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TV는 영어로 책은 전자펜으로 쉬엄쉬엄 엄마표 영어 - 시간도 돈도 체력도 부족한 엄마들을 위한 심플한 영어교육
이설희 지음 / 더블:엔 / 2020년 12월
평점 :
새해 첫 번째로 새벽 기상을 통해 읽은 책이다. 우리 아이는 영어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엄마는 아이의 열정에 반에 반도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 아이가 정말 가고 싶어 하는 영어유치원도 2년이나 기다렸다가 가게 했고, 아직은 아이에게 돈 쓸 때가 아니라는 생각을 지금도 변함없이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아이는 2년 동안 기다렸다가 가서 그런지 정말 좋아한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을 힘들어하는데, "그럼 유치원 가지 말고 오늘은 할머니랑 집에서 쉬자!"라고 하면 눈을 번쩍 뜬다고 한다.
코로나 때문에 요즘에는 집에서 인터넷으로 수업을 듣고 있는데, 엄마가 워킹맘이라 일일이 다 챙겨주지 못하더라도 혼자서 알아서 주소 찾아서 들어간다. 강하게 키우려고 한 것은 아니다. 나는 내가 워낙 할 일이 많은 사람이기 때문에 아직 공부 말고 조금 더 놀아도 괜찮은 나이라 생각하는 아이에게는 조금 더 자유를 주고 싶다는 핑계를 대로 있는 중이다.
이런 엄마의 게으름? 혹은 나태함 덕분인지 아이는 스스로 하는 아이가 된 것 같다.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것만큼 실력은 좋지 않아서 속상해하는 모습을 종종 보인다. 지금은 아이의 실력보다 엄마의 실력이라고 말하는 때이다. 엄마가 얼마만큼 아이에게 신경을 써주며 돈을 들이는가에 따라 아이의 성적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엄마가 조금 더 신경 써서 아이에게 책 하나라도 읽게 하고, 문제 하나라도 더 풀게 하면 확실히 아이의 성적이 달라진다는 것은 조카들을 봐서도 알 수 있다.
나는 어차피 공부는 평생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은 놀아도 되고, 다만 아이가 공부에 질려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나만 이렇게 아이에 대해서만은 유유자적한지 모르겠다. 그런데 8세가 되고 나서는 슬슬 내 마음에도 요동이 밀려온다. 내가 조금 더 신경 써줘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하지만 지금까지 엄마표 영어 하시는 분들처럼 그렇게 열심히 할 자신도 없고, 시간도 없다.
그런데 이 책은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해서 만들어진 책인가 보다. "쉬엄쉬엄"이라는 말이 우선 나의 시선을 잡았다. 엄마표라고 하면 쉬엄쉬엄 말고 왠지 빡세게 해야 하거나, 아이를 틈틈이 잘 관찰해서 내 아이에게 맞는 것들을 찾아서 대줘야 하는 엄마의 의무에 대해서 말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책들을 보면 나하고는 거리가 먼 이야기인 것 같다. 우선 나는 그렇게 검색하는 것이 자신이 없을 뿐만 아니라, 내가 해야 할 일들도 많기 때문에 아이에게는 지금은 '엄마 먼저~'라는 얄미운 생각도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을 보니 나도 이런 엄마표라면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쓸데없는 자신감도 생겼다. ^^
"책은 전자펜으로 읽히고, tv는 영어로 보게 할 것. " 이것을 안 해 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영어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니까 영어로 된 동영상을 보는 것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 많이 보면 2편 정도? 이것도 겨우 보는 것 같다. 내가 아이에게 걱정되는 부분은 엄마가 없는 시간에 텔레비전을 보더라도 영어 관련된 것들을 봤으면 좋겠는데, 아직은 걸그룹 언니들을 좋아하고, 한글로 된 어린이 만화를 좋아한다.
넷플렉스를 보게 하면 엄마가 옆에서 지켜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끝없이 시청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이런 것까지 친정엄마한테 관리해 달라고 하기에는 아이 맡기는 사람으로서 미안하다. 우선 내가 할 수 있는 것, 함께 영어 동화책을 읽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다. 그래서 올해 목표에 영어 동화책 보기를 넣었다. 아이에게 엄마가 영어 공부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또 함께 공부한다는 느낌을 아이가 갖게 된다면 조금은 더 즐겁게 하지 않을까가 엄마의 생각이자 바램이다.
이 책을 보면서 좋았던 점은 아이들이 보면 좋을 영어책 소개와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영어만화 주소가 QR코드로 되어 있어 핸드폰으로 찍으면 바로 연결되게 해 준 점이다. 나같이 게으른 엄마들에게 딱이다. 핸드폰으로 찍어서 그 자리에서 아이에게 보여줬더니 아이도 쉬운 영어만화는 재미있게 봤다. 하지만 30분 정도가 넘어가는 긴 만화는 조금 지루함을 느끼는 것 같아서 지금은 아예 영아들을 대상으로 하는 그런 만화들을 보게 하는 게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는 연령 때에 따라 보면 좋을 책들을 선정해 주셨는데, 그것은 참고로만 하고, 내 아이의 실력에 맞게 혹은 아이의 취향에 따라 맞는 만화영화를 보여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엄마표 영어든 엄마표 공부든 '엄마표'가 붙는 것에 대해서는 솔직히 부담감을 느꼈다. 그런 열성적인 엄마는 되지 말자고 결혼 전부터 생각해 왔던 것이기도 하다. 스스로에게 자유를 주고 싶다는 생각이 있는데, 모든 선택은 아이에게 주고, 함께 한다는 것, 그리고 엄마가 어떤 선택을 하던 항상 응원한다는 것을 아이에게 인지시켜주고 싶다. 쉬엄쉬엄~ 이 말이 마음을 놓게 한다. 잘 할 필요도 없고, 정말 말 그대로 쉬엄쉬엄하면서 아이와 내가 질리지 않게, 즐기면서 올 한해 영어공부를 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