려놓고 포기할 줄 알게 되더라. 나는 그냥 허울보단, 그저 재미나게 사는 게 목표야. 인생은 한번 살아 볼 만한 재미있는 거야."
지금도 모든 순간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고 있을 너에게 해주고픈 말은, 게임에 패했더라도 실망하지 말라는 거야. 경험치는 사라지지 않을 테니, '이제 맞는 걸까?' '정말 옳은 방법일까?' 이런 생각에 사로잡혀 지레 겁을 먹고 안전지대에만 있으려고 하지 마.
뭐 어때? 그냥, 한번 부딪쳐 보는 거야!
가지 않을 수 있는 고난의 길은 없었다.
몇몇 길은 거쳐 오지 않았어야 했고
또 어떤 길은 정말 발 디디고 싶지 않았지만
돌이켜보면 그 모든 길을 지나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다. (중략)
그 길이 내 앞에 운명처럼 패어있는 길이라면
더욱 가슴 아리고 그것이 내 발길이 데려온 것이라면
발등을 찍고 싶을 때 있지만
내 앞에 있던 모든 길들이 나를 지나
지금 내 속에서 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도종환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나의 성장이 멈춰 버린 것 같고 진로가 분명하지 않아도,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무언가는 뿌리가 뻗어나가는 것처럼 저 보이지 않는 곳에 차곡차곡 역량을 쌓아가고 있는 중이야. 6주 동안 훌쩍 자라나기 위해 4년 전부터 보이지 않는 땅속에서 뿌리를 뻗치고 있던 모소 대나무처럼 말이야. 지금의 순간들이 너희에게 보이지 않는 거름을 주는 시기가 되길 바란다.
사실 과거에는 현재의 나를 예측할 수 없었어. 하지만 운 좋게도 앞으로의 진로에 도움이 되는 공부를 나도 모르게 하고 있었을 수 있겠지. 중요한 선택의 상황이 닥치면 '이 선택이 지금 하는 일과 어떻게 융합될까?' 하는 생각을 종종 해. 물론 정확한 목적지를 두고 나아간다면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분명하게 알 수 있을 거야. 하지만 대략적인 방향을 설정하는 것 또한 도움이 될 수 있어. 왜냐하면 둘러 가더라도 비슷한 곳에 도착할 테니까 말이야. 지금 네가 하는 모든 것이 하나의 의미가 있을 테니 현재에 최선을 다하면 좋겠어!
어릴 적 봤던 <빨강 머리 앤>에는 이런 대사가 나와
"이 길모퉁이를 돌면 무엇이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전 가장 좋은 게 있다고 믿을래요!"
우리가 지나고 있는 컴컴한 터널도 이와 같지 않을까? 가만히 서 있기보단 한 걸음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는 게 낫다는 걸 기억했으면 좋겠어. 그리고 그게 설령 원하던 방향이 아니더라도, 샛길이라도 좋으니 일단 가보는 거야.
지금의 삶과 나 자신을 스스로 사랑하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야. 모든 것이 충만하고 좋았을 때가 아닌, 그 어느 것도 나를 이끌어갈 수 없을 때야말로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할 때야. 삶의 화환과 부정적인 생각들이 온통 너를 채울 때, 너의 인생을 조금 더 사랑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해.
"Do a Bradbury"
인생이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 어떤 시간 속에 살아가든, 늘 다음번에 찾아올 행운을 놓치지 않도록 지금 순간에 최선을 다하며 살길 바랄게. 롤러코스터가 됐든 회전목마가 됐든, 놀이공원에서의 시간이 즐겁기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