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의 마음 - 공감하고 관계 맺고 연결하는
이지은 지음 / 더라인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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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가 쓴 글이다. 요즘 아니 그전부터 편집자들의 글을 많이 써서 편집자에 대한 내용, 혹은 편집자들이 말할 수 있는 글쓰기 부분을 많이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은 글쓰기보다 편집자가 말하는 편집자에 대해서 나온 책이다. 단지 책을 좋아한다는 그 이유만으로 이곳에 들어왔다가는 쉽게 좌절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편집자에 대해서 이야기해 준다.

그러면 편집자로서 어떤 것이 필요할까? 작가가 말하는 편집자의 준비 자세와 일반 직장인들의 준비 자세는 다르지 않는 것 같다. '운동을 해라', '체력을 길러라.' '외국어 공부를 해라.'라는 말은 공통으로 쓰이는 말이다. 저자는 찌질한 편집자의 생활에 대해서도 말해준다. 이것 또한 일반 직장인들과 다름이 없는 것 같다.

동료와 비교 당하고, 중간자로 들어와 직장에서 허리의 역할을 하지만 급여에 있어서는 신입의 취급을 받는... 유독 출판사만 그러는 것일까?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이 정도는 가만하고 일해야 한다고 스스로 토닥거리는 것은 언제까지 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작가에게 글을 받기 위해 같이 술 마시고 성희롱 멘트에도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는 을의 입장에서 사는 것도 옛날이야기가 아닌 2020년에 나온 책에 씌어 있는 에피소드이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 속상하다. 코로나 시대에 일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런 직장에서 꾹꾹 참아가며 일하는 젊은 친구들을 생각하면 씁쓸하다.

이 책은 정말 편집자가 편집자의 마음으로 진솔하게 쓴 글이다. '이래도 편집자 될래?'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편집자로 산다라고 말하는 듯하다. 불평등한 것을 잘 참는다는 것이 아닌, 그 안에서의 행복도 찾고,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마음껏 읽고 매일 글을 쓸 수밖에 없는 환경에 있는 행복한 편집자가 느껴진다.

다 읽고 나서는 "그래.. 맞아... "라는 말이 나왔다. 어느 곳에 가도 불평등한 점들은 다 있고, 억울한 곳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행복을 찾아간다는 게 내가 할 일이고, 우리가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다시 읽고 싶은 글귀>

혹시 누군가 내게 '편집자가 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라고 묻는다면 몸에 습관을 새기라고 말해줄 것 같다. 내가 선배한테 들었던 조언을 그대로 전해주지 않을까. 외국어를 매일 공부해라. 하루 한 편씩 글을 써라, 적어도 한 시간씩 운동해라. 이 세 가지는 모두 지속적으로 반복해 습관으로 쌓아야 내 것이 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반복적으로 몸이 움직이는 순간, 삶의 모든 가능성은 문을 연다. '무엇을 해야 하지?' 생각하기 전에 그저 움직이는 편이 낫다.

<고민이 고민입니다>는 너무 많이 고민하다가 결국 그 무엇도 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책이다. 그런 이들에게 책은 "최선을 찾기보다 최악을 피해라"라는 이야기를 한다. 우리는 실패할까 봐, 나중에 후회할까 봐 두려워서 앞으로 나아가질 못한다. 어떻게든 최선의 선택을 찾아 헤매고, 끊임없이 고민만 하다가 결국 뇌에 과부하가 생겨 이도 저도 하지 못한다고 한다. 그럴 때는 '가장 나쁜 패 하나만 피한다'라는 심정으로 일단 저질러보라고 제안한다.

성장의 조건은 '지속'에서 나온다. 지난해 보여도 뒤돌아보면 그게 가장 빨랐다. 바느질처럼 매일 조금씩 삶을 기우는 것이다. 특별히 나빠지지도 그렇다고 획기적으로 좋아지지도 않는 삶을 기워내는 마음으로 꾸준히 벼려낸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나만의 문장을 세울 수 있었다. 김연수 작가는 <소설가의 일>에서 "매일 글을 쓴다. 그리고 한순간 작가가 된다. 이 두 문장 사이에는 신인, 즉 새로운 사람이 되는 비밀이 숨어 있다"라고 말했다. 소설이 완성되려면 '토코'를 쓰는 게 먼저라고 한다. 재능 여부를 고민할 시간에 일단 쓰라고, 주어진 불안을 떠안고 견디고 실패를 감수하라고 제안한다. 그 불안과 실패들이 모여 그를 신인으로 만들었다.

어쩌면 출판의 위기는 줄어드는 독서인구 탓도, '공부를 안 하고 끈기가 없어 쉽게 그만두는 요즘 애들' 때문도 아닐지 모른다. 서로의 일을 존중하지 않는 업계는 잘 될 수가 없다. 우리가 함께하는 즐거움을 서로에게 선물하는 존재가 될 수 있도록, 상대의 입장에서 서로를 바라봐 줄 수 있도록 꾸준히 서로를 헤아리는 책을 만들고, 쓰고,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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